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성병조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집을 떠나왔다. 그것도 겨울비가 세차게 내리는 가운데 고속도로를 달렸다. 예정된 일이고, 또 숙소까지 예약된 상태여서 취소하기 어려웠다. 여행은 장소보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더라도 여행길에서 정다우면 아내도 애인처럼 빛나는 법 아닌가. 대전 유성에 위치한 계룡스파텔? 이름이 좀 난해하다.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내가 직장 초년병 시절 대전에 출장 오면 자주 묵던 호텔 앞에 위치해 있었다. 당시 이름은 군 장교 휴양소였다. 높은 담장의 정문에는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다. 넓은 휴양소가 궁금하여 조깅 삼아 한 바퀴를 달린 적이 있다. 그게 세월 가면서 우리 같은 일반인에게까지 개방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 계룡스파텔에서)
(KBS ‘아침마당 대전’ 놀랍다) 여행 때면 그 지역 방송을 꼭 본다. 겉모습보다는 속 모습, 그리고 대구와 비교하기 위함이다. 숙소에서 볼 수 있는 프로에 국한되어도 재미가 있다. 지금 KBS 대전에서 방송하는 아침마당을 시청하고 있다. 어쩜 이토록 맛깔나게 진행할 수 있는가. 당진에서 온 빗사랑 봉사단 5명, 여가수와 방송인으로 구성된 패널 둘, 이들을 지휘하는 남녀 진행자의 능숙한 솜씨가 조화를 이룬다. 최상의 하모니, 분위기가 후끈하다. 출연자의 이름표, 내용의 다양성, 리액션이 가히 수준급이다. 대구와는 크게 비교되며 서울에도 뒤지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아침마당 서울 2회, 대구 2회 출연한 바 있으며 평소 아침마당을 거의 빠뜨리지 않는다. (대전 계룡스파텔에서)
(호국의 성지 국립대전현충원) 유성에서 일박 후 방문지를 찾는다. 떠날 때부터 내리던 비가 그칠 줄 모른다. 덜 걷는 곳을 물색한다. 멀지 않은 국립대전현충원? 공주 가면서 몇 차례 지나가긴 했지만 처음이다. 오래전 방문한 동작동 국립묘지를 떠올리며 정문에 들어선다. 엄숙하게, 조심성 있게 운전한다. 장인어른이 계신 영천 호국원과 비교조차 어렵다. 이토록 넓은 곳에 수많은 호국 영령들이 계실 줄이야. 고마운 맘이 절로 솟아난다. 사병묘역, 경찰묘역, 독립유공자묘역, 장군묘역, 대통령묘역 등을 돌아보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방문객이 많을 때는 현충원 버스가 30분 단위로 운행하면서 각 묘역으로 태워주고 있다.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대청호 오백리길 명상정원) 여행길에 나서도 갈 곳이 마땅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럴 때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가본 곳이 대부분이요, 다른 데는 알지를 못하는데 어쩌랴. 현충원과 동학사를 둘러보고 식당 가서도 방향을 잡지 못했다. 생각 끝에 대청호로 향했다. 청남대를 중심으로 몇 번 들린 적이 있는지라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차장 매점에서 구세주를 만났다. 이렇게 예쁘고 친절한 아가씨는 처음 보았다. 휴대폰을 두드려 두 곳을 추천한다. 대청호반에 있는 ‘명상정원’과 ‘더 리스’ 찻집. 명상정원은 경관이 아름다워 영화촬영지로 유명하다. 양평 두물머리를 연상케 하지만 뒤지지 않는다. 이곳을 두루 둘러보고 들린 ‘드 리스’의 분위기와 자연경관은 이번 여행의 백미라 하겠다. (대청호반 ‘더 리스’에서)
(대전 KBS 최O숙 선생님께) 아침 일찍 드린 전화에 친절하게 응답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며칠 전 대전을 여행하면서 받은 인상이 무척 좋습니다. 별첨하는 저의 여행 일기를 읽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그중에서도 ‘아침마당 대전’ 편은 극찬을 드려도 좋을 성싶습니다. 두 진행자의 노련함, 그중에서도 최연수 아나운서의 진행이 더욱 눈부셨습니다. 여행 후 찾아보니 아나운서부장이군요. 방송에서는 무척 소박해 보이는데 방송사 홈피에서는 대단한 미녀입니다. 당진이라면 시골인데도 출연한 5명의 말솜씨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내용도 충실했고요. 방송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대구에서, 성병조 드림 (010-8855-8161)
(대전 KBS에서 온 편지) 진심이 담긴 아침마당 시청 소감 감사드리며 대전 여행에 대한 글도 고맙습니다. 말씀하신 최연수 아나운서는 모든 일에 열심이며 개인적으로 저도 아나운서님의 1호 팬입니다. 방송도 잘 하시지만 인품 또한 훌륭하신 분이라 대전총국 직원들이 모두 좋아하는 분입니다. 아마 방송에서도 그 열정과 인품이 보여진 것 같습니다. 지역민이 아니신데도 대전 사랑의 글을 보내주셔서 저와 제작진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소중하고 귀한 말씀 제작진에게 잘 전달하겠습니다. 선생님 같은 분이 계셔서 더욱 제작진이 힘을 낼 수 있고 힘든 상황에서도 위로가 됩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 KBS 대전총국 최O숙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