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하기 힘든 극단적인 감정
Q 안녕하세요. 이제 막 대학교에 들어간 딸을 둔 엄마입니다.
부끄럽지만 아이가 어릴 때 남편과 자주 싸우기도 했고, 먹고 살기 바빠 어린이집에 종일 있거나 친정 엄마가 돌봐주시는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보낸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도 하고 추억도 없는 편입니다. 정리할 사진이 없을 정도에요. 아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로 형편이 조금 나아져 제가 아이와 시간을 이전보다 더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같이 지내보니 아이 상태가 심각하단 걸 알게 됐습니다. 이전에도 담임 선생님에게 몇 번 전화를 받기도 해서 아이가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면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습니다. 일단 누가 조금이라도 서운하게 하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지나가는 말로 공부에 대해 잔소리를 하면 물건을 던지거나 죽어버리겠다고 협박조로 소리를 지르기도 했어요. 저를 대하는 태도도 하루에 몇 번은 왔다갔다 했어요. 그러다가도 어떤 때는 엄마가 같이 있어서 좋다, 엄마만큼 좋은 사람 없다고 웃어 보이곤 했습니다. 그때는 그냥 저와 시간을 보내서 좋기도 하지만 이전에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해 화를 내기도 하는구나, 고등학생이니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받으니 저러는구나 싶어서 넘어갔습니다.
어찌저찌 대학에 입학했고, 한 번씩 주말에 집에 들어오면 “왜 사는지 모르겠다”, “다 집어치우고 싶다” 등 부정적인 말을 자주 합니다. 며칠 전에는 집에 두고 온 짐이 있다며 평일 낮에 집에 잠깐 왔는데, 우연히 딸의 손목에 난 상처를 보게 됐습니다. 이게 뭐냐고 놀라서 물어보자 혼자 있을 때 너무 허하고 우울해서 그랬다고 하네요... 너무 덤덤한 아이의 반응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만나서 이야기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취방을 찾아갔는데 늦은 밤이 되도록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연락을 받지도 않아 그냥 돌아왔습니다.
도대체 아이에게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게 제 잘못인 거 같고... 도와주세요.
A 안녕하세요. 어머님께서 따님의 일로 인해 마음이 너무 혼란스러우시고 걱정이 많으실 거 같습니다. 현재 올려주신 글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나 상담을 진행하는 데는 제한이 있다는 점 이해 부탁드립니다.
먼저 아이가 발달단계에서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경험하고 형성해야 할 여러 부분이 따님의 마음에 적절히 자리를 잡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어머니께서 적어주신 글을 보면 아동기에 형성된 애착은 매우 불안정해 보이며, 청소년기에 보였던 공격성과 충동성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상태가 계속 지속되어 왔다는 가정하에 최근 따님께서 보인 행동을 고려한다면 우울, 불안과 같은 부정 정서 뿐 아니라 성격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자해와 같은 극단적인 자기파괴적 행동을 보였기 때문에 대학병원 또는 전문기관을 통해 상담과 치료를 꼭 받으셔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글만으로는 정확한 파악이 어렵습니다.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경계성 성격장애를 진단 받은 아이, 어떻게 나아질 수 있나요?
1. 개인 상담을 통한 안정적 관계 경험
경계성 성격장애의 가장 일반적인 개입 방법은 개인 상담입니다. 경계성 성격장애자는 일단 기본적으로 관계 형성 및 유지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상담 및 심리치료를 받는데 있어서도 제한사항이 많습니다. 때문에, 장기간 개인 상담을 받으며 안정적인 치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담사는 내담자의 반응과는 무관하게 안정적이고 일관성 있게 지지하는 태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관계 패턴과 높은 정서적 불안정성을 지닌 내담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자아강도를 점진적으로 강화시켜 불안과 충동에 대한 인내력과 통제력을 향상시키고, 양극단으로 나누어져 있는 나와 타인에 대한 표상을 통합시켜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도록 돕는 작업을 장기간 진행해야 합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친밀한 사람과의 분리나 이별을 참아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 상담 목표가 됩니다.
2. 심리치료를 통한 문제 해결 능력 및 정서 조절 능력 향상
심리치료로는 일반적으로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편향된 인지적 패턴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강한 감정이 개입된 문제보다는 현재 겪고 있는 구체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초점을 맞추어 함께 작업을 하며 내담자와 치료자 간 신뢰를 형성하는데 초점을 둡니다. 그 다음으로 인지적 오류를 다루며 어떤 사고 방식이 더 현실적이고 적응적인지 평가해봅니다. 그 이후에 문제상황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인식하는 작업을 통해 평소 구체적으로 어떤 정서적 반응을 보이는지 알아보고 대안으로 어떤 대응 방식이 더 적응적인지 탐색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마지막으로 경계성 성격장애자가 지니고 있는 자신과 세상에 대한 부정적 신념을 다루게 됩니다.
3. 부정적 신념 자각
경계성 성격장애자의 사회성은 자신과 세상에 대한 부정적 신념을 다루지 않고서는 향상되기 힘들 수 있습니다. 개인 상담과 심리치료를 통해 상담사 또는 치료사와 신뢰를 형성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경험하는 것을 시작으로 장기간 꾸준히 상담 및 심리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향숙 소장님 인터뷰 및 칼럼] >> 한 가지 물건에 집착/교우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학생
[상담 후기] >> 개별 및 사회성 치료 초등 저학년 후기
[온라인 상담하러 가기]
[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권석만. (2007). 현대 이상심리학. 학지사.
Fonagy, P., & Bateman, A. (2008). The development of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A mentalizing model. Journal of personality disorders, 22(1), 4-21.
Fruzzetti, A. E., Shenk, C., & Hoffman, P. D. (2005). Family interaction and the development of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A transactional model. Development and psychopathology, 17(4), 1007-1030.
Ford, J. D., & Courtois, C. A. (2021). Complex PTSD and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and emotion dysregulation, 8(1), 16.
*사진첨부: pixabay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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