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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문건, ‘우수’ ‘진보’ ‘보수’ ‘꼴통’으로 유튜버 성향 분류
⊙ 경기도, 2019~2021년 팟캐스트에 4억5300만원, 유튜브에 8억7200만원의 예산 사용
⊙ “자기들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것은 민주주의 최대의 敵”(황태순 정치평론가)
⊙ “권력 잡았을 때 ‘적폐청산’ ‘개혁’ 명분으로 해당 문건 활용할 가능성 있어” (장성호 건국대 교수)
⊙ 이재명 캠프 선대위원장 “전혀 모르는 이야기”
A4 용지 1장 분량의 〈정치시사 유튜브 현황(보수)〉 문건. |
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李在明) 캠프가 작성한 정치·시사 유튜버 관리 문건들을 《월간조선》이 단독 입수했다. 해당 문건은 각각 〈경기도정 정치·시사 관련 협업 대상〉 〈경기도정 홍보 협업 정치·시사 유튜브 현황〉 그리고 〈정치·시사 유튜브 현황(보수)〉으로 모두 A4 용지 4장 분량이다. 특히, 11명의 보수 성향 유튜버와 1명의 친(親)이낙연 성향의 유튜버의 채널명이 기재된 〈정치·시사 유튜브 현황(보수)〉 문건에 대해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위 문건들은 지난해 11월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 김용씨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수사했을 당시 압수한 것들이다.
문건의 제목과 등장인물들의 직책 그리고 이들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등을 종합해볼 때, 위 문건들은 2020년 5월 이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이 대표는 경기도 지사로 재직 중이었다. 이 지사는 2018년 7월 1일부터 경기도 지사직 임기를 시작해 2021년 7월 1일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이후 2021년 10월 10일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50.2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2위 이낙연 후보를 누르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강성범 ‘우수’, 백광현 ‘꼴통’
A4 용지 2장 분량의 〈경기도정 정치·시사 관련 협업 대상〉 문건에는 36명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들은 각각 ▲팟캐스터(3명) ▲변호사(12명) ▲여론분석가(7명) ▲기자(4명) ▲전문가(4명) ▲개그맨(1명) ▲기타(2명) ▲기본소득(4명) 등 총 8개 활동 분야로 분류돼 있다. 이 중에는 현역 국회의원인 김남국(무소속), 2020년 5월 경기도청 공정경제과 과장에 임명된 김지예 변호사, 김용 전 경기도청 대변인의 이름도 있다.
학계 인사로는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정책 스승’으로 불리는 강남훈 전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 이 후보의 ‘경제 책사(策士)’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가 등장한다. 이들은 ‘기본소득’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또 최창렬 용인대 특임 교수도 ‘여론분석가’ 분야에 올라가 있다. 이들 교수는 2021년 8월 출범한 이재명 캠프의 싱크탱크 ‘세상을 바꾸는 정치 2022년’에도 참여하며 이 후보의 대권 도전을 지근거리에서 도왔다.
‘기자’ 분야엔 《아주경제》, 오마이뉴스, 《한국일보》, MBC의 차·부장급 기자 4명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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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분야엔 강성범씨가 이름을 올렸다. 강씨는 과거 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수다맨’이라는 캐릭터로 출연하며 큰 인기를 얻은 코미디언으로 강성 이재명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경기도정 홍보 협업 정치·시사 유튜브 현황〉 문건은 A4 용지 1장 분량으로 여기에는 이 후보를 지지하는 유튜브 채널 11개가 기재돼 있다. 각각 ▲강성범TV ▲김용민TV ▲민중의소리 ▲오마이뉴스TV ▲시사타파TV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뉴스타파 ▲팩트TV 뉴스 ▲딴지방송국 ▲서울의소리 ▲최인호TV다. 이 중 9개 채널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돼 있고, ‘최인호TV’의 성향란은 공란으로 돼 있다. ‘강성범TV’의 경우, 성향이 ‘우수’로 표기돼 있다.
A4 용지 1장 분량인 〈정치·시사 유튜브 현황(보수)〉에 이름을 올린 유튜브 채널은 ▲펜앤드마이크 ▲진성호 방송 ▲김태우TV ▲가로세로연구소 ▲배승희 변호사 ▲이봉규TV ▲고성국TV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뉴스타운TV ▲조갑제TV ▲신의 한수 ▲백브리핑이다. 나머지 11개 채널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 것과 달리, 이낙연 후보를 지지한 ‘백브리핑’은 ‘꼴통’ ‘위험’이라고 돼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특정 인물을 상대로 한 이재명 후보 측의 주홍글씨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형적인 ‘내로남불’ 행태”
〈정치·시사 유튜브 현황(보수)〉 문건에 이름을 올린 당사자들은 해당 문건이 이재명의 ‘블랙리스트’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펜앤드마이크 천영식 대표이사는 “단순히 ‘보수’다, ‘진보’다 성향만 분석해놓은 것이라면, 곧바로 ‘블랙리스트’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경우, 해당 문건을 ‘블랙리스트’로 활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면서 “일반적으로 후보 유세 활동은 진보 성향 방송이나 보수 성향 방송 모두에 출연해야 한다. 우리 채널이 해당 문건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정작 이 후보 측에서 따로 출연 관련 연락을 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 대표는 “이재명 캠프 내부에서 우리를 기피 대상 혹은 혐오 대상으로 봤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갑제TV를 운영하는 조갑제 전 월간조선사 대표도 “선거 운동 차원에서 이 리스트를 만들었다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만약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뒤 해당 문건을 악용했다면 그땐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봉규TV의 이봉규 시사평론가는 “그간 우리 채널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견제를 받았다. 또 민주당 측에서 나를 담당하는 모니터 요원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반대 진영의 집중 공격을 받아왔다”며 “해당 문건에 내 이름이 올라와 있는 것이 전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민언련은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로 지난 2017년 보수우파 성향의 패널 11명(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 황태순 정치평론가 등)을 ‘퇴출이 필요한 종편 출연자’로 선정해 이들이 출연한 시사 프로그램의 영상 일부를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게시하기도 했다.
이 평론가는 “이재명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영상에 비방 댓글을 다는 ‘좌표 공격’을 많이 당했다”면서 “만약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마음 놓고 방송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보수 유튜버들이 모여 위기의식과 이재명 지지자들의 집중 공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의논하는 모임을 종종 갖기도 했다”면서 “만약 경선 및 대선이 한창일 시기에 위 문건이 유출됐다면 보수 인사들이 공동 대응에 나섰을 것이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도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정치 성향을 나눠 분류해놓은 문건이 공개되며 관련자 여럿이 감옥에 들어가지 않았나”라며 “이를 거세게 공격했던 민주당과 이재명 측이 결국 똑같은 짓을 한 것이다. 만약 이재명 후보가 정권을 잡았더라면 해당 문건이 반대파를 탄압하는 용도로 쓰였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자기들이 하면 문제가 없고, 국민의힘이 하면 안 된다는 전형적인 ‘내로남불’ 행태”라고 비판했다.
실제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7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명박 정권 당시 불거진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지은 죄만큼 처벌받는 게 맞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니까. 전직 대통령도 국민의 한 사람이니까요. 똑같이 처벌받고, 조사받고 해야죠. 저는 이분(이명박 전 대통령)이 죄지은 게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예를 든다면 지금 블랙리스트 얘기도 저는 책임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죠. 당연히 수사해야 되고요”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낙연 지지자를 ‘꼴통’ ‘위험’ 인물로 분류
손상윤 뉴스타운TV 대표도 “해당 문건이 작성된 2019년부터 우리 채널을 향한 탄압이 시작됐다”면서 “그 시기부터 우리 채널에 계속해서 ‘노란 딱지(유튜브가 운영 기준에 위배되는 콘텐츠에 붙이는 아이콘으로 ‘광고 부적합’을 의미)’가 붙었고, 이듬해부터 수익 창출이 금지됐다. 그리고 2021년 뉴스타운TV 채널은 유튜브로부터 경고 한 번 받지 않고 삭제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해당 문건은 명백한 ‘블랙리스트’”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또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사건’과 같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나”며 “지난 정권 당시 방송통신위원회가 특정 채널 혹은 보수 성향 방송에 탄압이나 감시가 있었는지 대대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사건’이란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2020년 3월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TV조선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인사를 심사위원으로 선임하고, 재승인 심사 점수가 조작된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사건을 뜻한다. 이에 따라 한 전 위원장은 지난 5월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이재명 캠프는 백브리핑이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백광현씨를 ‘꼴통’ ‘위험’ 인물로 분류해놨다. 백씨는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며 이 후보가 주최한 포럼이나 토크 콘서트에서 사회를 맡기도 했다. 이 후보 또한 백브리핑 채널에 출연하며 유세 활동을 했다. 백씨는 해당 문건에 자신의 이름이 오른 것에 대해 “이재명 캠프의 본질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내로남불, 악마 만들기 그리고 찍어 누르기의 연속”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재명은 보수 정부를 향해 블랙리스트 타령을 멈추지 않았던 인물”이라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은 내가 아닌 이재명이고, 내가 ‘꼴통’이라면 이 문건을 작성한 이재명 조직은 ‘똥통’”이라고 일갈했다.
반면, 이재명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해당 문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낙연은 민주 진영 사람 아니다”
〈경기도정 홍보 협업 정치·시사 유튜브 현황〉 문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 지사로 재직하고 있을 때부터 그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왔다. 2020년 5월 강성범씨가 경기도의 코로나19 극복 캠페인인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슬기로운 소비생활 31개 시·군 데이트’에 참여해 경기도의 경제 정책 홍보를 도운 것이 대표적이다.
김용민TV는 〈이재명 ‘네거티브 중단’ 선언, “뭘 해도 완승” 계산 끝났다〉(2021년 8월 11일), 〈이낙연 어서 와, 지옥은 처음이지?〉(2021년 8월 19일) 같은 영상을 올리며 친이재명 행보를 분명히 드러냈다. 또 민주당 경선 직전인 2021년 10월 6일 〈이재명 압승, 1등 공신은 이낙연〉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국민의힘, ‘조중동(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을 위시하는 수구 언론들 그리고 이낙연 캠프가 함께 원팀을 (이뤘다)”고 비판했다.
시사타파TV도 2021년 8월 27일 〈이낙연만 모르는 이낙연 지지율 붕괴의 원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하며 이낙연 후보를 깎아내렸다. 이어 2021년 9월 1일 〈박영선 전 장관 이재명 지지, 천군만마 얻은 이재명 캠프〉라는 주제의 영상을 올리며 이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또 2021년 9월 24일에는 〈엘리트 기득권 이낙연과 변방의 비주류 이재명의 싸움에 이재명 후보가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이낙연은 민주 진영의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이낙연은 용서해서도 안 되고 용서할 수도 없다”고 힐난했다.
이재명 캠프로부터 ‘우수’ 등급을 받은 강성범TV는 2021년 10월 11일 올린 영상에서 이낙연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설훈 의원을 공개 저격했다. 강씨는 “설훈 의원, 대체 어쩌자고 이러시는 걸까. 아저씨!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이미 동지의 언어는 버리신 분이니까 그냥 까시고 이재명 구속하자고 주장하세요. 진짜로 구속이 되는지, 아저씨가 조롱거리가 되는지!”라고 면박을 줬다.
‘이재명 블랙리스트’가 더욱 문제가 되는 건 민주당 경선이 한창이던 2021년 8월 중순 이낙연 캠프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유튜버들의 명단이 담긴 문건이 유출되며 이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이다. 친이재명 성향의 유튜버들이 경기도로부터 거액의 출연료와 광고 수주를 받으며 이낙연 후보에 대한 비방 방송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문건의 주된 내용이었다.
親明 유튜버들, “경기도 광고 안 받았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캠프 내 모니터링 요원이 일상적인 업무를 하면서 정리한 내용”일 뿐 “블랙리스트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그러나 시사타파TV, 김용민TV, 이동형TV 등 위 문건에 이름을 올린 6개 유튜브 채널은 공동입장문을 내고 “전형적인 블랙리스트”라며 “이낙연 캠프는 괴문서를 폐기하고 문건 작성 경위를 밝힌 뒤 책임자를 즉시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낙연 후보는 이 괴문서에서 ‘몇몇 유튜버에 경기도 홍보비 수억원이 들어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가 특정 정치인의 이익을 위해 봉사했다는 식의 논리를 편다”면서 “이 후보는 근거를 대라. 당신이 거명한 매체 대부분은 경기도는 물론 그 어떤 공공기관으로부터 광고를 받은 바 없는 언론이나 유튜버”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경기도 광고 홍보물 제작 예산 및 내역’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는 이 대표를 지지하는 팟캐스트나 유튜버 등에 예산을 지원했다. 경기도는 2019~2021년 2년 6개월간 팟캐스트에 4억5300만원, 유튜브에 8억7200만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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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도 ‘블랙리스트’는 대선 기간 내내 각계 인사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대선을 3주 앞둔 2022년 2월 15일 〈경기도정 정치·시사 관련 협업 대상〉 문건에 이름을 올린 오창석·김용민 시사평론가, 김윤우 변호사, 개그맨 강성범,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를 포함해 각계 인사 184명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무엇보다도 우리 대한민국이, 블랙리스트가 횡행하고 창작·표현의 자유 및 문화예술의 자유를 억압받고 독재나 정치공작이 난무하던 시절로 다시는 후퇴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이번에 뜻을 모은 저희는 우리 국민들의 창작·표현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발전에 비전과 철학이 있기에 이재명 후보를 적극 지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2월 7일 영화인 253명도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문화예술 공약을 지지하는 영화인 선언문’을 발표하고 “우리는 과거 보수 정권의 블랙리스트 암흑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 한국 영화의 새로운 미래를 이 후보와 함께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도 2월 23일 MBC 대선 방송 연설에서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문화예술 활동을 해야 했던 블랙리스트 그 시대,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면서 “문화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되 자율을 존중하고 간섭하지 않는 나라, 문화예술이 산업의 중심이 되어 세계로 뻗어가는 나라 문화강국, 저 이재명이 확실히 약속한다”고 화답했다.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 항상 같이 움직이는 법”
정치 전문가들은 이 문건이 ‘블랙리스트’로 기능할 위험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해당 문건은 민주당이 여당일 때 만들어진 것”이라며 “어떠한 형태로든 불이익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문건이 고소·고발 등 법적 절차로 바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자기들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것은 민주주의 최대의 적(敵)”이라고 지적했다. 황 평론가는 또 〈경기도정 정치·시사 관련 협업 대상〉 〈경기도정 홍보 협업 정치·시사 유튜브 현황〉 문건이 특정 인사에게 특혜를 주는 이른바 ‘화이트리스트’가 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는 항상 같이 움직이는 법”이라며 “자기네 사람들은 챙기고, 매수가 가능할 것 같은 사람들은 유혹하고,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은 불이익을 주는 것이 일반적인 행태”라고 말했다.
장성호 전 건국대 행정대학원장은 “어느 정권이든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세력을 방송에 내보내고 싶어 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면서도 “이재명 측이 권력을 잡았을 때 ‘적폐청산’이나 ‘개혁’ 등을 명분으로 해당 문건을 활용할 가능성은 있을 거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블랙리스트라는 것은 사실 없어져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미디어의 시대’인 지금, 앞으로도 정치판에서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