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무원이지만 국민신문고의 악성민원인(?)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국민신문고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신세한탄형, 읍소형 따위가 아니라 디테일한 정책제안으로 국민신문고 담당공무원을 괴롭혔을 것이다.
국민신문고라는것이 웃긴것이 글을 올리면 맨 말단직원이 답변한다. 그렇다보니 안된다는 말만 잘지어내서 답변한다. 현행 법령이 어쩌구...예산이 어쩌구....누가 그거 몰라서 올린것도 아닌데
광화문1번가라는곳에서 정책제안을 받는다길래 잔뜩 기대를 하고 수많은 정책제안을 올렸는데 나중에 우수제안이라고 뽑힌것을 보니 역시 이것도 별반 다를게 없구나라는것을 느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주세요~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주세요~일자리를 늘려주세요~
이런 뜬구름 잡는 소리들이 우수제안으로 된 것 보니 기대할바 없다고 느꼈다.
사람마다 자신이 처한 위치에 따라 관심사가 다르고 문제의식도 다르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은 대중교통의 문제점에는 관심이 없다.
뜬구름잡는 이야기에는 호응을 하면서 세부적인 방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면 관심없어한다.
단순히 안된다고만 하지말고 제시하는 대안이 어떤 문제점이 있으니 그런 문제점을 검토해서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답변해주면 좋으련만....
공무원클럽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새정부에 바라는글, 쓴소리도 좋다고 해놓았길래 혹시나 나의 의견이 전달될까 엄청 많은 글을 썼다. 나중에 팟캐스트에서 까페지기께서 새정부에 공무원들이 바라는것을 소개하면서 내 글이 소개될까 기대하며 들었다. 그런데 내글만 쏙빼고 읽으시더라. ㅠㅠ
내 글은 별로 매력적이지 못한가? 뭐가 문제인가?
나는 어떤 문제를 보면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욕하고 끝내는게 아니라 앞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다. 특히나 쓰레기문제에 관심이 많다.
분리수거를 직접하다보니 정말 쓰레기종량제, 음식물쓰레기종량제는 너무 짜증나는 제도이다.
국민신문고에 쓰레기종량제 폐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책제안을 했다.
쓰레기종량제를 하기전에는 골목을 청소하는 분들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종량제를 하고부터는 그런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다. 그 이유가 골목청소를 하는사람이 종량제봉투값을 물어야하기때문이다.
쓰레기수거도 큰 쓰레기수거함이 있으면 차량으로 바로 수거가능한데 쓰레기종량제때문에 수거함은 사라지고 길거리엔 쓰레기봉투가 너저분하게 널려있다. 그런것을 청소용역하시는분들이 일일이 봉투 들어서 차안에 던져넣는다. 봉투안에 깨진 유리라도 있으면 다치기 쉽상이고 여름철에는 악취때문에 고생이 많다. 왜 이런 비효율적인 짓거리를 계속 하고 있어야 하나?
쓰레기종량제는 재활용품을 분리수거를 통해 궁극적으로 쓰레기발생량을 줄이고 재활용하자는 취지일 것이다. 그런데 그게 제대로 되고 있나?
공병보증금이 있지만 마트에서 공병 바꾸는데도 눈치가 보이는것이 현실이지 않은가?
재활용품 배출요령을 보면 엄청 어렵다. 고작 쓰레기봉투값 아끼겠다고 저렇게 복잡한 재활용품 배출요령을 따른 사람이 있겠나 싶을 정도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그래서 제안한 내용이 이런 내용이다.
쓰레기종량제를 폐지하고 대신에 모든 포장재에 대해서 폐기물 부담금과 보증금을 매기는 것이다. 부담금은 재활용이 안될 경우 폐기물처리에 드는 비용이고, 보증금은 분리배출을 잘 했을때 환급받을 수 있는 돈이다.
부담금과 보증금은 포장재에 눈에 띄기 쉽게 표기한다.
물건을 사는 사람은 언젠가는 버리기 마련이므로 많이 사는사람이 많이 버릴 것이다. 그 버리는데 드는 수수료는 물건을 살때 이미 지불한 것이니 다시 버릴때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
소비자는 폐기물부담금이 많이 책정되어 있는 제품은 선호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가격이 비싸니깐. 자연스레 과대포장도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공병같이 재활용이 용이한것은 부담금은 거의 없고 보증금만 매긴다.
다음으로 재활용품의 수거관련이다. 분리수거 하기 싫은 사람은 그냥 대충 봉투에 넣어서 쓰레기수거함에 버리면 된다. 어차피 폐기물 수수료는 다 납부했기때문에 하기 싫으면 그냥 버리면 된다.
그러나 보증금이 많은 쓰레기는 쓰레기가 곧 돈이다. 쓰레기통만 잘 뒤져도 하루에 몇천원 쉽게 벌 수 있을 수도 있다.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곳(일명 에코센터)을 공공으로 곳곳에 만든다. 조그만 컨테이너 박스 정도의 크기로도 충분하다. 재활용품 수거를 민간에 맡길것이 아니라 환경정책적인 관점에서 공공에서 담당해야 한다. 민간에 맡기면 돈되는것만 수거한다.
이러한 에코센터 운영은 노인일자리 창출로 이용한다. 에코센터에서는 에코카드를 발급하여 재활용품을 분리 잘해오는 사람에게 보증금을 돈으로 환불해주는대신 에코카드에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이렇게 적립된 포인트는 공영주차장 등에 주차요금 기타 여러곳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게 한다. 교통카드 기능을 겸비해서 대중교통이용에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면 더 좋겠다.
에코센터는 공영주차장과 같은 곳에 위치시켜서 24시간 운영되도록 한다.
막 버린 쓰레기도 동별로 1차 쓰레기집하장을 만들어서 다시 분류와 압축 세척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분류업무를 노인일자리로 하거나, 사회봉사명령 받은 사람을 최대한 이용한다.
분류량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면 잘 될 것이다.
이렇게 동별로 1차분류와 압축과정 등을 끝낸 쓰레기는 시나 구 단위에서 한곳에 모아 최종적인 재활용처리를 한다.
재활용가능 정도에 따라 부담금의 액수를 크게 매기고, 보증금의 금액도 크게 하면 당장에는 제품가격이 비싸지는 요인이 될 수 있겠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소비자는 재활용이 용이한(보증금 있는 제품)을 선호할 것이고 폐기물수수료만 부담하는 제품은 선호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렇게하면 쓰레기종량제를 이유로 거리에서 사라졌던 쓰레기통도 많이 비치할 수 있게된다.
이런 제안을 했었다. 그런데 뭐 쓰레기종량제가 잘 정착이 되었다느니 헛소리를 하면서 채택불가통보를 받았다. 그 외에도 불법주차로 인한 문제해결을 위한 공영주자장 확보방안 등에 대해서도 제안을 했었다. 허구언날 뉴스에 골목에 불법주차로 인해 소방차진입이 늦어져 화재가 커졌다는 내용이 나오고, 불법주차로 시야확보가 제대로 안되서 사고가 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이런 문제가 있어도 항상 그대로다. 도로에 불법주차가 전혀 없다고 생각해보라. 교통소통은 얼마나 좋아질 것이며, 시야확보가 잘되니 교통사고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세월호 사건 이후 말끝마다 안전 안전하지만 안전은 말로 되는것이 아니다. 조그만것 하나라도 행동을 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 행동의 기미가 안보인다. 그래서 공무원클럽에 새정부에 바란다 내용으로 그런 내용도 많이 적었는데 카페지기도 안읽어줄 정도로 관심이 없나보다.
나라다운 나라가 뭐길래? 안전한나라가 뭐길래? 좋은 공기마시며 살고 싶다고? 어떻게?
왜 디테일한 대안까지 제시하면 개무시하면서 이런 뜬구름잡는 소리에는 공감하나?
적어도 대안에 이런 이런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현실적인 문제가 있으니 그런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해결해서 제안대로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면 내가 그렇게 열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민신문고를 혹시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분들이 계신다면 말해두고 싶다.
국민신문고 내용 대부분이 쓰잘데기 없는 신세한탄, 읍소형이라는것 잘알고 있다.
그렇지만 간혹 나처럼 정책제안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너무 귀찮아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검토해줬으면 좋겠다. 물론 말단직원이 무슨 힘이 있겠냐마는...내 제안은 저작권도 없으니 본인의 아이디어라고 하고 위에 보고라도 해주면 안되나? 내 생각은 저작권이 없다. 그대로 실행만 되면 된다.
바쁜시간과 많은 고민을 하고 올린 글이다.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답변을 해줬으면 좋겠다.
첫댓글 무척 많이 ..크게 공감하는 직언입니다....
그래요..찐 감자님 같은 분이 많은 나라가 정말 안전하고 공기 맑은 나라 입니다.
공감 가는 글입니다.
국민신문고 담당하는 고위 공무원이 읽었으면 좋겟습니다.
말도안되는 뉴스 쓰는 기자 들도 많은데...
이런 내용이나 뉴스로 나오지...
님같은 분이 많아야 나라가 맑아질 거라고 믿어의심치 않는 사람입니다. 님의 글에서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면..골목길을 청소하다가 발생한 쓰레기는 동사무소(지금은 주민자치센터)에 가면 공공용봉투를 무료로 줍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신 분들이라도 참고하시라고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