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물가 거의 따라잡았다… “한은도 내릴 일만 남아”
막바지 다다른 금리인상 레이스, 물가 뺀 각국 실질금리 보니
김은정 기자 입력 2023.05.24. 03:00 조선일보
이창용(왼쪽) 한국은행 총재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뉴스1·UPI=연합뉴스
고삐 풀린 물가를 잡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치열한 금리 인상 레이스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나라별로 기준금리가 물가상승률을 얼마나 따라잡았는지에 따라 인상 중단 시점이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캐나다와 미국은 기준금리가 물가를 따라잡았고, 한국도 엇비슷해졌다. 반면 유럽, 호주 등은 아직 물가와 기준금리의 격차가 한참 벌어져 있어서 추가 금리 인상이 점쳐지고 있다.
◇주요국 기준금리, 물가 따라잡아
23일 기준 주요국 기준금리에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 정책금리’를 보면 캐나다는 0%가 됐다. 작년 말 5.6%까지 올랐던 근원물가 상승률이 3월 4.5%로 뚝 떨어지자 기준금리도 연 4.5%에서 상승을 멈췄다. 근원 소비자물가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품목을 뺀 핵심 물가로,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 중 하나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3월 7국(G7) 중 처음으로 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4월에도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미국도 4월 근원 소비자물가가 5.5%를 기록한 가운데 최근 기준금리 상단이 연 5.25%까지 높아져 둘 사이가 바짝 가까워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를 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시장에선 미국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으며 빠르면 11월부터 인하가 시작될 걸로 예상하는 이유다. 실제 2000년 이후 연준의 두 번의 금리 인상기(2004~2006년, 2015~2018년) 때도 기준금리가 물가를 따라잡아 실질 정책 금리가 플러스(+)로 전환됐을 때 금리 인상이 멈췄다.
유럽과 호주 등은 미국·캐나다와 상황이 다르다. 영국은 잉글랜드은행(BOE)이 지난 11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연 4.5%로 0.25%포인트 높였지만, 아직 물가상승률과의 차이가 1%포인트 넘게 벌어져 있다. 유로존도 이달 4일 금리를 연 3.75%로 올렸으나 근원물가 상승률과는 여전히 1.9%포인트 차이가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금리 결정 후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질 정책 금리가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호주중앙은행(RBA)은 금리 동결 한 달 만인 이달 2일 예상을 깨고 금리를 전격 인상하기도 했다.
◇물가보다 경기가 중요해진 한국
한국의 4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까지 떨어졌고 기준금리는 연 3.5%로 오르면서 격차가 0.5%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작년 6월 물가와 금리 차이가 2.2%포인트까지 벌어졌지만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끌어올려 물가를 거의 따라잡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작년 말 “기준금리 인상을 연 3.5% 안팎에서 마치길 희망한다”고 했었다. 올해 1월 기준금리를 연 3.5%로 높인 이후 2월, 4월 연속 금리를 동결한 한은은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비단 꺾이는 물가를 감안해서가 아니라, 경기 상황 때문에 더는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수출 부진 속에 올해 한국 성장률은 아무리 잘해봐야 1.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잠재성장률(2%)을 밑도는 데다, 세계 성장률 전망 평균(2.8%)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급격한 고령화와 초저출산 등 곳곳에 구조적 침체를 앞당기는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 동력을 상실한 경제에 더 무거운 모래주머니(금리 인상)를 달 수는 없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시장 금리를 대표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월 중순 이후 두 달째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투자자들이 그만큼 경기 둔화 가능성을 내다보며 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는 뜻이다.
권영선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본부장은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미국은 고용시장이 여전히 매우 탄탄한 모습을 보이는 등 큰 타격이 없는데 한국은 구조적 침체 국면에 있다”며 “올해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물가가 목표(2%)보다 다소 높더라도 금리는 충분히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경기를 감안해 금리를 내릴 일만 남았다는 전망이다.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 ㈜ 파우스트 칼리지
전 화 : (02)386-4802 / (02)384-3348
이메일 : faustcollege@naver.com / ceta211@naver.com
Blog : http://blog.naver.com/ceta211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Cafe : http://cafe.daum.net/21ceta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Web-site : www.faustcollege.com (주)파우스트 칼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