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 갑질” 내부증언도 나와
“당시 연구원장, 알면서도 방치”
간부·원장, 서훈 인맥으로 통해
국가정보원은 산하 연구 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의 전 부원장이 연구원 건물 일부를 개인적으로 쓰며 여성과 술자리까지 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며 “해당 의혹들에 대한 진상이 낱낱이 규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4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전략연 사무실 사적 사용’ ‘보안 시설 술판’ 등 의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진상 규명”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 A씨는 전략연 행정실장 겸 부원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약 1년간 전략연 소유 건물 604호를 개인 집처럼 꾸며 놓고 술자리 등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전략연 연구위원 출신의 한 인사는 이날 언론사와 통화에서 “A씨가 연구원 직원들을 상대로 ‘갑질’을 일삼았지만 아무 제지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7년 8월 A씨와 비슷한 시기에 전략연 원장으로 부임했던 B씨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방치했다는 주장이다.
이 인사는 “내가 (전략연) 행정실에 일 보러 갔다가 A씨가 직원들에게 소리 지르는 걸 보고 그냥 돌아온 적이 있었다”며 “A씨는 나이가 많든 적든 직원들에게 반말은 기본이었다”고 했다.
이어 “A씨는 행정실 직원들에게 징계도 많이 줬다”며 “툭하면 몇 주 동안 못 나오게 하고 책상을 빼버리고 정말 심했다”고 했다.
또 “직원들에게 ‘왜 위에 얘기하지 않느냐’고 묻자 직원들은 ‘연구원장이 다 알면서도 괜찮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본지는 A씨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B 전 원장은 “A씨의 ‘갑질’은 몰랐고, 고충 상담이나 제보도 없었다”며 “사무실 사적 사용은 원장 퇴임 후의 일이어서 전혀 무관하다”고 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A씨와 B 전 원장은 전략연 내에서 서훈의 인맥으로 통했다.
두 사람 모두 서 전 원장 시절인 2017년 전략연에 각각 행정실장과 원장으로 들어갔다. 과거 서훈이 모 대학 초빙교수로 있을 때 B 전 원장이 서훈을 챙겼다고 한다.
한편 전략연은 지난 정부에서 박사급 연구위원 한 명에 대해 재계약 갱신을 거부했던 일로 불복 소송에도 휘말려 있다. 1심은 전 연구위원이 승소했지만 2심에선 패소했다. 이 사건은 대법원에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