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 예약후 접종 못한 20만명, 내달 화이자 맞는다
물량없어 접종 밀린 고령층 등 대상
23~30일 질병청-지자체 통해 신청
‘잔여백신 예약’ 매크로 퍼져 논란
‘혈전 사망’ 30대, 인과성 첫 인정
6월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예약하고도 물량 부족으로 맞지 못한 고령층이 7월에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된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6월에 접종을 받지 못한 사전예약자 중 60∼74세 고령자와 만성 중증 호흡기 질환자 등 약 20만 명을 대상으로 7월 5일부터 17일까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당초 19일까지 동네 병의원 등 위탁의료기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아야 했지만 물량 부족으로 미뤄졌다.
이들이 백신을 맞으려면 다시 일정을 잡아야 한다. 예약은 23일 0시부터 30일 오후 6시까지 8일간 진행된다. 방식은 기존과 동일하다. 인터넷 홈페이지(ncvr.kdca.go.kr)나 질병관리청(1339) 및 각 지방자치단체 콜센터(지역번호+120)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고령자를 대신해 자녀들의 대리 예약도 가능하다.
백신 종류가 바뀌면서 이들은 1차 접종을 한 지 약 3주 후에 2차 접종을 받게 된다. 그만큼 접종 완료 시기가 빨라지게 된다. 최근 방역당국은 4월 중순 이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약 76만 명도 2차로 화이자 백신을 교차 접종할 계획도 밝혔다.
방역 당국은 백신 속도전과 함께 인도발 ‘델타 변이’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델타 변이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고령층이 2차 접종을 받는 8월까지 방역 관리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21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코로나19 잔여 백신을 자동으로 예약할 수 있는 매크로(자동 프로그램)가 배포돼 논란이 됐다. 이 프로그램은 잔여 백신을 예약하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예약페이지의 ‘새로고침’과 ‘예약신청’을 반복적으로 자동 클릭해 잔여 백신을 싹쓸이하는 방식이다. 실제 정보기술(IT) 전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서는 매크로를 활용한 ‘성공 사례’가 공유되는 중이다. 질병청은 “네이버 측과 협의해 신속하게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16일 숨진 30대 남성 A 씨의 사인이 백신 접종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접종 후 사망자의 백신 인과성을 인정한 건 처음이다. A 씨는 지난달 27일 아스트라제네카 잔여 백신을 접종한 뒤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진단을 받고 숨졌다. TTS는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등 ‘바이러스 벡터’ 방식 백신의 대표적인 부작용 중 하나로 꼽힌다.
이지윤 기자
“美도 접종 정체땐 델타 변이 가을 대확산”
前FDA 국장 등 전문가들 경고
접종률 낮은 중남부서 감염 늘어
미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지금처럼 계속 정체되면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변이가 가을에 크게 확산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 증가는 특히 중남부 지역처럼 백신 접종률이 낮은 곳에서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식품의약국(FDA) 국장은 20일(현지 시간) CBS방송에 출연해 “델타 변이가 올가을 코로나19 확산을 자극할 수 있다”며 “백신 접종률이 낮은 주(州)들은 이미 델타 변이의 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미시시피 앨라배마 아칸소 미주리주에서는 실제 감염자가 늘고 있다. 델타 변이는 기존의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60%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주리주에서 병원들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콕스헬스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에드워즈는 델타 변이가 자신의 병원들에서 신규 감염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CNN에 출연해 “델타 변이가 환자 급증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남부와 중서부, 그 외 백신 접종률이 낮은 많은 지역들은 델타 변이와 마주할 경우 환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인들의 접종 완료 비율이 50%가 안 되는 미주리주는 최근 하루 평균 642명의 신규 환자가 나와 2주 동안 59% 급증했다.
ABC방송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를 인용해 미주리와 캔자스주의 시골 지역에서 델타 변이의 확산이 빠르다고 전했다. 아이오와 캔자스 미주리 네브래스카 등 중서부 지역에서는 델타 변이 감염자 비율이 전체 감염자의 23.5%로 미국 전역 평균치인 10%의 두 배 이상이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