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 예당공공도서관의 수업엔 엄마들 세분이 오셨다.
지민 엄마가 지민이와 지우를 데려왔기에 바보는 아이들을 데리고
학교 운동장에 간다.
사실과 생각, 원인과 결과를 구별하고 짧은 글로 써 보기를 하는데
민성 엄마와 민우 엄마는 어려워 하신다.
한자쓰기도 모두 진도가 달라 함께 필순 따라 써 보기도 어중간하다.
미선씨가 모두를 태우고 떠나자 야영 준비를 한 우리는 보성으로 향한다.
산에 다녀오기는 어중간하고 바로 봉화산으로 가기도 빠르다.
한번 들른 적이 있는 다전마을로 들어간다.
회관 앞 입구에 차를 두고 올라가니 길가에 차를 세우고
한 어른이 낚싯대를 손질하고 있다.
인천에서 주말이면 옛집에 들러 가는데 뒤에 있는 저수지에서 낚시를 할 때도 있다 한다.
양씨 자자일촌인데 젊은이들은 없고 거의 노인인데 그도 많이 비어있다 한다.
자식들이 돌아오지도 않으면서 집을 팔지 않는다 하신다.
차고수로 오르니 주변의 풀을 메어 두었다.
댓가지로 닫힌 문을 열로 들어간다.
대밭 사이 차밭을 지나 오솔길을 지나니 숲길로이어진다.
마을 뒤 고샅길이 좋다.
예전 강골마을에도 이런 뒷길이 있었는데 풍치가 많이 사라져 별로 가지 않는다.
마을 안길 끝을 지나 더 가보니 양씨 묘지가 나타난다.
조금 더 가니 작은 오봉산이 잘 보이고 뒷쪽에 맑은 저수지 하나가 있다.
다시 돌아와 위로 난 숲속 오솔길을 걷는다.
구비지고 오르내리며 숲에 숨어있는 이런 길이 좋다.
낮은 오르막 끝에 박실마을이 나타난다.
집들이 크다. 옛 모습이 온전히 남아 있지는 않아도 한옥이 네칸에서 6칸 까지
그리고 높은 담장에 고래등 같은 지붕이 이어지는 집도 보인다.
고급 차들이 너른 마당에 서 있기도 하다.
골목마다 붙어있는 이름들도 정겹다.
마을 앞으로 나오니 맑은 물이 넘치는 샘이 있다.
꽃차아씨를 지나 양산항의 연못인지엔 연꽃은 지고 둑에 구절초가 보기 좋다.
바보는 역사문화마을로 손색이 없다고 한다.
경운기로 밭을 갈고 있는 남자가 우릴 쳐다본다.
차 있는 곳으로 돌아와 열어놓고 간 차밭 앞의 문을 닫으러 오르는데
바보는 할머니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비석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하고 보성읍 하나로마트에 장보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