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되어 있던 손님 예약이 변경되면
내 안에서는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
괴로우나 즐거우나 주만 따라 가오리니
어느 누가 막으리까 죽음인들 막으리까
어느 누가 막으리까 죽음인들 막으리까(찬 323장)
이 찬송 고백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전도용 복장으로 갈아입는다
오늘은 이 시간이었다
아침 8시부터 손님 예약이 있어
일찍 매장으로 나와 준비하고 있는데
다른 일정이 있는 것을 몰랐다며 변경한다는 문자가 왔다
오늘은 아침부터 손님이 있다는 핑계로
전도를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다가
이처럼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순간 고민하게 된다
처음에는 전도 안 나갈 핑계를 대며 버티다가
결국 나가게 되는데
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 들고 가오리다
소돔 같은 거리에도 사랑 안고 찾아가서
종의 몸에 지닌 것도 아낌없이 드리리다
종의 몸에 지닌 것도 아낌없이 드리리다(찬 323장)
마치 아골 골짝 빈들,
소돔 같은 거리라 할지라도
25년 전 이 사역을 위해
특별히 만나 주신 은혜를 생각하니
내 몸을 아낌없이 드리는 것이 마땅했다
그렇게 시작된 오늘의 전도
그 시간부터 부르신 이유가 있었다
자주 하던 시간대라
나를 자주 본 사람들은 듣기 싫어하는데
오늘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전도지를 받고 전한 메시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림자처럼 스치고 지나칠 인생들에게
예수님의 살아계심을 전하고
이를 통해 그 영혼들에게
회개의 계기라도 된다면 이보다 값진 일은 없을 것이다
존귀 영광 모든 권세 주님 홀로 받으소서
멸시 천대 십자가는 제가 지고 가오리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리라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리라(찬 323장)
그렇게 323장의 마지막 소절을 끝으로 전도를 마치자
내 안에서 주님 주신 평안(요 14:27)이 넘쳤다
24년간 지하철 전도자로 살면서
충분히 이름을 알릴 기회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천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