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자동차업계에 초미의 관심사를 던져줬던 기아자동차 대형승용차 K9이 이달들어 그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특히 기아차는 오는 5월2일을 신차출시일로 정한 뒤 혁신적인 외관디자인에 이어 차량속에 탑재된 최첨단 장치들을 하나하나 풀어헤치며 '우리의 상대는 국내가 아니라 세계명차시장'이라고 당당하게 외쳤다.
아직은 차량출시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승차감각에 대해서는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만 이미 발표된 9가지 신기술만으로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홍보컨셉부터 BMW740i, 벤츠 350L 등 세계적인 명차들과 정면경쟁을 펼칠 것임을 선언했다.
■K9 한국자동차의 자존심을 걸다.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상 최대의 걸작을 만드십시오'
기아자동차가 오피러스의 뒤를 이을 대형승용차 K9개발을 앞두고 내린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연구개발진에 내린 특명이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지난 1976년 2월 29일 국내고유모델 승용차를 선보인 뒤 급성장을 거듭한 끝에 세계 5대 자동차생산국으로 떠올랐다.
1944년 창업이후 중소형 화물차 및 버스생산 전문기업이었던 기아차 역시 2000년대 들어 승용차산업에 본격 발을 내디디면서 세계시장 공략의 한 축이 됐다.
2002년 SUV 쏘렌토로 자동차의 본거지 미국시장에서 선풍을 일으킨 기아차는 2003년 대형승용차인 오피러스까지 진출하면서 미국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후 현지공장까지 갖춘 기아자동차는 지난 10년간 오피러스에 이어 포르테와 K5, K7 등 혁신적 스타일과 성능을 인정받으면서 미국시장의 떠오르는 별이 됐다.
하지만 기아차의 야심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동안 미국시장에서 최고성능을 갖춘 차량이라는 평가보다는 성능대비 가격경쟁력이라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이제는 세계적인 명차를 뛰어넘는 최첨단 기술과 최고의 성능으로 평가를 받겠다는 게 기아차의 야심이다.
이는 단지 기아차만의 자존심 뿐만 아니라 세계 5대 자동차생산국가인 한국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현대·기아차 그룹의 명예를 건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즉 K9은 단순히 세계적 명차와의 승부가 아니라 그들보다 우수한 차량성능으로 평가받아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기아자동차가 되겠다는 야심이 담긴 한국 자동차의 자존심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정몽구회장은 K9 개발에 앞서 이같은 특명을 내린 것이라 볼 수 있다.
■K9, 어떤 차인가?
지난달 기아자동차가 출시를 공식발표한 뒤 조금씩 베일을 벗기 시작한 K9은 세계 3대 디자이너로 꼽히는 피터 슈라이어가 설계한 혁신적인 디자인과 현시대 최첨단 장비들이 집결됐다.
우선 동력성능에서 최고출력 300마력인 3.3GDi와 334마력인 3.8GDi 두 종류의 엔진을 장착한 K9은 출력면에서는 경쟁 세계명차들과 대등하거나 다소 약하지만 탁월한 연비성능으로 이들을 뛰어넘었다.
K9의 연비성능은 3.3이 도심 ℓ당 8.4㎞, 고속도로 11.7㎞, 3.8이 도심 8.1㎞, 고속도로 11.4㎞로 기존방식 연비성능으로 측정할 때 3.3이 10.7㎞, 3.8이 10.3㎞에 이른다.
이같은 성능은 BMW 740i와 벤츠 S350L을 훨씬 앞지르는 수준이다.
여기에 최첨단 전자장비들이 대거 장착되면서 K9은 첨단기술력의 보고로 변화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어댑티브 풀LED헤드램프와 헤드업 디스플레이다.
어댑티브 풀 LED 헤드램프는 스티어링휠의 움직임, 차량속도, 기울기 등 다양한 주행조건에 따라 헤드램프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스마트형 헤드램프로 운전자의 시야확보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차량의 주요정보들이 차량의 전면유리에 표시되도록 한 것으로 운전자의 시인성이 한층 더 향상되며, 이들 장치는 세계적인 명차급들에만 일부 장착되는 최첨단 장비다.
이외에도 △후측방 경보 시스템 △전자식 변속 레버 △주행모드 통합제어 시스템 △차량 통합제어 시스템,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유보(UVO)가 탑재된 9.2인치 'DIS 내비게이션' △12.3인치의 '풀 사이즈 컬러 LCD 클러스터' 등이 장착해 주행안정성과 사고예방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박스기사 참조)
이같은 최첨담 장비와 강력한 동력성능 및 경제성을 갖춘 K9은 이미 출시이전부터 소비자의 관심집중은 물론 이들과 경쟁할 세계적인 차량메이커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 9일 사전계약이 시작된 후 불과 열흘만에 계약대수가 2천500대를 훌쩍넘어 고유가시대 대형승용차의 성공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한꺼번에 쓸어내 버렸다.
기아차는 이같은 사전계약에 힘입어 월 판매목표를 2천대로 잡고 올해 1만6천대, 내년부터는 연 2만4천대 판매를 목표로 내세워 그동안 수입명차에 밀려왔던 국내 대형차시장 장악은 물론 세계시장까지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