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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회로 먹고, 구워서 먹고… 지중해·한국식… 오징어를 맛있게
입력 2021.07.09 03:00
“울렁울렁 울렁대는 처녀 가슴/ 오징어가 풍년이면 시집가요….” (’울릉도 트위스트' 中)
올해는 혼인율이 올라갈지도 모르겠다.
작년까지만 해도 잘 잡히지 않아 ‘금(金)징어’라고 하던 오징어가 올해는 대풍(大豐)이기 때문이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지난 5일 울산 방어진 수협에 따르면, 올해 5~6월 오징어 어획량은 1만3736박스로 작년 동기 대비 30배가량 급증했다. 가격도 강릉수협 기준 20마리당 4만8000~5만1000원으로 금징어 시절의 4분의 1 수준이다. 올해 오징어가 풍년인 이유로 ①수온 상승 ②총허용 어획량제 ③중국 어선 감소 등이 꼽힌다.
무슨 이유든 좋다. 우리는 싸고 많아진 오징어를 맛있게 먹으면 된다. 오징어는 단백질과 비타민E, 타우린 등이 풍부해 다이어트에 좋다.
그러나 모든 나라 사람들이 오징어를 즐겨 먹는 건 아니다. 특히 일부 유럽에서는 ‘악마의 물고기’라며 잘 먹지 않는다.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이 1869년에 쓴 소설 ‘해저 2만리’에서는 대왕오징어가 바다 괴물로 나온다.
하지만 이건 건조한 동·북부 유럽 사람들 이야기일 뿐, 촉촉한 지중해 연안의 남부 유럽 사람들에게 오징어는 맛있는 식재료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일요일엔 오징어 파에야
서울 종로구에 있는 레에스티우의 이새봄 셰프는 스페인에서 오래 살았다. 남편도 스페인 사람. 오징어로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로 ‘오징어 먹물 파에야’와 ‘지중해식 오징어 구이’를 추천했다.
파에야는 19세기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 농부들이 들판에서 장작불로 요리해 먹던 음식이다. 지금도 전통적 의미의 파에야란 닭, 토끼고기, 달팽이를 포함한다.
“스페인에서는 일요일이면 가족끼리 모여 파에야를 만들어 먹어요. 그런데 제가 오징어로 만든 걸 ‘파에야’라고 하면 시아버지께 혼나요. 발렌시아 분이시거든요.
그들은 이렇게 해산물이 들어간 건 ‘아로스 네그로(검은 해산물 쌀밥)’이라고 해요. 스페인 농담 중 자정에 거울 앞에 초를 켜 놓고 ‘파에야 믹스타(고기와 해산물이 섞인)’를 세 번 외치면 발렌시아 사람들이 와서 목을 조른다는 말이 있어요.”
이 셰프는 오징어를 구울 때는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먹을 때도 올리브 오일을 뿌리라고 했다.
“신선한 올리브 오일은 그것만으로도 최고의 소스에요. 굳이 소금 간을 안 해도 돼요.”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다크 초콜릿색 표면이 신선해
“이 집 물회가 죽이거든. 난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죽으면 이 집 물회 못 먹는 게 제일 아쉬워.”
올 초 공개된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으로 때아닌 물회 바람이 불었다. 파에야가 스페인 농부들의 새참이라면, 물회는 한국 어부들이 어선에서 먹던 음식이다.
서울 강남에서 미식가 회장님들의 생선생(생선 선생님)으로 불리는 김서원 생선생(生鮮生) 대표는 “살짝 데친 오징어를 채 썰어 제철 과일과 먹으면 맛있다”며 “육수에는 토마토와 자두 간 것, 고명으로는 참외와 배를 썰어 넣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고추장 오징어 볶음은 호박과 깻잎이 잘 어울린다고 했다.
“지금 호박도 제철이에요. 고추장 양념으로 구운 오징어를 구운 호박과 깻잎, 데친 호박잎이랑 먹으면 맛있어요.”
김 대표는 표면이 다크 초콜릿색으로 윤나는 오징어가 가장 좋다고 했다.
“신선한 오징어는 내장도 쉽게 딱 떨어져요. 손질이 쉽죠. 그런데 살아있는 오징어를 샀으면, 절대 내장을 제거하지 마세요. 내장까지 통째로 함께 쪄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게 제일 맛있어요.”
[오징어 요리 레시피]
●오징어 먹물 파에야
- 같은 팬에 올리브 오일을 넣고 오징어 등을 하나씩 볶는다.
- 볶은 해산물에 쌀, 물(또는 육수)을 1대1 비율로 팬에 넣는다.
-팬에 뚜껑을 덮지 말고, 쌀을 휘젓지 말고 35분 정도 익힌다.
●지중해식 오징어 구이
-달궈진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소금 간을 하며 오징어를 구워준다.
-파슬리, 바질, 마늘, 소금, 식초, 올리브유를 믹서에 적당히 넣고 갈아준다.
-구운 오징어에 파슬리 소스를 부은 후 레몬 껍질, 피망 가루 등을 올려 마무리한다.
●오징어 숙회 물회
-오징어를 살짝 데친 후 얇게 썬다.
-토마토, 자두 등 과일 간 것(2스푼), 식초(2스푼), 된장(작은 스푼 1), 초고추장, 양파즙, 매실 등을 물과 섞어 육수를 만든다.
-적채, 무, 참외, 배, 새싹 채소, 오이, 양상추 등을 채를 썰어 함께 비벼 먹는다.
●고추장 통오징어 구이
-오징어는 칼집을 낸 후 살짝 뜨거운 물을 끼얹는다.
-고추장과 고춧가루는 2대1 비율로, 그 외 양파, 토마토, 조청, 마늘, 매실청 등을 넣어 양념을 만든다.
-오징어에 양념을 발라 프라이팬에 굽는다.
첫댓글 다녀 갑니다
고추장 통오징어 구이 맛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