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대에 가 보셨나요?
자살바위는요?
혹 못 가 보신 분이 계시면
꼭 한번 가 보시라고 추천할게요.
가슴 속이 하얗게 씻겨내리는 기분...
거기에 가면 느낄 수 있습니다.
뛰어들지는 마시구요...-_-;;
이번 편은 태종대에서의 극기훈련 내용임다.
날씨도 무지 덥구여, 평소 운동부족이었던 친구들
엄청나게 고생했슴다...ㅜ.ㅜ
하지만 보람 있었답니다...
위에 말한 것처럼 너무도 멋진 바다가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또 하라면 할 수 있냐구여?
백번이라두 할 수 있어여...진짜루!
3. 맨발의 청춘
(부제: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
10.7 AM 10:37 태종대 산책로(?) 입구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웨이브가 들어간 기인 머리에 핑크빛 피부
단정한 옷차림이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더해주지만
웃는 얼굴은 아기같은 영하트님
반갑습니다아.... ^_^
깡충한 단발머리에 오목조목한 얼굴
청자켓에 블랙패턴 롱스커트를 받쳐입어
독특한 첫인상을 주셨던 나무야님,
나무야님은 어젯밤 설팀맞이 회의(핑게 술자리)에 참석 후
오늘 일정을 위해서 일을 밤새 해치워버리고 오시고도
쌩쌩한 표정으로 우리를 경악하게 하셨져...
(실은 이 정도로 경악하면 안 되는 거였담다. ^_^;;)
참, 글구 김밥을 싸오신다구 그러셔서
새벽밥 꺼져서 배가 고파진 설팀들을 흥분시키시두...
(특히 밝힐 수 없는 누구는 정말루 광분했었져. -_-;;;)
이미 어제 부산팀과 만나 일전을 치르신
설팀의 난나님...수고했어여...*^.^*
한참을 기다려서 이렇게 사람들이 모였슴다.
글구 우리는 본격적인 태종대 관광을 시작했습죠.
(헉, 근데...이것이 '관광'이 아니었답니다...ㅜ.ㅜ)
아름드리 나무로 둘러싸인 도로를 따라서
천천히 걷고 있노라니 싱그러운 숲의 바람이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해 주었습니다.
날씨가...-_-;; 조금 더운거 빼곤 괜찮았죠.
설은 춥다고 난리였는데, 부산은 여름이더군여...
이 엄청난 판단미스!
첨엔 흑등고래님이 맨 앞에 가십니다.
저..흑등고래님의 걸음걸이는요
맨날 로시난테에 얹혀 다니는 사람 치고는
상당히 능숙하십니다...
마치 블루스 스텝을 밟듯 아스팔트 위를 미끄러지거든요.^^
(그거 하고도 비슷해여...날씬한 몸매를 원하십니까!!! ^ㅇ^)
한 20여분 걸었을까여...계속 땀을 찍어내던 고래님,
뒤로 처지십니다...카프리가 소리의 옆에 왔습니다.
현재 최고령인 소리와 카프리...
노익장을 과시하면서 조용히 담소를 나누면서 걷습니다.
뒤에선 젊은피 남성 두 분이 저 멀리 처져서 오고 있고
엔젤이랑 난나님, '언니들 멋져요~' 분위깁니다. ^-^
둘이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올라가고 올라가고...
눈 앞에 능선이 보입니다.
소리는 이렇게 생각했답니다.
'야...다 왔다아...'
'.....................어???'
'내려가는 길이 나오네...-.-;'
어딘가 꼭대기에서 바다를 바라보려고 했는데
그럴만한 장소가 없더군여..
이런....??? @^%$$%&*$%#$@^&^*(*?!!
뒤를 보며 물으니 길을 따라 주욱 가랍니다.
그래서 내려갑니다...-_-;;;
(속으로 '외계인이다' 5행시가 생각나더군요...)
한 3-400미터쯤 내려가니까 한쪽켠에 벤치가 놓여있고
벤치 저 너머 머언 곳에 바다가 펼쳐집니다.
조금씩 지친 우리 일행들은 거기 주저 앉았습니다.
나무야님은 깜찍한 쌍안경을 준비해 오셨더군요. ^^
잠시...시원한 휴식을 만끽했습니다.
눈도 시원...몸도 시원...배도 꼬르륵~ -_-;;
코끼리 열차가 우리 곁을 지나갑니다.
차에 오른 사람들은 땡볕속을 걷고 있는 우리들을
불쌍하다는 듯이 쳐다보았슴다. 치이~
실은 우리가 먼저 부러운 눈길을 던졌져...
(코끼리 열차 탈걸...하지만 3,000원은 넘 비싸..-.-;;)
다시 하안참을 걸었습니다.
(이 때부텀 소리는 아무 생각 없었답니다...ㅠ.ㅠ)
계에속 내려갔습니다...얼마나 내려갔는지 신만이 아십니다.
한참 가다보니 도로를 벗어나 왼켠으로 내려가는
급경사 오솔길로 우리팀들이 내려가는게 보입니다, 그려.
돌계단과 울퉁불퉁한 등산로 같은 길을
시큰거리는 무릎을 달래며 내려갔습니다. 쭈~~~욱!
그런데!!!
눈 앞이 퍼엉! 하고 터졌답니다. @_@
갑자기 눈 아래에 온통 바다가 보이면서
지금 바닷가 절벽으로 내려가는 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져.
남들은 몰라도 소리는 갑자기 힘이 났습니다아. ^_^
지중해의 집들처럼 새하얀 건물에
바다를 바라보며 껴앉구있는 커플을 흘기면서 내려가니
드뎌 바다와 곁하고 있는 바위 위로 내려설 수 있었슴다.
바위위가 험해서 구두를 신은 친구들이 걱정이었지만
카프리도 영하트님도, 치마를 입은 나무야님도
무난히 바위 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는 모두 숙연해졌답니다.
마파두부를 쌓아놓은 듯한 바위 위에 서서 혹은 앉아서
멍하니 짙푸른 망망대해를 바라보고만 있었어요.
그 때까지 그토록 원망스럽던 쨍쨍한 햇빛까지
축복처럼 느껴졌답니다.
이렇게 푸르른 바다빛깔을 보여주었으니까요. ^^
태종대에 오면 자살하고 싶어진다는 소문은
정말로 사실이었습니다...
근데 목숨을 버리고 싶다기 보담은
맹목적으로 바다에 가까워지고 싶어지는
그런 마력을 가지고 있더군요.
바다의 한 없이 부드럽고 너른 가슴 속으로
풍덩! 빠져들고 싶은 기분이요.
말은 안했지만 다 비슷한 기분이었을 거라구
지맘대루 생각해 봅니다. ^_^;;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요...?
조금씩 제정신을 차린 친구들, 삼삼오오 사진을 찍었져.
촬영때마다 사진찍기 싫다구 앙탈을 부리던 김군도
여기서는 완전 항복입니다...
선글라스로 분위기 만땅인 카프리...
얼른 허리에 손을 얹고 포즈를 취하신 헉덩고래님...
이쁘게 웃는 참빛과 엔젤을 비롯하여 모두들...
완전히 맛 간 소리...ㅜ.ㅜ
다들 이 멋진 장소에서 사진촬영하느라 여념이 없었죠.
정신이 돌아오구 보니...올라갈 일이 걱정임다.
(어캐 올라가...한참 내려왔는데...엉엉 ㅠ.ㅠ)
그래두 얼른 가야함다...
책 친구들의 대표로 영화보러간 두 분과 만나기로 한 1시가
시시각각으로 가까워지고 있었거든여.
다들 아쉬움을 바위 위에 남겨놓고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올라가기 시작했져.
오르고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해서 올라왔습니다.
자꾸만 풀리는 다리를 손으로 들어 올리다시피 해서...
도로와 만나니까 참 좋더군요..
이젠 내리막 아니면 평지입니다.
또 얼마쯤 내려가니 전망대가 보입니다.
이젠 좀 멀어진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했죠.
자연의 부르심을 받은 이들 겸손하게 거기 순응하고
원형 의자에 기대앉은 우리들은
스마일엔젤이 부산님들을 위해 준비한 불량식품을... ^_^
옥수수 튀김인 '밭두렁'하고
그 유명한 '아폴로'!!!
부산님들 순식간에 광분하시더만요. ^________^
문방구아저씨의 눈칫밥을 먹으며
추억의 불량과자들을 거둬온 스마일엔젤님의 얼굴에
바알갛게 미소가 번졌답니다.
(깜찍한 엔젤, 수고했어여...^^)
휴식시간이 끝나고 다시 걷기 시자악...
소리랑 카프리는...
한 명의 낙오자도 없도록 일행을 보필하기 위해
일부러(이게 중요한 거에여!!!)
맨 뒤에서 느리게 걸어갔습니다.
티셔츠와 온 몸이 온통 땀에 젖었지만,
젖은 살갗위로 스치는 바람은 마냥 시원했습니다.
이제 일행의 후미에는 네 명이 있습니다.
영하트님, 나무야님, 카프리, 소리
넷이서 요즘은 어린애들이 '성인식'같은 거 부른담서
징그럽다고 입을 모았죠..^_^
오래된 동요들을 불러봅니다.
글구보니 옛날 동요들은 참 서글펐더군요.
엄마가 섬그늘에..굴 따러 가면...
해도 잠든(맞나여?) 하늘에 별이 삼형제...
노래를 부르며 가다보니
운동화를 신은 소리는 괜찮았지만
구두를 신은 카프리 발이 몹시 아팠던 모양입니다.
신을 벗어버렸어여...
나무야님도, 영하트님도 모두 맨발이 되었습니다.
구두를 손에 들고서
나무야님은 폴짝폴짝 뛰어가십니다.
영하트님은 조금 지친 듯 자박 자박 걸어가십니다.
카프리는 사뿐사뿐도 아니고 터벅터벅도 아닌
애매한 폼으로 걸어갑니다.
울퉁불퉁한 아스팔트가 발을 찌르니까 또 아파집니다.
이 때 왕성한 스태미너를 자랑하시는 나무야님,
갑자기 쪼로록 하고 뛰어가십니다... @.@
알고 보니 도로에 그려진 페인트줄 위로 가신 겁니다. ^^
영하트님과 카프리는 보도블럭 쪽으로 걸어갑니다.
소리는...아무데나 갑니다. -_-;
저 앞에 난나님과 스마일 엔젤이 보였슴다.
신을 벗은 걸 자랑하려구^^
넷이서 큰 소리로 불러댓지요.
그런데요...훗 ^_^
뒤를 돌아본 두 사람 주섬주섬 신을 벗네여. 오홋!
아...자기들도 발이 아팠던 모양이다아.
이렇게 생각하면서 가까이 갔더니
언니들이 벗구 있길래
조직의 명령인줄 알구는 기냥 벗었댑니다.
군기 쥑입니다...군대 보내두 되겠어여...^______^
(울 카페가 이렇게 무서븐 조직인지 첨 알았어여...^^;)
말만한 처녀 떼가 맨발로 걸어가니까
주변에서 힐끗힐끗 쳐다보기도 하고
히죽거리면서 뭐라구 수작을 붙이기두 했지만
(순 아저씨 들이었는데 주착이시지..-.-+++)
무슨 상관입니까...이것두 다 좋은 추억이 될텐데.
드뎌 앞에서 기다리는 일행과 만났슴다.
벗어버린 신발을 보구선 쫌 놀랜 모양입니다만
우리 여성동지들은 색다른 추억거리를 하나 만들구선
기분좋게 앉아서 쉬었답니다.
(혹 발 안 벗은 나만 그런 기분이었을지두 몰라여... -_-;;)
자, 이젠 영화팀이 기다리는 남포동으로 가야 합니다.
시간이 많이 늦었거든여. ^_^;;;
로시난테의 뒷좌석은 이번엔 엔젤차지입니다.
벌써부텀 얼굴이 홍조를 띄구 있는 엔젤을 배웅하고
우린 버스에 올랐습니다.
같은 날 PM 1: 55 남포동 영화제 현장
우리들은 1시간이나 늦게 도착했어엽.
사실은 사우나에 다녀온 무명씨님은
맏형답게 영화제 소식지들을 모아다가 주셨구여,
다들 모여서 곯은 배를 채우러 갔습니다.
영화제에 모인 수 많은 인파를 헤치고
배가 고픈 이들의 눈에서 눈물나게 만든
거리의 다양한 먹거리들을 빠르게 지나치면서
남포동 골목을 돌고 돌고 돌고 다시 돌아서 도착한 곳은
돌고래집...순두부로 유명한 집이랍니다.
사람이 많아서 산산히 흩어져서 밥을 먹었습니다.
정말로 순식간에 순두부를 한그릇 뚝딱 해치우곤
이쁜 소리는 야쿠르트를 하나씩 돌렸답니다. ^^
(아까 유부초밥을 지나치면서 울던 김군...
꼭 먹구 말테야 함서 주먹을 쥐어 보이더군요...
과연 집념의 사나이 김군은 유부초밥을 먹을 수 있을까여...
마지막 편에 밝혀집니다. ^-^)
친구들 배가 부르니까 느긋해 졌습니다.
남포동에서 접선하기로 한 희서니님과 목마님이 오시려면
아직도 한 시간 가까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각자 하구싶은 일들을 하구 모이기로 했슴다.
젊은피들은 밥먹구 금세 기운이 나는지 펌프하러 간댑니다.
누구누구는 영화제 구경을 간답니다.
아비타라님은 혼자서 롯데리아 콜라를 마시러 간다구 그러시구여,
모 아무 계획없이 시간때우려는 사람들두 있었슴다.
그냥 앉아서 쉬기로 한 우리팀(그럼 그렇지..^^)
명계남과 키에슬롭스키가 멀리 단상에 서 있는 걸 보면서
패잔병들처럼 가게앞 계단에 주저앉아 있었슴다.
바지런한 무명씨님,
화양연화의 포스터가 찍혀있는 쇼핑백을 가져다가
모두에게 하나씩 나눠주시고 기타등등...^_^
글구있으니 시간은 금방 지나가서 드디어 세시!!!
오매불망 그리던 희서니님이 나타나셨슴다.
글쎄 그냥 오신게 아닙니다...
손에는 집에서 만든 떡볶이 양념이 들려있더군요. ^______^
희서니님도 떡볶이 양념도 마냥 반갑기만 했답니다.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다보니 어수선한 사람들 사이로
부산벙개 2인방 중 한 분인 목마님이 오셨습니다.
부산스럽게 인사를 하구 보니
설 팀중에는 무서워하는 이들도 있더군요.(이름은 못 밝힘!!)
목마님이 덩치가 좀 크시거든여...^____^
자, 다들 모였으니 이제는
일심님, 일심님의 이쁜 딸들, 글구 부산님들이 기다리시는
글로리콘도로 갈 일만 남았습니다.
to be continue...
부산정모비화 제 4탄 - 체험, 삶의 현장! 구덩이의 비밀
무려 30명에 달하는 책 친구들...모여서 해운대 바닷가로 나가는데
젊은피와 과수원에게 떨어진 지상명령,
지름 2m 깊이 40cm의 구덩이를 파라!
이들에게 주어진 연장은 아무것도 없었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