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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일리아스』 5-8장 토론기록 (2005. 10. 28)
진행 : 서창호
<5권>
이명희 : 5권 읽으면서 특별히 눈에 뜨인 것은 잘 된 것이든, 잘 못된 것이든 신의 뜻으로 되어 있는 장면을 보면서 이런 사상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생각해보고 싶다.
이미영 : 제 생각에는 신들이 도덕성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혼란스럽다. 신이 자신에게 유리하면 무한대로 제공을 하면서, 자신에게 불리하면 다른 신에게 부탁하고 인간이 움직이도록 충동하기도 한다. 인간이 그런 신에게 구애받지 않았으면 싶다.
이명희 : 요즘의 기독교에서 말하는 신과, 그리스 신은 모습이 다르다. 제가 알고 싶은 것은 가령 디오메데스가 트로이 사람들과 열심히 싸워서 이기는데 아테네 여신의 도움이다. 반대로 아이네이아스가 잘 싸우는 것도 아프로디테 혹은 아폴론의 도움 때문이다. 잘못되는 경우도 신이 개입하는데, 이렇게 신이 개입하면 한 가지 좋은 점은 인간 사이의 문제도 신의 탓으로 돌려버림으로써 화해하기가 좋을 것 같다.
강현경 : 뒤쪽으로 가면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것에도 신이 개입한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상상이 되는데, 무거운 갑옷을 입고 싸우려면 몸을 지탱하는 것에도 힘이 들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래서 싸움은 한판승처럼 진행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둘이 마주쳐 서로 창을 던지는 한 번의 기회로 승부가 판가름나는 것같이 보였다. 이 과정에서 죽으면 죽는구나 하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명희 : 전에 들었던 이야기. 인도에서 아이를 많이 낳았는데 교통사고가 나서 아이가 차에 치었 죽었는데 부모가 신의 뜻이라며 괜찮다고 한다. 우리와는 다른 입장을 취하는데 어쨌든 신에게 전가하면서 인간은 부드러워질 것 같다.
송재숙 : 그렇게 하면 인간적으로 관대해지는 것 같다. 헬레네에 대해 프리아모스가 “이 일은 신이 준 것이다.”하며 위로한다.
이희용 : 저도 송선생님 말씀에 동감. 숨쉬는 것조차도 신의 뜻이라고 생각하면 자신에게 있는 일은 모두 신의 뜻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은 한발짝 뒤로 물러서서 결과를 바라보니까 포장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강현경 : 전쟁의 원인도 신이 제공했다. 자신에게 예쁘다고 하지 않아서 화를 내고 전쟁을 일으키는 신이다. 그리고 싸움의 전개도 신들이 개입하여 진행하게 한다.
이명희 : 『일리아스』는 굉장히 신 중심이다.
서창호 : 그런데 이 책은 르네상스 시대에 인본주의를 부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렇게 보면 신 중심이랄 수 없다.
주정이(or 송재숙..불분명) : 본문에도 디오메데스가 신을 찌른다. 그것은 현재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절대신의 개념, 그에 기초한 윤리관을 가지지 않은, 인간에게 더 가까운 신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보다 조금 더 우위에 있는 존재로 생각한다.
이희용 : 인간이 책임회피용으로 신을 도입한 것이 아닐까? 인간이 결국 신을 만든 것이니까.
강현경 : 이 책은 약간의 계급주의를 나타내는, 권력주의를 지향하는 냄새가 나는 책이다.
이명희 : 예리하다. 서사시는 영웅주의를 지향한다. 권력층을 대변한다.
송재숙 : 여기서 말하는 신도 신이 아니라 귀족들을 신격화했다는 말도 있다.
서창호 : 사람에게 일어난 일인데 잘되었든 못되었든 원인은 신으로 말미암았다. 그렇다면 사람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미영 : 신의 명에 따라서 잘 싸워서 명성을 얻는다. 인간은 신의 뜻에 따라 명성을 얻는 것이다. 신에게 복종해야 한다. 신은 인간을 이용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취한다.
이명희 : 사람은 순종하고 또 신의 노여움을 사지 않도록 눈치를 잘 살펴 행동하는 것 밖에 없다.
강현경 : 그래도 인간이 낫다. 신은 연기 마시고, 인간은 고기 먹으니까. (웃음)
이미영 : 분노 때문에 자꾸 싸우고, 신들도 경쟁한다. 같은 신이면서 전지전능한 것을 생각하면 인간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것은 ..
서창호 : 신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인간존재를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 상징대로 권력을 잡은 부류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면 그 명을 받는 인간은 어떤 처신을 해야 하는가?
이명희 : 예? (모두 웃음)
서창호 : 다시말하면, 박정희정권때 베트남 파병때 상병 강철민이 국군통수권자의 명이라도 이 명령은 준수할 수 없다고 항변 하에 투옥되었다. 우리 헌법은 국군을 해외 파병하라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강철민은 신에게 대항한 사람으로 볼 수 있다. 이 시대에는 그 사람의 행위를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 신에게 복종하는 것만 사람이 해야 하는가?
송재숙 : 사람이 꼭 신에게 따라야 한다기 보다 결국 자신의 의지대로 사는 것이 사람답지 않은가? 제물을 바치는 것도 나를 도와달라는 뜻에서 신에게 바치는 것이 아닌가?
이희용 : 시대적인 것을 감안해야 한다. 이 시대는 신에게 복종하는 것이 절대적인 것이므로 그에 따르는 것이 맞다. 박통때도 절대다수는 반항하지 않고 사는 것이 맞다고 보았다. 현대에 이것이 그렇다 아니다 하는 것은 현재의 기준이고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미영 : 그에 공감한다. 그런데 이 당시는 사람들이 신에 따르는 것에 별로 저항이 없다. 오로지 절대명령으로 따른다. 내면의 세계를 중시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개개인의 생각은 안 나타나고 오로지 영웅 되기 위한 조건을 내세운다. 앞으로만 치닫는다. 자제도 없고, 절대적 권력에 따르고 있다. 이것이 인간의 한계인가?
이희용 : 현재 누군가 ‘동방신기’를 좋아하고 나는 ‘비’를 좋아하는데, 그것이 상대적으로 잘못된 것인가? 대다수가 따르는 것이면 한 개인이 별 저항없이 따르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다.
강현경 : 당시 사람들은 지금보다는 더 단순했을 것이다.
조현미 : 전쟁 중에서는 일단 우리 편이 이겨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내면적인 것이 중요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서창호 : 이 책은 고대 그리스의 교육내용이었다. 청소년들로부터 이 이야기는 다 외웠다. 그런데 여기 나오는 부도덕한 것도 청소년에게 바로 들어갔을 것이다. 이 내용이 청소년들에게 모범이 되었을 것이다. 여기서도 이런 문제가 거론되었다는 것은 좋다. 이전에는 이런 문제가 도출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이 당시 시대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에 호메로스가 전하는 것만 있어서 다 알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노예나 여자의 입장에서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알 길이 없다. 서사시가 상위계층의 이데올로기를 정립한 것이라면 그 반대세력의 애환과 어려움을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싶어서 질문 드린 것이다.
서창호 : 6행. 천랑성-시리우스. 북반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밝은 별이다.
서창호 : 호메로스가 글을 쓰면서(시를 낭송하면서) 죽는 사람의 개인적 이력을 말하고 있는데 왜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였을까? 독자에게 어떤 인상을 줄까?
백점단 : 이 관점이 귀족적이라면 그들의 정통성이 중요했을 것이다. 대부분 장수들에 대한 것이니까 자신들의 이데올로기 부분에 있어서 정통성과 우위를 내세울 수 있는 것을 언급한 것이 아닌가? 노예들도 누구 집의 노예라고 하여 소유주를 소개하고 있다.
주정이 : 일종의 가계도 같은 것이다.
이명희 : 저도 궁금. 왜 죽는 사람에 대해 그리했을까? 이것이 구송시라서 입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니까 분위기 봐가면서 좋은 말도 많이 넣고, 듣기에 좋게 꾸며주어야 한다. 요즘은 영상으로 장면을 돌리면 되는데, 말로 하는 것이니까 우리도 말을 할 때 꾸미는 말을 넣으면 더 재미있어 한다. 그러니까 구송시라는 특성에 따라 한 것 같다. 줄거리는 정해져 있는데 조금 더 늘여야 돈을 더 받지 않을까?
강현경 : 『책의 역사』에 보면 옛날에는 시를 낭송하는 노예를 두었는데 그러한 노예가 많을수록 부자였다. 머리 나쁜 귀족들이 재미있게 들으려면 노예들이 재미있게 해주어야 했다.
한 가지 제안. 서양고전이므로 궁금한 것이 많다. ‘죽음’의 의미도 잘 모르고, 책을 보면서 더 설명을 많이 듣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시대적 배경도 그렇고 지식이 부족하니까 많이 알았으면 한다.
아킬레우스가 강물에 담길 때 왜 아버지가 방해했을까? 그런 것이 나는 더 궁금하다.
서창호 : 죽음에 대한 것은 하데스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리스인들은 죽음을 더러워 한다. 그래서 신들도 죽음을 더러워서 피한다.
이미영 : ‘트로이’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그 장면이 자꾸 생각난다. 책을 읽으면서 아킬레우스가 생각이 가장 많이 났다. 한 인물에 의해 전개되는 이야기로 생각하고 차례를 본 후 맨 끝을 먼저 보았다. (모두 웃음) 전체적인 것을 먼저 보고 맥락을 이해하고 읽기로 했다. 이 이야기가 구두로 전해오다가 뒤에 이집트 파피루스 등에서 문헌들에 조금씩 나오는 것을 보면서 이 이야기가 실제성이 있다고 했다...
이명희 : 강현경님의 이야기에서 신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고 하지 않았는가?
강현경 : 이 글을 읽다보니 형용사가 많이 나온다. 왜 이런 형식이 반복될까?...
서창호 : 읽어나가면서 차차 해결하자.
송재숙 : 96쪽. 판다로스가 후회하는 장면이 있다. 말들을 아끼느라 안 데려왔다. 살다보면 하나를 아끼려다 더 크게 잃는 경우도 있고, 여러 개를 잃어도 하나 때문에 안 아까운 것도 있고,...허친스는 가치들이 우열이 있다고 하였다. 가치관들의 우열이 있다면 어떤 가치가 가장 우위에 있을까? 국가일까, 사랑일까, 가족일까...
강현경 : 사람이 죽으면 사람이 먼저가 아니고 무구를 먼저 벗기는 모습이 나오더라. 말도 전리품, 여자도 전리품,..
이명희 : 청동기 시대였다. 무구들은 매우 비싼 것이었다. 청동 갑옷을 걸치고 나가는 것 자체가 왕의 지위와 같았다. 무기도 요즘처럼 국가에서 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준비해서 전쟁에 나갔다. 전쟁에 나가서 청동 무구를 여럿 가져오는 것은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갖는 기회였다.
이명희 : 송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은 이것이 아닌 것 같은데..
서창호 : 판다로스가 가장 잘하는 활쏘기가 별 신통찮은 것이 되었다. 그렇게 되면 어쩔까?
송재숙 : 내가 한 말은 그게 아니다.(웃음)
이명희 :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그 말 아닌가?
백점단 : 어떤 선택을 하든 +, - 하면 0이 된다.
송재숙 : 개인적인 가치 우열도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가치 우열도 있는가?
이희용 : 자기 만족감으로 결정되는 것 아닐까?
송재숙 : 자기 만족감만으로 결정된다 할 수 있는가?
이희용 : 자기 만족감으로 결정된다 할 수 있다.
송재숙 : 좀 더 높은 단계의 선택도 있을 것이다.
이희용 :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까지도 자기 만족감이라 생각할 수 있다.
송재숙 : 테레사 수녀와 같은 분들도 자기 만족감으로 다 설명할 수 있는가?
이희용 : 그사람에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자기 만족이 아니었겠나?
강현경 : 그건 정읩니다. 정의!
주정이 : 본인이 절대적으로 생각하면 절대 가치가 되는 것 아니겠는가?
송재숙 : 왜 내가 그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가 하는 결정의 단서가 있을 것이다.
이미영 : 환경적인 영향도 있을 것이다. 데레사 수녀는 종교적인 사명에서 그랬고, 간디는 그 나라의 상황 때문에 그런 삶을 살 것이다.
송재숙 : 의식이 있는 사람이 선택하는 것과 일반인의 사람의 선택은 다를 것 같다.
이미영 : 히틀러는 어려서부터 유대인들에 대한 미움을 키웠다. 나중에 유대인을 말살하려고 한다. 그것도 하나의 가치관이랄 수 있다.
송재숙 : 데레사가 선택한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존중해준다. 그것처럼 우리들이 선택하는 가치들도 우위가 있을 것이다.
이미영 : 내가 보기에 그 기준이 있다면 인간중심이라고 생각한다.
백점단 : 분명히 사람들이 존중하고 여러 사람들이 추종하는 가치들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좇기 위해서 당연히 해야만 한다는 것은 답답하다. must는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송선생이 자꾸 그것을 고집하는 것은 안타깝다. 마더 데레사의 가치는 소중하고 다른 사람의 것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민족적 위기에 처해서 그가 선택하는 행위는 또 그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이해될 수 있다. 지금 시대적 상황이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송선생의 생각이 이해는 된다. 그런데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있으니까 그것을 강조하게 되면 우리가 갑갑하게 된다.
송재숙 : 강조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백점단 :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것 같다.
이미영 : 내가 선택한 것을 추진하면서 자신에게 만족을 느끼고 또 다른 사람에 봉사, 헌신이 나타나면 그를 존경하는 것 아니겠는가? 예) 히틀러는 자신이 그 상황에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
주정이 : 히틀러의 상태를 가치라고 하기보다 콤플렉스로 생각해야 한다. 굳이 말하자면 히틀러의 개인적 가치일 뿐이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가치에 얽매이지 않고 그것을 추진했을 때 남으로부터 평가받는 것이지, 또 그랬을 때 어떤 평가를 받을까 생각지 않는 것이다.
서창호 : 역사적으로 변심없이 쭉 밀고나갔을 때 이름이 남는다.
서창호 : 118-119. 제우스가 아레스를 욕한다. 제우스는 헤라와의 사이에 난 아레스와 헤파이스토스를 유독 미워했다. 헤파이스토스는 절름발이 신. 아테네가 제우스 머리에서 나왔으므로, 헤라도 처녀생식을 해서 낳은 자식이 헤파이스토스라고 한다. 제우스는 완벽한 아테네를 출생시켰지만, 헤라는 절름발이 헤파이스토스를 낳았다.
백점단 : 그래 뭐를 해도 “네 어미를 닮았다”고 한다. 마누라 미우니까 자식도 밉다 이 말이다.
<6권>
송재숙 : 헥토르-안드로마케, 파리스-헬레네의 부부 모습이 너무 다르다. 헥토르-안드로마케가 참 이상적으로 보인다.
서창호 : (119-236행). 글라우코스와 디오메데스의 싸움 중 서로 조상 확인하고 무구 교환하는 장면. 이들은 손님접대의 전통이 있어서 그것을 계승하는 것을 존중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강현경 : 무구를 교환하는데 손해보는 글라우코스를 보고 우스웠다. 싸움 중에 누군가를 알고자 하는 것은 신사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이명희 : 실제 전쟁장면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트로이 영화를 볼 때도 이것을 어떻게 묘사하는 가를 생각해보았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다. 내가 감독이라면 주위에서 막 싸우고 이 장면을 줌 인하여 보여주었을 것 같다. 나는 이 장면이 가능한 것이 구송시라서 그랬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백점단 : 나는 지금도 혈연이나 지연이면 꼼짝 못하는 것처럼, 이 사람들도 손님 맞는 전통이 맞는 것 같은데 싸움 중에도 이런 일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강현경 : 우리는 지금 우리 계보를 모른다. 웃대에 대해 무식하다.
서창호 : 15행. 악쉴로스-한길가에 살면서 모든 사람을 환대해주었다. 당시 귀족이 되려면 손님맞는 것을 잘해야 한다. 상류계층에서는 이 덕을 중시했다.
송재숙 : 다른 책에도 손님 환대하는 것을 무척 잘하는 모습을 보았다.
서창호 : 송선생님이 말씀하신 두 부부 관계에 대해 말해봅시다.
이명희 : 헥토르가 엄마 만나고, 파리스 만나고, 그 다음 아내 만나러 가다가 못 만나고 전장터로 나가다가 안드로마케를 만난다. 동생들은 참 싸가지가 없다. 자기 때문에 온 나라가 쑥대밭이 되고, 형수가 과부가 되게 생겼는데 동서라는 사람은 “아주버님 제가 죽일 년이에요.” 그것도 우아하게 말하고 있다. (웃음)
송재숙 : 헬레네도 다른 쪽에서는 파리스보고 전쟁에 나가라고 말하고 있다. 저는 헬레네는 파리스를 좀 미워하는 듯하다고 보여진다.
백점단 : 왜 안그렇겠는가? 자신 때문에 힘든데 제일 믿을만한 파리스가 저모양이라 생각하면 굉장히 원망스럽다. 그런데 선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강현경 : 2권에는 헬레네와 프리아모스가 대화하면서 아카이아쪽의 인물들을 말하는 것이 이해가 안되었다. 어찌 그럴 수 있는가?(웃음)
서창호 : 일설에는 일리아스를 여자가 썼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오뒷세이아에도 페넬로페의 지위가 매우 고상하게 나타나고 있다.
송재숙 : 원래 여자들이 말을 잘 하니까 여자가 말하고 남자가 받아쓴 것 아닐까?
서창호 : 127쪽. 아마조네스족. 오늘날 우크라이나땅에 살던 여인족. 여인들이 활을 잘 쏘기 위해 오른쪽 가슴을 도려냈다는 말도 있다. 또, 키메라. 과학기금 마련 퀴즈 프로에 나왔다. (모두 보았다고 야단)
이명희 : 상상이 안 된다. 등은 염소만하고 머리는 크고...
송재숙 : 머리 크고 뒤로 갈수록 작아진다.
서창호 : 282-283. 파리스를 잉태할 때 태몽에 이데산이 불타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이 자식이 태어나면 나라가 망할 것이므로 이데산에 버렸다. 그런데 그가 왕자 신분을 회복하고 찾아왔다.
백점단 : 파리스가 왕자 신분을 회복하는 데는 카산드라의 공로라고 들었다.
서창호 : 카산드라가 파리스를 알아보았다.
이명희 : 파리스가 나라 망칠 아이라고 한 예언은 아이가 장성하여 나타났으면 믿지 않았을 것 같다.
이명희 : 헥토르가 파리스를 미워하여 땅이 갈라져 딱 삼켜버렸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끝에 보면 헥토르가 파리스를 격려하는 장면이 나온다. 형은 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 볼 때는 인물이나 보고 여자를 데려와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동생을 보다가도 또 격려하는 심정이 이해가 좀 된다.
서창호 : 5권. 410행(102쪽). 디오메데스가 아프로디테를 찔러서 디오네를 찾아간다. 디오네는 디오메데스의 말로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디오메데스 아내 아이기알레이아가 정조를 지키다가 디오메데스가 귀향할 때 코메테스란 젊은이와 사랑에 빠졌다가 디오메데스를 죽이려 한다. 디오메데스는 아테네 신전으로 도피하여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탈리아로 망명하여 거기서 살해된다. 디오메데스의 아내가 그렇게 변심한 것은 아프로디테의 복수라고 생각한다.
서창호 : 안드로마케는 비운의 여인이다. 부모, 오빠가 모두 아킬레우스에게 살해되었다. 그리고 트로이가 망하고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오프톨레모스의 여종(첩)으로 팔려간다.
백점단 : 사람들은 네오프톨레모스에게 엄마뻘 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명희 : 전에는 안드로마케가 헥토르를 만나 대화하는 것을 보고 너무나 평범한 사람으로 생각하면서 왕의 아내로는 적합지 않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의 독립투사들 아내나 어머니들이 행한 것을 비교해보면 안드로마케가 좀 부족하다 생각했는데, 이번에 읽을 때는 이 사람이 이럴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에 공감이 되었다.
<7권>
서창호 : 트로이에서 회의가 열렸을 때 헬레네도 돌려주고 변상도 하여 종전하자는 제안이 나오자, 파리스가 억지를 쓴다. 안된다고. 프리아모스는 전령을 시켜 파리스가 말한 것을 그대로 전하라고 했다. 파리스가 이럴 수 있는가?
이미영 : 아버지가 왕으로서 관대해서 그런 것 아닐까?
이명희 : 옛날 갖다버려 정말 미안해 하는 생각..(웃음)
송재숙 :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어떻든 무척 관대하다.
강현경 : 어떻게 보면 개인 의사를 무척 존중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신이 준 것이니까 돌려줄 수 없다고 하였다.
이미영 : 형이 돌려주라고 했었다. 그런데 그 나라에서는 성대한 결혼식을 행해 주었다. 집안 전체가 또 신하들도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트로이 목마도 불태우지 않았다. 차라리 불태워 버렸으면 나라가 존재했을 것인데 목마를 불태우지 않아서 망하고 말았다.
주정이 : 그것도 신이 방해한 것이었다.
이미영 : 인간 입장에서 보면 왜 그것을 막을 수 없었을까를 생각한다.
주정이 : 파리스는 사실은 숲에서 사랑한 여자가 싫증이 나서, 뭔가 새로운 것을 찾으러 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명희 : 이 책이 트로이 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있고난 후 승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라면, 트로이가 망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말하려고 하여 이런 대목을 집어넣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주정이 : 르네상스 이후에 다시 부활한 책이란 것을 생각하면, 아킬레우스가 말한 것인지 모른데 영화에서는 “인간은 너무 아름답다. 원하는 대로 살다가 죽을 수 있다.” 그런 대목이 있었다. 로마에서는 그리스 노예들 중에 일리아스를 외울 수 있는 노예는 대접을 잘 해주었다고 한다.
서창호 : 헥토르가 결투하자는 말에 메넬라오스가 일어섰다가 아가멤논이 헥토르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만류하자 다시 앉는 장면이 있다. 용기와 만용의 모습을 본다. 해결할 수 없으면서 무모하게 덤비는 것은 만용이다.
이혜남 : 아가멤논이 메넬라오스를 저지한 것은 동생을 위함이 아니고 진짜 메넬라오스가 싸움을 못했기 때문인가?
(모두다) : 싸움 못해서.
송재숙 : 그러면서 아가멤논은 스스로 출전을 결행한다.
<8권>
서창호 : 그리스를 지칭하는 용어들
(1) 아르고스인들 : 헤라를 섬기는 민족들. 아르고스-눈 100개 달린 괴물. 이오 감시.
(2) 아카이아인들 : 뮈케네 문명을 일군 사람들. 호전성이 강함을 말함.
(3) 다나오스인들 : 다나오스(그리스 지역)는 딸만 50명, 형 아이큅토스(이집트 지역)는 아들만 50명. 아이큅토스는 자신의 아들과 다나오스 딸을 결혼시키자고 하였다. 다나오스는 이 일로 고민하다가 딸들에게 첫날 밤에 아이큅토스 아들들을 모두 죽이라고 하였다. 막내딸 빼고 모두 아버지 다나오스의 명을 받들었다. 이런 결행을 할만큼 강단진 부분이 있다는 것을 말할 때 다나오스인들을 사용하는 듯하다.
이명희 : 1행. 사프란 빛을 알아내기 위해 찾아보고, 세제도 샀다. 이것도 퀴즈 프로에 한번 나왔다.
서창호 : 상상봉-가장 높은 봉우리(the highest peak)
올륌포스 산. 2918m. 그보다 더 높은 산도 많이 있는데, 이 산은 산꼭대기가 구름층으로 안보인다. 보이지 않는 대상에 대한 신비감을 가진 그리스인들은 올륌포스산을 신성시했다.
서창호 : 14행. 타르타로스. 지옥이라고 번역한다. 올륌포스에서 모루를 떨어뜨리면 땅에까지 닿는데 9일 밤낮을 떨어진다. 땅에서 지하의 타르타로스까지 9일 밤낮을 또 떨어진다.
이명희 : 다나오스, 다르다니에가 헷갈려서 이렇게 외웠다. 아카이아군이 트로이 성으로 가서 “다 나오소”하여 외웠다. (모두 웃음)
서창호 : 159쪽. 68-74행. 제우스가 저울을 사용하는 장면은 이집트 종교의 영향. 자캴머리의 아비누스신이 망자의 영혼을 정의의 여신 마아트의 깃털로 재어 천국과 지옥행을 결정했다.
서창호 : 358행부터. 아테네는 헤라클레스의 일로 헤라와 등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한편. 또 제우스를 도와주었는데도 제우스가 아테네를 내몰라라 하는 것을 서운해 하는 장면. 재미있었다.
서창호 : 50명씩 앉히는 장면.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
송재숙 : 뿐만 아니라 자녀 수가 50명인 것도 많다. 프리아모스의 아들도 50명.
<질문들>
1. 트로이, 다르다니에인들
2. 아킬레우스 밤 담근 일에 관한 사연
3. 신들의 전쟁 :우라노스-크로노스-제우스에 이르는 아버지 제거 작업의 의미
<광고> 다음주 (11.4) 진행은 주정이님. 『일리아스』9-12권.
(11. 11) 진행은 이명희님. 『일리아스』13-16권.
(11. 18) 진행은 백점단님. 『일리아스』17-20권.
(11. 25) 진행은 이희용님. 『일리아스』21-24권.
첫댓글 예리한 시각이 돋보인 토론회였습니다. 가끔은 충돌적인 장면이 연출되지만 수용하고 이해하여 극복하려는 모습에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질문들>은 곧 자료정리되는 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와~, 샘 이 많은 기록은 언제다 정리하셨는지요, 담 부터는 말조심해야겠네요. 나의 무식이 기록에 남을라...
지도자 하실 때 도움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남깁니다. '무식'의 용기를 보여주세요. 솔직한 담화가 토론을 아름답게 합니다. 알고보면 오십보 백보 차이니까 말이죠. 강현경님때문에 토론이 풍성해집니다. 계속 말씀 주시길 바래요.
오늘 처음 카페에 들어왔음. 서샘의 화려한 속청속기 기술 눈으로 확인.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