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첫 월욜 !!
가을비가 새벽부터 크지도 않은 빗방울을 촘촘히 내려주고 있다
차창에 떨어지는 물방울에 목마른 가을이 수분을 섭취하는 축축한 시간
교실에 도착하니 날씨 탓보다 더 썰렁한 건 결석이 좀 많은 탓일까(?)
바쁜 가을이리라
오늘 결석은 이종진 김경숙 최인자 김옥희 채정란 이다
여전히 정확하신 교수님은 시간에 오셨다
오늘 수업은 3작품을 선택 해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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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생각
(김태형)
필경에는 하고 넘어가야 하는 얘기가 있다
무거운 안개구름이 밀려들어
귀밑머리에 젖어도
한번은 꼭 해야만 되는 얘기가 있다
잠든 나귀 곁에 앉아서
나귀의 귀를 닮은 나뭇잎으로
밤바람 깨워서라도
그래서라도 꼭은 하고 싶은 그런 얘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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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어요
(황인숙) * 황인숙1958년 서룰
제23 김수용 문학상 수상
내가 멍하니 있으면 기품이 있는 시인으로 시인이 좋아하는 시인
누군가 묻는다 맑고 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시인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느냐고 자신을 지워나가는 시인으로 인정하는 작가
내가 생각에 빠져 있으면
누군가 묻는다
왜 그리 멍하니 있느냐고
거미줄처럼 얽힌 복도를 헤매다 보니
바다,
바닷가를 헤매다 보니
내 좁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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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김소연)
*김소연: 1967년 경주
잘 지내요, ' 그래서'의 작품은 반이적으로 읽으면 좋은 듯
그래서 슬픔이 말라가요 혼자 하고 혼자 듣는 메아리 처럼
내일을 슬프게 하는 작가의 표현
내가 하는 말을 자발적으로 찾아가는 작가의 외로움을 느낄수 있다
나 혼자 듣고 지냅니다
아 좋다, 같은 말을 내가 하고
나 혼자 듣습니다
내일이 문 바깥에 도착한 지 오래되었어요
그늘에 앉아 긴 혀를 빼물고 하루를 보내는 개처럼
내일의 냄새를 모르는 척합니다
잘 지내는 걸까 궁금한 사람 하나 없이
내일의 날씨를 염려한 적도 없이
오후 내내 쌓아둔 모래성이
파도에 서서히 붕괴되는 걸 바라보았고
허리가 굽은 노인이 아코디언을 켜는 걸 한참 들었어요
죽음을 기다리는 풀밭에 앉아 있는 나비에게
빠삐용, 이라고 혼잣말을 하는 남자애를 보았어요
꿈속에선 자꾸
어린 내가 죄를 짓는답니다
잠에서 깨어난 아침마다
검은 연민이 몸을 뒤척여 죄를 통과합니다
바람이 통과하는 빨래들처럼
슬픔이 말라갑니다
잘 지내냐는 안부는 안 듣고 싶어요
안부가 슬픔을 깨울 테니까요
슬픔은 또다시 나를 살아 있게 할 테니까요
검게 익은 자두를 베어 물 때
손목을 타고 다디단 진물이 흘러내릴 때
아 맛있다, 라고 말하고
나 혼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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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시가 끝나고 간식시간 오늘도 풍성한 맛있는 간식~
영주샘의 머루포도
희정샘의 휴게소 직영 츄러스
서윤샘의 삶은 계란으로 간단한 휴식후
2교시에는 문학이론에 대한 시간으로 빗소리가 강의실을 한층 조용한 시간으로
집중하게 해 주었다
나날이 집중되고 진지함이 더 해 가는 듯 하였다
오늘은 영주샘이 점심까지 대접 해 주셨다
따끈한 곰탕국에 메밀전병이 색다른 점심 메뉴로 한층 맛 돋우어 주었다
식사후 여전히 몇분은 가시고 오늘 채기병회장님이 부재였지만 합평회로 모였다
정종진[ 가을꿈을 꾸다. 화엄사에서. 천왕봉에 올라. 하산길에서]
김영주[바람이고 싶어라]
최서윤[장독대에 앉아있는 햇볕. 바람과 손을 잡고]
서희정[향수. 초록 보리밭]
{천왕봉에 올라}의 종진샘의 작품을 읽으며 그때의 아품과 감사의 이야기에
그 아품의 호흡이 되살아 느껴지는 가슴 뜨거운 감성에 함께 가슴이 뭉클하였고
여전한 희정샘의 시골맛이 역역한 사투리, 나날이 문학의 깊이를 더 해 가시는 서윤샘
아직도 청도의 그리움 향수를 잊지않으신 영주샘의 작품으로 합평회가 의미있는시간이었다
종일토록 내릴 듯 귀가길 차창으로 모이는 비를 받으며 월욜 좋은시간에 감사했다
간식과 점심을 준비 해 주신 샘들 오늘 도 정말 잘 먹고 감사했습니다
담주에는 모두 뵙겠습니다.
첫댓글 단풍이 발그스레이 물들기 시작하고
총무님 옷차림도 가을빛을 안겨주는 시창작교실 행복했습니다~
합평회에 새로오신 선생님 좋은 작품 많이 가져 오셔서 풍요로웠습니다~
가을을 모두 아낌없이 사랑하는아름다운
시인님들 되시길 기대합니다
영주샘~니날이 멋진 모습 청도의 미인이세용
공부 잘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복례샘^^
좋은 여행 되어 오셨나요?기행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