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모래와 별 그리고 인간
--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
"다른 사람이 성공한 것은 누구나 언제든지 성공할수 있다"
"비행을 하다가 밤이 너무 어두울 적에는 조종간에서 손을 떼고 비행기가 가
는데로 내버려둔다.
그러면 비행기는 왼편으로 기울어 진다.
수평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른 쪽 날개 밑에 동네 하나가 나타
난다.
사막에 동네가 있을 리 없다. 바다에 떠 있는 어선의 무리일테지 그런데 사하
라 사막에는 어선이 없다.
그렇다면? 그제야 착오를 깨닫고 웃음이 난다. 천천히 비행기를 바로 잡는다.
동네도 제 자리로 돌아간다. 떨어 뜨렸던 성좌를 다시 본래의 액자에 걸어
놓는다.
동네? 그렇다, 별들의 동네다. 그러나 보루 위에서 보면 얼어붙은 듯한 사막
외에는 잘 걸어둔 성좌들과 움직이지 않는 모래의 물결 밖에는 없다."
여름 방학을 앙베리외에서 보낸 열두살의 생텍쥐페리는 조종사 베드린느의 비행기
에 몸을 싣고 그의 첫 비행에서 펼쳐지는 대지의 모습에 깊이 감동한다.
라이트 형제가 최초의 동력 비행에 성공한 9년뒤의 일이었다.
어른이 된 그는 비행기 조종사가 된다.
그는 화가를 꿈꾸었지만 모두가 그의 그림을 이해해 주지 않아 다른 직업을 선택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어린 왕자>에서 쓰고 있지만 그의 조종사란 직업의 선택은 열정
과 노력은 남다른 것이었다.26살 그는 우편비행기 조종사가 되었다.
그는 22년의 걸친 비행에서 다섯 차례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사고를 겪고는 어김없이 다음 비행을 준비하고 나섰다.
비행기는 대지의 참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주는 탁월한 도구 이지만 매 순간
죽음의 위협과 맞닥뜨려야 했다.
"아무리 순조로운 비행이라도 항로위를 나는 조종사는 어떤 풍경도 무심히 넘겨 보
지않는다. 땅과 하늘의 빛깔, 바다위를 지나간믄 바람의 발자국들 , 황혼으로 물든
황금빛 구름.....
그는 이런 것들을 감상하는게 아니라 묵상하는 것이다."
<인간의 대지 >속에는 생텍쥐페리가 비행기를 몰면서 겪은 일들과 이를 통해 다듬
어진 사색의 결과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첫 비행의 고비를 넘기던 순간의 환희, 야간 비행의 고독, 길 위에서 만나고 또 작별
해야 했던 동료들과 머물렀던 곳에서 만난 사람들,사막에 불시착해 닷 새 만에 구조
된 체험들이 세심한 필치로 기록되어 있다.
그는 안데스 산맥에서 실종되었다가 닷새 만에 살아서 돌아온 그의 선배 동료 앙리
기요메에게 이 책의 헌사를 남겼다.
첫 비행의 두려움에 있던 그에게 앙리 기요메는 그에게 다음과 같은 충고를 들려준
다.
"폭풍우며 안개며, 눈,,, 이런 것들이 때로 자네를 괴롭힐 것일세,
그럴 때는 자네보다 먼저 그런 것들을 겪은 모든 사람을 생각하게, 그리고 '다른 모
든 사람들을 생각하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성공한 것은 누구나 언제든지 성
공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이렇게만 생각하게...
구조된 이후 병상에 있던 기요메가 생텍쥐페리에게 이런 말을 했다.
"생명을 구해 주는 건 한 발을 내 딛는 것일세.그리고 또 한걸음 .언제나 같은
발걸음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지"
기이하게도 5년뒤에 생텍쥐페리도 사막을 벗어나기 위한 걸음을 걷는다.
그는 비행중에 방향을 잃고 이집터의 사막에 불시착했다.
그와 동료 프레모와 사막을 벗어나기 위한 걸음을 걷는다.
"삶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데 발길을 돌이키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
가? 그리하여 마실 물이 모두 떨어졌을 때 프레모는 울기 시작한다.
"내가 나 때문에 우는 줄 알아요? 난 이곳에서 죽을지도 모를 당신 때문에 우는거예요"
생명을 위협 받는 그한의 상황에서 스스로의 생의 의지를 놓아버리고 싶을 때 다른 사
람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 마음은 다시 사막을 벗어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게 해
준다.
밤동안 낙하산 헝겊위의 오염된 이슬을 받아마시고 모래위에 담즙까지 토해 낸 다음
그와 동료는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던 비행기 파편 속에서 오렌지 하나를 찾아냈다.
그것을 반으로 나누어 입에 물고 모래에 누워 별똥별을 센다.
그 순간의 오렌지 하나가 주는 기쁨은 정말로 무한하다.
다시 물이 떨어지자 그들은 비행기로 돌아오지 않고 계속해서 사막을 걸어나가기 시작
한다.
기요메가 안데스에서 쉼없이 걸어 목숨을 살렸던 그방향을 지표 삼아 동쪽으로 걷는다.
다시 "다른 사람이 성공한 것은 누구나 언제든지 성공할수 있다"는 기요메의 충고
를 떠울린다. 그리고 그는 기적처럼 구조된다.
"사람은 사람다운 일을 하고 사람다운 근심을 알게 된다.
바람의 별들과 밤과 모래와 바다와 접촉하게 된다. 자연의 힘과 재간겨룸을 하게 된다.
동산지기가 봄을 기다리듯 새벽을 기다리게 된다.
언약된 땅처럼 기항지 비행장을 기다리고 별들에서 자기의 진리를 찾게 된다.".
생텍쥐페리의 비행은 1944년 7월 31일 제 2차 세계대전에 출전한 그가 비행기와 함께
자취를 감출 때 까지 계속된다.
그의 정칠기는 코르시카의 바스티아 북쪽에서 독일군에게 격추 되었으리라 추축된다.
2000년에는 지중해 에서 그가 탔던 p38기의 잔해가 발견되고 같은 바다에서 한 어부에
의해 "생텍쥐"라고 새겨진 팔찌를 발견했다.
생텍쥐페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의 마지막 행방을 궁금해 하며 그 증거를 찾으려 애
쓴다.
그러나 그를 사랑하는 더 많은 사람들은 어린 왕자가 떠나면서 했던 말처럼 그가 죽은
것이 아니라 단지 사라진 것이라고 믿고 싶어한다.
이 지구별 위에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있는 한 생텍쥐페리는 죽지 않고 대지와 구름 사
이의 어디쯤을 비행하고 있을 것이다.
그가 <인간의 대지>에서 썼듯이 ...
"그들은 어딘지는 몰라도 어떻든 어디에든지 있다. 말이 없고 잊혀 있지만 몹시
도 충실하게 있는 것이다"
지금도 별똥별 어디에선가 있을 어린왕자를 그리워하며...
발해사랑
이안의 물고기자리 1집 수록곡 감상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잘읽고 가네요 감기 조심 하세요 ^^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