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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체의 로고 디자인에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실리콘 밸리 그래픽 디자이너인 스티브 야마구마는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몇몇 IT 업체 로고를 날카롭게 분석해 주었다. editor@itworld.co.kr
트위터 : 주름살이 없어진 파랑새
페이스북은 이달 초 자사의 유명한 파랑새 로고에서 주름살을 제거해 버렸다. 새로운 파랑새는 수많은 동그라미를 겹쳐서 외곽선을 만들어 낸 것으로, 트위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더그 바우먼은 소셜 네트워킹이 어떻게 흥미거리와 아이디어를 서로 연결하고 교차시키는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마구마의 분석 : “일상적인 눈으로 볼 때, 이전의 파랑새와 새로운 파랑새 사이에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디자이너는 비율과 균형의 관점에서 기존 디자인을 재정비했다. 이전 파랑새의 머리는 다소 커 보였으며, 이 때문에 좀 더 만화 같은 느낌을 ㅈ었다. 새로운 파랑새는 약간 올라간 각도 때문에 날아가는 느낌을 가지게 됐다.”
트위터 : 나는 배트맨이다
디자이너들이 트위터의 새로운 파랑새 로고를 풍자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중 가장 창의적인 것은 아마도 조시 헬페리치의 것으로, 파랑새 로고를 뒤집고 색상을 바꾸자, 어둠 속에서 배트맨이 등장했다.
야마구마의 분석 “뒤집어 놓은 배트맨 로고에는 재미있다. 심각하기만 한 실리콘 밸리의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웃음을 위해 잠시 쉴 필요가 있다. 실제로 뒤집어 놓는 것만으로도 뭔가 다른 것을 만들 수 있는 로고가 많다.”
징가 : 개 로고
징가의 CEO 마크 핀쿠스가 기르는 개가 이 회사 로고에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미국인들이 자신들이 기르는 개를 사랑한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동물 학대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표한다. 하지만 이 개는 징가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가?
야마구마의 분석 : “브랜드 정체성이나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징가의 개 로고는 트위터 로고 만큼의 생각이나 주의, 디자인 감각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징가 자체가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는 내가 알 바가 아니다.
구글 : 반역?
구글의 로고 개발은 설립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주도했다는 것이 로고를 디자인한 루스 케다의 말이다. 이들은 시대를 타지 않고 단순하고 읽기 쉬운 로고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야마구마의 분석 : “단순함에 원색이 더해져서 가지고 놀 수도 있다. 가장 성공적인 브랜드 정체성 사례 중 하나가 됐다. 비록 색상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 L에는 다른 색상이 적용됐지만, 이는 구글은 정해진 법칙만을 따르지 않는다는 느낌을 준다.”
IBM : 확고부동
IBM의 로고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유명 디자이너인 폴 랜드가 개발한 이 로고는 엔지니어들에게 어피하는 면이 있다. 물론 IBM 로고도 진화를 해 왔으며, 처음 로고는 폰트도 달랐고 가로선도 없었다. 13개의 줄무늬는 1960년대 중반에 추가됐으며, 이때가 8번째 로고였다.
야마구마의 분석 : “별과 줄무늬, 엄마와 애플파이처럼 미국인들은 안정감을 원한다. 비록 IBM이 예전 그대로의 회사는 아니지만, 여전히 힘과 기초, 장수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이 로고는 IBM에게 시련의 시기를 견뎌낸 바위와 같은 느낌을 준다.”
페이스북 : 아아, 따분해!
푸른 색 배경에 굵은 글자로 된 로고 중에는 페이스북 만한 것이 없다. 극히 단순하며, 극히 따분하고, 그리고 아주 친숙하다. 그리고 이점이 바로 이 로고의 포인트다.
야마구마의 분석 : “평범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로고가 어떻게 일상적인 브랜드로 잘 인식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페이스북이 전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함과 친숙성의 느낌일 것이다. 굵은 산세리프체는 어디에서나 받아들여질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시련을 시기를 견뎌낼 수 있을만큼 충분히 사랑받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NASA : 인장, 미트볼, 그리고 벌레
NASA의 로고는 공식 인장으로 시작해 인장을 추상화한 이른바 “미트볼(meatball)” 휘장으로 변했다. 미트볼은 1959년에 은퇴를 했고, 이후로는 “벌레”라고 불리는 로고가 뒤를 이었다. 그랬다가 사람들의 요청에 의해 다시 복귀했다. 종종 사람들의 선택이 좋은 디자인보다 나을 때가 있다.
야마구마의 분석 : “유명 디자인 회사가 악명 높은 벌레 로고를 만들었다. 이 로고는 분명히 다지이너가 깔끔하고 현대적이고 다소 추상화된 활자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또한 시대의 흐름에 영향을 받지 않고 다른 미디어로 쉽게 재생산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오래 된 미트볼 로고를 그리워 했다. 누가 알겠는가?”
솔린드라 : 깨끗한 로고 더러운 회사
태양열 패널 업체인 솔린드라(Solyndra)의 지저분한 평판은 이 회사의 매우 청결한 로고와 완전히 대조된다. 로고는 회사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며, 성공적이고 밝은 미래라는 느낌을 준다. (*솔린드라는 오바마 정부의 의심스러운 정부 자금 지원을 받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야마구마의 분석 : “실제로 개념과 의미를 가진 깨끗하고 잘 만들어진 로고 중 하나이다. 솔린드라의 단순화된 활자와 O를 비추고 있는 햇빛은 솔린드라의 특허 실린더 디자인을 나타내며, 이 회사가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오래 지속될 수 있는 회사라는 느낌을 부여한다. 하지만 과연 이 회사의 진정한 과제가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티보 : TV에서 가장 행복한 로고
티보(TiVo)의 재미있고 만화 같은 로고는 닷컴 열풍 시대의 행복한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의 수많은 닷컴 업체의 로고는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즐거운 웃음을 보이는 곳도 없다. 하지만 티보는 살아 남아 번창하고 있으며, 티보의 로고는 일상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래서 TV 모양 캐릭터는 여전히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야마구마의 분석 : “티보의 로고타입과 TV 아이콘은 상당히 일관성 있게 사용되고 있으며, 브랜드 인지도 확립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하지만 티보가 주류로 인식되는 데 있어서 기반을 다진 것은 실제 이름이다. 티보는 오늘날 사전에 동사로 등록될만큼 보편화됐다.”
안드로이드 로봇 : R2D2
솔직히 안드로이드 로봇은 스타워즈의 R2D2에서 마음대로 빌려 온 로고이다. R2D2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그리고 기술 역시 공상과학 영화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것이다. 결국 실제 기술이 미래에 대한 꿈을 따라잡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애플이 계획하고 있는 새로운 캠퍼스도 우주선을 닮았다.
야마구마의 분석 : “안드로이드 로봇은 지금으로서는 매우 재미있는 현상이다. 오늘날 엄청나게 상품화되어 팔리고 있는 아이콘 중 하나로, 열쇠고리에서부터 커피잔, 인형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계속될까? 아마도 진짜 로봇이 주류가 되면 더 이상 흥미로운 아이템이 아니게 될 것이다.”
애플 : 한 입 베어물고 싶은 사과
애플 로고는 적지 않은 색상 변화를 겪어 왔다. 무지개색에서부터 은색까지. 애플 로고가 친근하게 여겨지는 이유 중 하나는 영화에 자주 등장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맥북 프로와 맥북 에어 등 애플 로고가 선명하게 보이는 제품을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에 등장시켰다.
야마구마의 분석 : “애플이 처음에 어떻게 자사 노트북에 로고를 집어넣었는지 매우 흥미롭다. 굉장히 자기 도취적인 디자인 방침이었는데, 아름다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내고 나머지는 모두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애플이 자사의 로고를 여러 영화와 TV에 등장시키기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애플 : 실루엣
스티브 잡스의 사망 직후, 19세의 조나단 마크는 애플의 로고를 놀랄만큼 아름다운 방법으로 바꾸어 놓았다.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둥근 안경을 쓴 스티브 잡스의 실루엣이 만들어진 것이다.
야마구마의 분석 : “스티브 잡스의 실루엣을 보여주는 애플 로고는 스티브 잡스를 추모하는 수많은 작품들 중 하나로, 특히 기업의 로고 디자인으로 장난을 치면 안된다는 원칙을 무색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