산이 주는 신비로움은 그 산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에 있다.
2005년 7월 30~31일, 475산사랑회 가지산 첫 일출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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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학이 많이 놀았다하여 이름 붙여진 「학소대 폭포」
예년에 비해 울산 지방은 강수량이 턱없이(약 60%) 부족하다더니
학소대 폭포의 웅장한 맛이 다소 떨어집니다.
말없이 묵묵히 따라오던 독일인은 피곤하였는지
우리가 소(沼)에서 물장구치며 놀고 있을 때 조용히 잠을 청하더군요.
우리들이 물장구치며 놀던 물로 밥을 지을 수 없다며
폭포 아래로 다가가 물을 받는 등산객
물 받고 돌아 나오다 미끄러지며 물속으로 풍덩!! ^^*
어차피 물 속으로 들어갈 것이니 미리 빠지는 것도 좋죠!
학소대 폭포의 웅장함은 다소 덜하지만
맑고 깊은 소(沼)는 우리들이 물장구 치고 놀기엔 전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깊이가 얼마나 될까 궁금하여 심호흡하고 내공을 끌어올려 잠수를 하여보니
손을 머리위로 쭉 뻗은 상태로 겨우 바닥에 닿을 수 있더군요.
폭포위로 기어 올라가 다이빙하며 재미나게 한참을 놀자니
아래 위 턱이 의지와 관계없이 자기들 마음대로...이빨이 부딪치며 따딱 따딱.
아~~오늘같이 후덥지근한 날씨엔 그날의 시원함이 그립습니다.
계곡에서 라면으로 독일인과 나누어 먹고(한 그릇 떠주니 아주 잘 먹더군요)
하산하기 전 누구의 안경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주인이다 하며
증명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여 사진으로 증거 도장을 “콱” 찍습니다.
그런데 산노을님 안경을 확실히 챙기셨나요?
산노을님 왈, “단지님 이제 확실히 내 안경이 맞죠?”
단지님 왈, “마저 마저”
혹 이런 대화 나누고 계신건가요?
한국에서 근무한지가 일년이 되었다는 독일인
아마도 이런 산행은 처음해 보리라 장담합니다.
계곡을 거닐고 폭포를 감상하고 줄잡고 릿지(?)도 건너고...
“투게더” 한마디에 따라 나서긴 하였지만 후회는 없으리라!! ^^*
지난 계곡 산행을 하며 이 구간을 지날 때 제일 고생을 하였는데
지금은 물이 많이 줄었습니다.
한 개비 담배도 나누어 피우고...하는 군가가 생각납니다.
숲 길!
빽빽이 우거진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음이온이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줍니다.
기지바지를 입고 첫 산행에 나선 기지바지님
맨 뒤로 쳐져 무척 힘겨워합니다. ^^*
발맞추어 나가자 앞으로 가자
어깨동무하고 가자 앞으로 가자
우리들은 씩씩한 어린이라네
금수강산 이어받을 새싹이라네.
하나 둘 셋 넷 앞으로 가자
두 주먹을 굳게 쥐고 앞으로 가자
우리들은 용감한 어린이라네
자유대한 길이 빛낼 새싹이라네.
무슨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고, 힘들어 죽겠구만!!!!
짐꾼으로 데려와 실컷 부려먹고 흥얼흥얼 노래 소리 나온다 이거지?
사리암 주차장에서 땡볕아래 시멘트 포장길을 어떻게 내려가나 걱정하였는데
마침 운문사로 내려가는 포터가 있어 사정을 이야기하니 흔쾌히 태워 주더군요.
포터 짐칸은 태양의 열기에 그야말로 열 받은 후라이팬
그래도 시멘트 포장길을 걸어 내려오는 것 보단 훨씬 편하였습니다.
그곳엔 천도복숭아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피서를 즐기는 가족들....
우리가 보기엔 왜 저런 곳에서 물놀이를 할까 생각하지만
그들에겐 이곳도 아주 훌륭한 피시지이겠지요?
운문사 입구 주차장에 내려오니 이제 울산으로 돌아 갈 일이 걱정입니다.
콜택시를 호출합니다.
그런데, 택시 기사 왈, “경찰 통제로 들어올 수 없다.”고
생금비리 계곡의 피서 인파로 오도 가도 못한다고...
어떻게 하나 고민을 하지만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더구나 운문령에 주차를 해 둔줄 알았던 독일인의 차는
석남사 주차장에 파킹을 하였다하고....
나의 애마는 운문령에서 애타게 주인을 기다리는데....
어찌 할까나 어찌 할까나.....그저 애만 탑니다.
근처 식당에 문의를 합니다.
“저 혹시 봉고를 빌릴 수 있을까요?”, 그렇게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어디로 가시는교?”
“운문령이요!”
“거기는 차가 막혀 못 갈 텐데요?”
“...............”
“애기 아빠! 이 분이 운문령 한바리 해 달라는데요?”
“.....................”
“몇 명인교?”
“6명이요!”
“음~~~! 이만원 주소! 그리고 도로가 많이 막히면 5천원 정도 더 줘야 합니다!”
“오 마이 갓!! 그렇게 하지요!”
차를 빌렸으니 이리 오라고 소리치니
일행들은 지나는 포터를 붙잡고 태워달라고 사정을 이야기하는 듯.
다행히 오케이 사인을 받아낸다.
식당 주인에게 봉고 대절 취소해야겠다고 미안하다 말하고 달려가 보니
조금 전 사리암에서 운문사까지 태워 준 바로 그 차.
이렇게 고마운 일이.....복 받을껴!!
도로는 양쪽으로 주차해 둔 차량으로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가다 서다 반복하며 기약 없는데,
땅의 복사열과 차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에 얼굴은 뜨겁게 달아오른다.
띠바! 무질서하게 주차한 차량 전부 벌칙 스티커 끊고 견인해 가지 왜 그냥 두는거야!
어렵사리(운문령까지 거의 두~세 시간 이상 걸린 듯) 운문령에 도착한다.
도착은 도착인데...나의 애마에 6명이 탑승하기는 불가능하니
언양를 지나는 포터로 단지님과 산노을님은 언양에서 버스를 이용하기로 하고
독일인은 궁근정 초등학교 삼거리에 내려 석남사 주차장으로 가면 되는데....
가는 것은 가는 것이고...
말도 통하지 않는 독일인에게 어떻게 설명을 할까 참 난감하기만 하다.
그러나 석남사 주차장까지 일부러 둘러 그곳에 내려주는 마음씨 고운 포터주인!!!
고마움을 전하려 아기 과자라도 사 주라고 산노을님이 만원을 건네니
결단코 받지 않았다는 후문.
그렇게 많은 추억을 남기고 독일인의 차로 단지님과 산노을님은 울산으로...
나의 애마에 나머지 인원이 타고 역시 울산으로.....
단지님 손짓 발짓 바디 랭귀지로 독일인의 전화번호와 메일 주소를 얻어와
조잡한 사진이지만 추억이 될 것 같아 메일로 독일인의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잘 전달되었는지.......
말이 통하지 않으니 확인 할 수도 없고....^^*
회화에 자신 있는 분 전화번호 드릴테니 연락 좀 해 주실려우~~~^^*
산노을님 왈, “앞으로 475 운영자들은 토익 시험으로 선발하자!”고....^^*
475 공금으로 영어회화 공부 시켜주면...제대로 공부가 될려나??? ^^*
이런 저런 이야기로 장어구이집에서 뒷풀이를 하고
근처 호프집에서 속풀이까지 마치니, 어느덧 어둠이 깊어간다.
475산사랑회 첫 일출산행,
독일인과의 만남,
생금비리 계곡에서의 두~세 시간의 고통
이렇게 24시간 동안의 첫 일출산행은 여러 가지 추억을 남겼습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산행 때 뵙겠습니다.
늑대산행 올림
구름 / 소월
저기 저 구름을 잡아타면
붉게도 피로 물든 저 구름을,
밤이면 새캄한 저 구름을.
잡아타고 내 몸은 저 멀리로
구만리(九萬里) 긴 하늘을 날아 건너
그대 잠든 품속에 안기렸더니,
애(哀)스러라, 그리는 못한대서,
그대여, 들으라 비가 되어
저 구름이 그대한테로 내리거든,
생각하라, 밤저녁, 내 눈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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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로 참말로 두고 두고 남을 산행... 다음에는 고생 좀 덜 하는 야영을...산행 중에 고마운 분이 계시니... 저는 그 날 호박소에서 등산객 한 분 울산 까지 모셔다... 그 분도 영남 알프스를 무척 좋아... 일주일에 두번 씩 산행 한다고
아마도 그외국인 두고두고 잊지못할 추억이됐을겁니다..멋진 계곡풍경과 차밀리는 고생~~그리울껄요??
한국에서 추억을 담았겠죠...일출 산행 또 기대 해 봅니다
힘은 들었지만 즐거웠네요,,,부럽습니다
부럽단 말밖엔.........
학소대 물이 별로네....일박산행 좋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