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아이들 중 누군가는 훗날 유명 프로기사의 어린 시절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재미있게 배우는 바둑>을 표방하는 이세돌바둑학교의 학생들을 이세돌이 방문했다. |
4월1일, 중국 베이징 왕징의 이세돌바둑학교에 나타난 이세돌 9단에게 지난 3월30일 열린 이세돌-구리 10번기 제3국의 후유증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세돌은 시종 밝은 표정으로 소년 소녀들을 지도하고 동행한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이세돌은 중국에서의 3월 한달 체류기간 동안 '체력저하'가 왔다고 했으며, 어린이들은 바둑을 즐기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12월26일 개교한 이세돌바둑학교는 프로를 키우는 도장이라기보다는 우리의 바둑교실 개념에 가깝다. 중국 유명 바둑사이트 시나바둑이 이곳에서 이세돌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창호 9단의 동생 영호 씨가 통역했다.
- 이번에 기전 참가와 관련해 중국에서 일정이 길었다.
“사실 결과가 안 좋아 말하기 난감한 부분이 있다. 백령배로 시작해 초상부동산배, 춘란배 그리고 마지막은 십번기였는데, 처음과 끝…아니 중간까지도 (성적이) 좋지 않아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일정이었다. 이번에 깨달은 것은 컨디션 조절의 중요성이다. 중국에 있으면서 컨디션이 좋아질 줄 알았는데, 부담 때문이었는지 체력이 점차 떨어졌다. 한국에 돌아가면 운동하면서 체력을 보완하겠다.”
- 10번기 4번째 대국은 한국에서 열린다. 체력 외에 다른 점을 보완할 생각이 있나?
“지금으로서 다른 걸 보완하기 어려울 듯하다. 그런 건 바둑적인 측면일 텐데…. 이번 중국 일정에서 욕심을 부렸던 것 같다. 그동안 참가하지 않던 초상부동산배에도 처음 참가했고. 제가 젊은 편이긴 하지만… 세월이란 빠르게 지나간다. 10년, 짧게는 5년 3년만 해도 많은 변화를 수반하는 세월이다. 예전의 나를 생각하고 체력에 자신했나 보다.”
- 3국이 열렸던 청두에서 한 인터뷰에선 승부에 너무 집착했다고 했는데?
“10번기의 중압감에 시달려 며칠간 잠도 못 잘 정도였다. 그 행동들은 정말 잘못됐다. 10번기는 내 바둑인생에서 영광스럽고 또 선물인기도 한데, 그걸 즐기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다니…. 여러 가지 요인이 겹쳐 덜컥수도 나오고 그랬겠지만 역시 근본적인 패인은 체력 저하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4국은 한국에서 열린다. 부인과 딸이 올 예정인가?
“그건 어려울 것 같고…. 지금까지는 중국에서 대국해 구리 9단에게 일방적 응원이 쏠렸는데, 한국은 저의 홈이니까 아무래도 힘을 얻지 않을까 생각한다.”
- 딸이 몇 살인가, 바둑은 가르쳤을 것 같은데…?
“중국 나이론 7살이다. 잠깐 바둑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 단수하고 따내는 정도 안다. (흥미를 느끼지 않던가?) 한국에 있을 때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고 내가 바둑을 두는 사람이라는 걸 인지하게 되면서 관심을 갖는 듯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지내니까 바둑을 많이 볼 수 없어서 그런지 일정 정도 이상 관심이 생기지 않는 모양이다.”
- 이세돌바둑학교를 세우면서 어떤 포부를 갖고 있나? 예를 들면 몇 개로 늘려나갈지…?
“몇 개가 될지 지금 전혀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바둑학교를 세운 뜻은 보급하자는 것도 있지만… 지금은 변한 바둑교육을 참모습으로 돌려 놓는 데 있다 하겠다. 내가 바둑을 배우던 시절에 바둑을 배우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아이들이 바둑을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이세돌바둑학교의 목표다.
▲ '리스스 씨부(이세돌 사범님)와 사진 찍고 싶어요!'
▲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물으러 온다.
▲ 이세돌 사인회. 자세히 보면 이 순간에 허기를 느끼는 아동이 한 명 보인다^^.
▲ 나는 이세돌 부채 마스크 맨!
▲ 허억, 이세돌이 흑이군.
▲ '이것은 엄지신공! 오랜만에 보는군'
▲ 이번엔 여러 명!
[ 기사ㆍ사진 출처 | sina바둑(weiqi.sina.com.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