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영국 공항에서 항공 관제사들은 조종사들의 메시지를 관제탑 내부의 확성기를 통해 들었다. 확성기에서 동시에 들리는 (중략)
인간이 자신이 원하는 음만을 골라서 들을 수 있는 것은 온갖 잡음이 섞인 칵테일파티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는 똑똑하게 들을 수 있는 것과 같다고 해서 체리는 그런 능력을 '칵테일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라고 불렀다. 오늘날 칵테일파티 효과는 칵테일파티나 나이트클럽처럼 시끄러운 곳에서도 대화가 가능하거나 자신이 관심을 갖는 이야기를 골라 들을 수 있는 것을 뜻한다.
칵테일파티 효과는 자기에게 의미 있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선택적 지각(selective perception) 덕분이다. 이 효과는 감각기억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감각기억은 청각에서 일어나는 잔향 기억과 시각에서 일어나는 영상 기억으로 구분되는데, 칵테일파티 효과는 잔향 기억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중략)
2012년 5월, 미국 연구팀은 칵테일파티 효과가 심리적인 이유를 넘어 두뇌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 실험에서 실험자가 여러 음성 중에서 단 하나의 음성에 반응하는 것이 두뇌 스펙트럼 사진을 통해 관찰된 것이다.
인간은 자신과 관계없는 청각 정보는 전혀 듣지 못한 채 한번에 하나의 대화에만 집중할 수 있지만, 자신의 이름을 비롯한 몇 가지 말은 그러한 인식 장치를 뚫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처음 만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처세술의 기본 원칙이다. 물론 지나치게 자주 부를 경우 장사꾼처럼 보이고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지만 말이다.
2013년 12월 캐나다 퀸스대학 연구팀은 18년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한 44~79세에 해당하는 23쌍의 커플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조사 결과, 오랜 시간 연인 관계를 유지하거나 결혼한 사람들은 시끄러운 장소에서도 상대방의 목소리를 잘 알아들을 수 있다
(중략)
칵테일파티 효과를 실감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은 자신이 참석한 회의를 테이프리코더로 녹음해서 들어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본 심리학자 사이토 이사무(齋藤勇)는 이렇게 말한다. "회의를 하는 동안에는 듣지 못했던 의자 소리와 문소리가 확실하게 들리는 대신, 회의 때는 잘만 들리던 발언자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테이프리코더는 음성을 기록하는 데는 편리하지만, 소리를 선택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사람의 귀가 훨씬 우수하다. 이런 능력의 힘으로 소리가 가득한 환경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는 것이다."
전지전능할 것 같은 스마트폰도 그 점에선 인간 능력에 훨씬 못 미친다. 사람은 소음이 심한 곳에서도 칵테일파티 효과 덕분에 원하는 소리를 골라서 들을 수 있지만 스마트폰은 그게 어렵기 때문에 바로 이게 스마트폰의 숙제로 남겨져 있다. 음성 인식 기능을 탑재한 휴대전화의 판매량은 계속 늘고 있지만, 아직 정확성을 더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파트 층간소음 갈등의 상당 부분도 칵테일파티 효과와 관련이 있다. 실제로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가내수공업 소음에 시달린다는 민원들을 확인해보면 거의 사실무근이었다". 이와 관련, 신광영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윗집은 갈등이 길어지면 아랫집이 과민반응을 한다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나름대로 소음저감 노력을 해도 항의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때 아랫집은 실제 고통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번 소음을 느끼기 시작하면 그 소리에 예민해지는 '칵테일파티 효과' 때문이다.……윗집에서 나는 특정 소음에 오래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리는 것이다.……의사가 일반인보다 청진기를 통해 나는 소리를 잘 듣는 것도 이 효과에 따른 것이다."
조준현은 칵테일파티 효과를 '리어왕 효과'로 부른다. "'리어왕 효과'라는 말은 내가 만든 것이어서 당연히 아무도 알아주지는 않는다. 아무튼 내가 그렇게 부르는 이유는 리어왕의 비극도 결국은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고자 한 데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선택적 지각의 문제는 대인관계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선택적 지각으로 인해 열등감이 많은 사람은 타인의 무심한 행동도 자신을 무시했다고 곡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중략)
우리는 주변의 거의 모든 것을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서만 그런 상태를 견딜 수 있는 걸까? 칵테일파티 효과의 인터넷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인터넷 칵테일 효과'도 그런 관점에서 보아야 하는 걸까? 인터넷 칵테일 효과는 인터넷 서핑 중에 필요하지 않는 정보는 유저가 의도적으로 감각기관을 차단해 듣거나 보거나 하는 것을 회피하는 것을 말한다.
칵테일파티처럼 시끄러운 곳에서도 듣고 싶은 소리만 들을 수 있는 능력은 인간의 축복으로 여겨도 무방하겠지만, '정보 편식'을 조장하는 '인터넷 칵테일 효과'는 사회적 소통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결코 반길 일은 아니라고 볼 수 있겠다.
간단히 말하면
칵테일파티 효과 칵테일파티처럼 시끄러운 곳에서도 대화가 가능하거나 자신이 관심있는 이야기는 골라 들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ㅡ From 생각의 문법 中에서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편안한 밤 되세요~
저는...
열공
고맙습니다 마리에님
칵테일 파티 효과..잠단점이 있네요
소통에는 큰 걸림돌이 되겠어요
올바른 소통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글 감사합니다~
소통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 있겠지요. 층간소음 바로 이 현상이 설명 합니다
고맙습니다 soir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