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산행기(4-15)(붉은 입술의 입맞춤)

[뱜바우]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 낮게 내려 앉아있다.

연이어 내리는 장마에 모든 것이 눅눅하고 축축  처지고 이렇다.

그래도 간만의 놀토 ~~~~~~

'오늘은 어느 산에 내 몸을 맡겨 볼거나~~~

늘 일방의 사랑은 처량하고 서글프고~~~`

일편단심의 마음을 꺾을 수는 없지만 이제  붉은 마음도 한층 옅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촛짜의 사랑이 늘 서툴고 어설프니 님의 마음이 동할 리 없고~~~ 

'심이야 고수님들 소관이니 그렇고~~~

요즘 잦은 비에 버섯이 나지 않을까?

그러면 영지가 나겠구먼????'

전 주에도 몇 개 따왔으니 ~~~~

가까운 곳으로 방향을 잡았다.

들머리에 하늘타리 꽃이 눈을 잡아 끈다.

하얀 백노지끝을 갈갈이 찟어놓은 것 같은 모양이 이채롭다.

앙증맞게 그러나 자신의 존재를 잘 보여주고 있는 이 풀은???

여기는 노루오줌이 지천으로 깔렸다.

늘 모르고 지나가다가 이렇게 꽃이 필 때나 관심을 갖는 내가  쑥스럽다.

이름모를 버섯들이 다투어 올라오고 있다.

밀버섯 비스므리한 버섯도 보인다.

수 년 전에 밀버섯인 줄 알고 따다가 해먹고는 나와 딸래미가 연신 화장실 댕기느라 정신없던 버섯인가 보다~~~

마누라와 나의 믿음이 깨진 것이 바로 이 버섯이다.

내 아무리 먹는 버섯이라고 주입을 시켜도 믿음이 가지 않는 지 따오는 족족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것이 이 버섯이 계기가 됐던 것이다.

여름에다 낙엽이 수북하여 거름기는 많고 습도가 높으니 버섯이 자라는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다.

자세히 땅 밑을 보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버섯들이 올라오고 있다.

햐! 이 건 뭔 꽃처럼 생겼네~~~~

고들빼기 꽃이 이렇게 생겼지 아마~~~

아카시아나무 그루터기에도 버섯이 올라온다.

골을 아래에서 위로   다시 건너편 사면으로 되짚어 내려오구~~~~~~

낮은 골에는 고마니풀이 무성하고 사면에는 담쟁이 덩굴이 좍~~~~~깔려있구~~~

어느 곳은 칡덩굴과 찔레나무가 꽉 들어차서 간신히 헤짚고 들어갔다가 출구를 못찾고 다시 들머리로 빠져 나온다.

하늘은  달아오른 내 몸을 식혀주기라도 하려는 지 간간히 비를 뿌린다.

기왕 오려거든 신나게 한 번 쏟아부었으면 좋으련만 오는 둥 마는 둥 이러니 습도만 높고 땀냄새 맡은 모기들만 날 향도 삼아 줄줄이 뒤를 따른다.

이 즈음의 산행은 그야말로 체력과 인내심의 싸움이다.

기온,습도는 높고 이 놈의 모기들이 날 가만 두지 않는다 .

조금이라도 몸을 지체하면 어느 새 달려들어 피달라고 보채니 환장하것다.

열심히 땀흘리며 이 골 저 골 오르내리다 보니 시간은 잘 간다.

휴대폰이 열한 시 시보를 울린다.

밥은 먹어야 겠는 데 우라질, 모기들이 날 가만두질 않으니~~~.

얼른 밥과 반찬을 풀어 놓고 편히 앉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입에다 우겨 넣었다.

점심먹으면서 대충 한숨 쉬어가는 게 산행의 과정인 데 그렇지도 못하다.

몸두 지치고 이 넘의 모기들 등쌀에 신경질씩이나 나는 데, 어쩌꺼나 그래도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더 움직여 봐야겠다.

능선을 타고 아래로 내려가가다가 우뚝 멈춰섰다.

 듬성듬성 굵은 나무들만 있고 잡풀도 없이 낙옆이 수북한 곳에 술집 색시의 입술처럼 붉은 화관을 얹고 있는 식물이 보인다.

얼른 배낭벗어 팽개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큰 절 삼배를 정성스럽게 했다.

조금은 벌레들의 피해를 입었지만 오롯이 다섯 잎씩을 달고 있다.

가지가 네 개니 4구, 거기에 선홍의 윤기흐르는 염주를 달고 있으니~~~~~

한 마디로 '아름답다!'  이 표현이 제일 어울리지 싶다.

화관을 머리에 쓴 무희들이  활짝 펼친 부채를 연이어 커다란 꽃을 형상화하고 머리를 한 데 모아   연출하는 춤사위 같다고나 할까?????

인증샷이 빠질 수 없다.

이 거 해 본 지 오래되니 잘 되지 않는다.

이 것도 자주 해야 느는 데~~~~`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진정 심자리는 어디란 말인가??

여기는 능선의 7~8부쯤이고 어디 가리워질 그 무엇도 없는 곳에 홀연히 혼자 서있는 것이 ~~~'

그리고 이렇게 탁 트인 곳에서 아무 사람의 눈에도 띄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하다.

막상캐고 나니 이 것을 온전히 차있는 곳으로 가져갈 일이 걱정이다.

꾼들이야 심통이라고 가지고 댕기지만 나 같은 촛짜야 심통은 구경도 못해봤구~~~

커다란 비닐봉지를 겹으로 싸서 정성껏 배낭에 넣었다.

'이 거 조심해서 다뤄야것어~~~'

그리고 주위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위로 아래로 좌로 우로 바둑판처럼 누비며 살폈지만 그 것이 전부다.

그런데  여기에 하수오가 보인다. '별일~~~~~'

하수오는 한 번 보이기 시작하더니 연달아 보이니 알 수 가 없다.

그 것도 어린 것 들만 눈에 들어오니~

이 풀은 무슨 풀인 데 이렇게 꽃을 피웠나 ????

꽃이 있으니 나비는 당연하고~~~~~~~

벌목을 한 공터에 자리공이 완벽하게 터줏대감 노릇을 한다.

자리공으로 밀림을 이뤘다.

하여간 자리공 성장속도는 누구도 못말릴 거 같다.

영지도 이쁜 자태를 드러낸다.

산꾼들의 습성은 일부러 길이 없는 곳을 택해서 댕긴다.

그러니 앞으로 나가다가  덤불이 막아서면 돌아가는 법이 없고 웬만하면 몸으로 밀고 나가고 낮은 것은 발로 눌러가며 전진한다.

찔레 덤불을 위에서 발로 푹 밟았다.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웅~~~~~~~~~

왕탱이 벌집을 발로 밟았나보다.

순간 후다다닥~~~~~아래로 구르다시피 내 달렸다.

왕탱이 일개중대가 포구를 떠난 포탄마냥 날 향해 달려온다.

"사람살려!!!!!!!!"

다행이 이 넘들이 내 등 뒤에 배낭에만 열심히 헤딩을 하고 달아난다.

'휴~~~~~~~~평소 삼심육개 연습 열심히 했으니 망정이지 클날 뻔했네~'

지피에스만 믿고 차에서 너무 떨어져 온 거 같다.

가도 가도 차가 안보인다.

'서둘러야 것어~~~~

오늘 고향친구들 모임인 데~~~~'

늘 집에 뭘 들일 땐 마누라 눈치 살~살~  봐가면서 들였었는 데 ~~~~~

오늘은 그래도 의기양양하다.

스티로폼박스에 심을 곧게 세워서 들고 현관문을 열었다.

침대에 누워있더 마누라가 몸을 일으킨다.

" 이 거 자기먹어,4구여~~~~~"

"응? 야! 진짜네~~~~~

이 거 00아빠가 먹어야지 내가 왜????????"

"아녀 자기 먹어~~~~~~~~"

'어허! 내가 잘못이지~~~'

 달랑 하나 들고 와서 먹으라니 눈치가 보이는 모양이다.

어쨋든 이 건 마누라가 먹어야 되지 싶다.

사랑하는 마음도 있지만, 늘 '임산물반입금지'의 기치를 드높이고 있는 마음을 달래는 데는 이 거 보다 좋은 약이 어디 있단말인가?

일단은 뇌물을 먹고 나면 깃발을 들은 손에 힘이 빠지지 않을까??

일요일!

 새벽에도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그칠 기미가 없다.

간만에 침대에 등대고 게으름을 피워본다.

어제 친구모임에 보양식에다 소주잔 씩이나 기울였던 터이고  종일 산에서 진기를 뺏으니

피곤할 만도 하다.

그래도 점심을 먹고 나니 슬슬 엉덩이가 들썩거려 못 참겠다.

간단히 채비를 하고 나섰다.

전 주에 멍석딸기 본 곳으로 향했다.

'떡갈나무잎에 이 것은 뭐신고??'

꽃도 아닌 것이 꽃보다 더 화사하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조바심했지만 그래도 여기 저기 빨간 얼굴을 내민다.

우선 입안에 한움큼 따 넣고 비닐팩에 따 담았다.

처음엔 알만 살짝살짝 빼내서 담다가  언뜻 어느님이 효소담금할 땐 송이째 딴다고 해서

나도 그렇게 했다.

전지가위로 잘라서 잎을 떼어내고 ~~~~

여기도 참나무 등걸에 영지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커다란 참나무 고사목 밑을 살피는 데 소담스런 버섯다발이 풀속에 숨어있다.

사진만 찍고 지나치려 했는 데 아무래도 이 것이 카페에 자주 등장하는 거 같다.

'밑져아 본전인 데 뭘???????'

손위에 얹혀진 무게가 키로는 돼 보인다.

얼른 비닐봉다리에 담아서 집으로 향했다.

산을 내려와 동네를 지날 쯤 둥구나무 밑에서 소줏잔을 기울이고 있는 어른들에게 여쭈었다.

"어르신 버섯 잘 아시지유?  이 게 무슨 버섯인가유???"

"어디 봐유?  참나무가다발이네유, 그 둘레에 더 있을 낀디~~~~~~~~~"

"예,감사합니다."

 정식명칭은 긴가민가 하지만 먹는 버섯인 건 틀림없어 보인다.

집에 와 보니 오후 여섯 시가 다됐다.

딸기를 달아보니 2키로 남짓하다.

살짝 물로 헹궈서 설탕으로 화장을 했다.

하룻 밤새에 숨이 죽었는 지 주둥이까지 꾹꾹 눌러 담은 것이 푹 들어갔다.

 이틀 동안 산에서 놀았다.

촛짜의 심을 향한 사랑은 이렇게 '늘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으니' 그 인연의 끈은 아직 끊기지 않은듯~~~~~~

다른 때보다 수확도 있었고 마음도 뿌듯하다.

이제 슬슬 버섯철의 서막을 알리는가 보다.

올해는 작년에 못 봤던 송이며 능이 구경 좀 했으면 좋겠다.

[진정한 왕초]

수고하셨습니다.

[뱜바우]

예,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칠보산]

축하드립니다.

[뱜바우]

닉이 멋집니다.
칠보산에 송이가 많이 난다는 소문이 있데요~

[하철]

축하드립니다.

[뱜바우]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루팡]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뱜바우]

재미있었다니 다행입니다.
건강하세요

[바람에검심]

축하드립니다.

[뱜바우]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풍산하시길빕니다.

[작품하나]

풍산 축하드려요

[뱜바우]

예, 촛짜니 이정도에 만족합니다.
건강하세요

[봄소식]

재미나요 ^^올핸 송이 특히 능이 많이 따세요~~

[뱜바우]

그랬음 좋겠습니다.
능이 따는 재미가 업어서 걱정입니다.
건강하세여

[기이안]

재미나게도 글도 쓰셨내요
항상 안산하시구요 즐산하세요

[뱜바우]

감사합니다.
님의 응원에 기원이 솟습니다.
건강하세요

[시내물]

산행기 재미나내요. 사모님 뇌물 좋은약성 기대됩니다

[뱜바우]

그러게요,약발이 잘 받아야하는 데 걱정입니다.
건강하세요

[산까치59]

잼있게 감상했습니다...

[뱜바우]

감사합니다.
지루하지나 않았나 모루겠습니다.
건강하세요

[천사-_-]

드려요.

[뱜바우]

감사합니다.
기분좋았습니다.

[나백호]

축하드려유

[뱜바우]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가넷]

산행기 재미있게 쓰셨네요 사모님한데 점수 따셨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뱜바우]

아직은 덤덤하네요
두고 봐야지여~~~~~~
건강하세요

[가넷]

산행기 재미있게 쓰셨네요 사모님한데 점수 따셨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뱜바우]

감사합니다.
첨 놀라는 듯 하더니 덤덤 합니다.
더위에 건강하세요

[야생화들꽂]

엣날 핵구 댕길때 한글씨 쓴사람 같네요 수고 하셨네요

[뱜바우]

아니요.산에 댕겨온 거 생각나는 대로~~~~
건강하세요

[이순신]

ㅎㅎ 구경잘하고갑니다..^^

[뱜바우]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e산울림]

대단...!!
멋진 구경하고 갑니다.
정말 수고가 많으셨네요..

[뱜바우]

감사합니다.
산은 늘 반갑게 맞아주지여~~~

[행인2]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뱜바우]

재미있었다니 다행입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