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선천적으로 양다리 체질? 노래, 연기 다 좋아요!”엄정화의 매력은 똑 부러지는 맛.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의견을 조리있게 펼치는 것은 그녀만의 노하우.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싱글즈’ 등을 통해 흥행배우로 거듭남은 물론 스크린 여왕까지 꿈꾸게 된 그녀. 이번에는 동네 반장에게 찍힌 치과의사로 변신했다.
"남자친구 자랑이요? 음~ 착해요”오늘은 엄정화의 날이다. 바로 엄정화의 새 영화 ‘홍반장‘의 티저 포스터 촬영이 있기 때문. 오전 10시 30분, 스태프들은 벌써부터 부산하게 움직인다. 그러나 막상 주인공인 엄정화는 약속 시간을 30분이나 훌쩍 넘긴 후에 촬영장에 도착했다.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촬영장으로 들어선 엄정화. 그러나 아무도 그녀에게 야유를 보내지 못한다. 왜? 그녀는, 허리까지 깊게 파인 황금색 원피스에 오드리 헵번처럼 말아올린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눈부신 아름다움! 초조하게 엄정화를 기다리던 스태프들은 화려한 모습으로 등장한 그녀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한다.
엄정화는 얼마 전 있었던 강원래의 결혼식장에서? "이젠 엄정화만 남았군요.” 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개그맨 남희석은 "엄정화가 시집을 가면 축의금 50만원을 내겠습니다”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1971년생. 그러니까 우리 나이로 서른 살을 훌쩍 넘긴 나이의 엄정화. 그러나 그녀의 피부는 아직도 20대이고 생각과 말솜씨 역시 나이보다 훨씬 어리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솔직하고 똑 부러지는 성격의 그녀는 결혼에 대해서 ‘조심조심, 차근차근, 서두르지 말자‘’라는 가치관이 정립돼 있다.
엄정화를 만날 때면 떠오르는 몇 가지 궁금증 중의 하나, ‘대체 엄정화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라는 것. 드라마 ‘아내’에서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착하디 착한 여자 ‘현자’를, 영화 ‘싱글즈’에서는 섹시하면서도 당당히 자기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커리어우먼 ‘동미’를 연기했다.
버림받은 여자부터 섹시함의 대명사인 요부까지… 변신이 자유로운 그녀가 이번에는 치과의사로 변신했다. 그런데 오늘 티저 포스터 촬영장에서는 치과의사라기보다 치과에 들른 여고생처럼 들뜬 모습이다. 이유는 주변에서 쏟아지는 ‘예쁘다’는 찬사 때문. 사진 촬영내내 그녀의 입은 귀에 걸렸다. 웃고 즐기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의 촬영은 늘 즐겁다.
"제가 했던 역할에는 다 제가 들어있어요. 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요? 글쎄요. 사실 누구나 캐릭터처럼 고정된 모습만을 갖고 있지는 않잖아요. ‘아내’의 현자처럼 착하기도 하고 ‘싱글즈’의 동미처럼 당당하기도 해요. 물론 섹시한 건 기본이죠. 호호호.”오늘 엄정화는 똑같은 질문에 똑같은 대답을 계속 반복하고 있다. 영화 ‘싱글즈’를 끝낸 후 공식적으로는 첫 스케줄을 진행하는 날이기에 방송사의 ENG가 총동원됐기 때문이다. 사진 촬영하랴, ENG 촬영하랴… 웬만큼 분주함에는 어느새 적응이 되어 버린 그녀. 때문에 쉴새없이 파고드는 방송사 ENG 마이크에 조리 있게 대답도 잘한다.
그래도 오랜만의 스케줄이어서인지 조금은 피곤한 기색. 아주 잠깐 짬이 날 때면 말없이 멍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어젯밤에는 새 앨범 작업 때문에 새벽 1시를 넘기고서야 귀가했다는 그녀는 혼자 있다가도 카메라가 날아(?)오면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 포즈를 취한다.
그리고 조금은 어려운(?) 질문에도 나름대로의 정답을 날린다.
"애인 자랑이요? 음~ 그냥 착해요.” 하고는 재차 물어도 "착해요”로 일관하는 그녀. 그러나 애인 자랑을 한 끝에는 항상 웃음으로 마무리짓는 걸보니 남희석이 ‘축의금 50만원’을 내놓을 일이 멀지만은 않은 듯하다. 엄정화는 벤처캐피털 사업가인 이승훈씨와 3년째 열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