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조립PC 업체들을 대상으로 전자파 적합성 평가(이하 인증) 관련 '단속'이 실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용산전자단지의 일부 업체들이 문을 닫고 줄행랑을 친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다.
15일 오후 용산전자단지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 중앙전파관리소와 용산지역을 관할하는 서울전파관리소 소속 10여명 조사관이 용산전자조합 및 각 상가 상우회의 지원을 받아 조립PC 및 관련 업체들을 대상으로 '방송통신기자재등의 적합성평가에 관한 고시'와 관련한 홍보활동을 펼쳤다. 사법경찰권을 가진 이들이지만 단속에 앞서 해당 내용에 대한 실태조사와 홍보 활동에 나선 것.
지난해 9월 24일 개정 공표된 '방송통신기자재등의 적합성평가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인증받은 구성품을 사용해 제작된 조립PC는 인증이 면제되는 기자재이지만 해당 내용에 관한 소비자 안내문을 부착해야 한다. 제도 개선으로 조립PC업체들은 인증받은 구성품을 사용해 조립한 경우 소비자 안내문을 부착하면 인증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해당 내용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중앙전파관리소에서 실시한 것은 단속이 아닌 홍보활동이었지만 일부 업체는 아예 문을 닫아버리기까지 한 것.
이날 계몽 활동에 나선 중앙전파관리소 관계자는 "상당수 업체들이 해당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고, 제대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을 어길 경우 행정조치 대상이 된다는 점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단속에 앞서, 조립PC 관련업체들이 해당 내용을 인지하고 실천해주길 당부했다.
용산전자조합 및 상가 상우회는 소비자 안내문을 제작해 상가별로 소속 상우회 회원사들이 이를 가져다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대형 조립PC판매 업체들은 자체 스티커를 제작해 사용하고 있지만 상가내에서 소규모로 조립PC를 판매하는 업체들의 경우 소비자 안내문을 자체 제작하는데 드는 비용이 적지않아 부담을 덜어주고자 마련한 것.
한 상가 상우회장은 이날 단속에서 임시 방편으로 제작한 스티커를 부착한 한 업체를 두고 "상우회비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 상가내 입점업체들의 경우 눈치(?)를 보느라 상우회에 비치하고 있는 스티커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형편"이라며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