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문학관(관장 박부연)과 당진향토문화연구소(소장 이인화)가 제9회 당진 내포문화 학술대회를 개최하며 '내포문화' 35호를 발간했습니다. 1983년 창립된 당진향토문화연구소는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향토문화연구소 중 하나로 1988년부터부터 8개 내포 지역(당진, 서산, 홍성, 예산, 태안, 보령, 아산, 청양)의 향토문화를 연구한 논문집을 발표하는데요.
회원들은 관내를 답사하여 찾아낸 성과물이나 각종 자료를 찾아 연구한 것들을 엮어 매년 종합 연구서 '내포문화'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회원들은 안국사지 배 바위에서 매향 암각문(埋香巖刻文)을 찾아 학계에 발표하고, 면천읍성 명문석(銘文石)을 찾아 면성읍성 연구에 기여하는 등 향토문화 연구에 큰성과를 이뤘다고 하네요.
이번 학술대회는 ‘구봉 송익필 선생의 시 세계와 학문관 조명’을 주제로 다뤘습니다.
1부에서는 구봉 송익필 선생에 집중해 시 세계 학문관을 조명했는데요.
김추윤 전 신한대 사회과학대학장 김추윤 박사는 ‘구봉 송익필 선생의 문화유산’이란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1534년(중종29)에 출생해 1599년(선조32)에 66세로 사망한 송익필은 성리학에 통달하고 특히 문장에 능해 당대(연산군-선조)의 여덟 문장가에 속했던 인물인데요. 송익필 선생 관련 유적으로는 당진시 원당동에 있는 묘역과 그의 위패를 모신 사당인 입한재 등이 있습니다. 입한재는 현재 당진시 향토유적 제5호로 지정돼 있어요.
구봉 송익필은 학술이 뛰어나 우계 성혼, 율곡 이이와 깊이 교유하였는데 서로 성리학의 이치를 논변할 때 송익필의 식견은 투철하고 논리가 기발했다고 합니다. 저서로는 구봉집, 현승집, 태극문답 등이 있는데요. 특히 송익필, 성혼, 이이 사이에 왕래한 편지를 모아 후대에 제작한 간찰집 <삼현수간>은 보물로 지정됐습니다.
청주대 교수 손대환 박사는 ‘구봉 송익필의 학문관과 당·송 이중적 시풍 고찰’ 주제 발표를 통해 “송익필은 시에 있어서는 ‘산림산걸(山林三傑)로, 문장에서는 ‘팔 문장’으로 불릴 만큼 시재와 문장력이 뛰어난 인물이었다. 구봉의 시에서는 이학의 의취와 함께 격양의 지극한 자락을 찾을수 있는데 성리학은 구봉시의 내용을 관통하는 중요한 이론이다."며 "또한 시의 소재는 성당에서 취했는데 이백의 한시를 전범으로 삼아 성당시의 풍격도 발견할 수 있다. 구봉의 시는 표현 형식에 있어서 성당의 풍운을 따르고 있으며, 내용에 있어서 성리학적 설리와 격양을 노래하는 시풍의 이중적 면모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내포민속문화연구소 이인화 박사의 ’구봉 송익필의 생애와 학문 세계‘라는 주제로 "구봉 송익필은 조선시대 엄격한 신분적 제약에 얽매여 정치일선이나 학계에서 폭넓게 활동할 수 없어 그의 학문과 사상, 문학작품이 널리 소개되지 않았다. 그는 서얼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존경을 받으며 당대의 여러 유생·선비들과 신분을 넘어선 교유를 했다.며 "송익필 선생은 엄격한 신분제도 아래서 고난을 극복하고 학자로 대성해 도학으로 우뚝한 봉우리를 이루었다. 당시 높은 천품과 재주, 깊고 해박한 학문에다 일세를 뒤흔들만한 식견과 경륜을 겸비하고서도 서얼에 대한 폐단으로 평생 묻혀 쓸쓸히 삶을 마쳤던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고 발표했습니다.
2부는 한국도량형박물관 이하경 학예사의 사회로 당진 내포 민속 역사에 대한 연구 발표가 이뤄졌어요.
이하경 학예사는 한국도량형박물관 활성화 방안을 위한 연구를 통해 "매년 도량형에 대한 다양한 체험전시와 박물관 교육, 특별전을 기획 운영하며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특히 박물관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교육은 교과과정과 연계되어 실질적인 교육이 가능하므로 박물관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다" 며 "국립박물관 위주의 전시에 비해 사립박물관은 전시활성화에 어려움이 많다. 앞으로 각종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전시의 문제점을 검토 분석해 극복하므로 전시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마보무예보존회 최재근 박사의 ’마보무예 고찰‘ 연구를 통해 “마보무예는 마상무예가 아니라 말을 타고 행위를 하느냐 말없이 하느냐를 위미한다. 조선시대 무관등용의 대표적인 방법이 무과시취와 음서제도였다. 고려시대 잠시 시행됐던 무과는 조선시대 상시제도로 자리를 잡아갔다. 또한 옛 문헌들과 특히 무예도보통지의 무예이십사기를 통해 각각의 무기 쓰임을 유추할 수 있다."며 "우리는 무예이십사기와 무예십팔기 이전 마보무예라는 것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임난 이후 명의 기예와 왜의 기예를 받아들이고 우리에게 남아 있는 일부 기예를 모아 편찬한 무예도보통지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의 기록에서 보여지는 마보무예를 연구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도량형박물관 전다한 연구위원은 ’당진지역의 충효열 유적‘을 조사 발표했습니다.
전다한 연구원은 “당진은 예로부터 충효의 고장으로 불릴 만큼 곳곳에 열녀비, 충효비, 신도비, 선정비 등이 산재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련 유적은 비지정 문화재로 관리가 미흡해 보존상태에 아쉬움이 있다"며 "충효열 관련 유적들을 잘 보존해 자라나는 당진지역의 청소년들과 연계해 참신한 역사교육과 효 생활 연계 프로그램을 구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당진을 찾는 방문객에게는 충과 효 그리고 얼의 고장이라는 당진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효의 문화가 활성화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외에 학술지 '내포문화'에는 사진으로 보는 신촌초등학교 설립당시 모습들, 당진의 발자취를 남긴 위대한 시인들을 찾아서, 내포지역의 자연지리적 환경과 천주교 교우촌의 입지, 서산부석사와 감은여 등 화보와 회원논단, 외부특별논단 등이 함께 실렸습니다.
학술대회와 연구 발표를 마치고 다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시·사진 전시회를 관람했습니다.
학술대회를 마련한 박부연 당진문학관장과 이인화 당진향토문화연구소장은 “우리나라 고유의 향토문화를 발굴하고 이를 계승 정착시키기 위한 각계의 노력으로 마보무예이십사기, 화유옹주태실, 송악가교리 한옥 정미소, 망객산, 장렴탑이 당진 향토문화로 지정됐다"며 “그외에도 당진 곳곳에 많은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지만 급속한 산업화로 많은 향토 문화들이 파괴되고 있어 민·관·학의 관심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다.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향토문화 발굴·보존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