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군산시 금강하굿둑으로부터 13km 정도
상류에 위치한 웅포면 곰개나루터로 갔다.
이곳은 익산시 웅포관광지로써 캠핑장도 갖춰져 있으며 입점리고분전시관도 가까이에 있다.
체감온도 32~33도의 불볕 더위는 드넓은 금강
변에도 가득하다. 강둑의 길을 따라 천천히
걷고 있지만 얼마 되지 않아 땀이 옷에 배어 든다
멀지도 않고 가까이에 있는 듯한 웅포대교까지
걷다 오리란 생각을 접게 된 건 그늘을 쉽게 만날 수 없으리란 염려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강둑에서 내려서서 집 몇 채가 보이는 마을어귀
로 들어서며 시퍼렇게 매달린 감과 대추를 바라
보며 미리 다가올 9월의 추석을 잠시 떠올려
본다. 그때쯤엔 들녘을 채우고 있는 있는 벼도 누렇게 익어 가리라. 논둑 가까이에 곱게 핀 꽃
들이 시선을 끌게 한다. 채송화와 봉숭아 그리고
알 듯 모를 듯한 꽃에게 이름을 묻는다. 붉은
건 버베나요 나팔꽃 닯은 건 낮달맞이 꽃이라요
연노랗고 큼지막한 너의 이름은 닥풀꽃이라^네.
폐가로 보이는 집의 뒤쪽 언덕을 오르니 정원이
잘 꾸며진 별장 같아 보이는 집 한 채가 금강을
조망하고 있다. 문득 아래쪽 저 폐가 수선하여
내가 살아 볼까란 엉뚱한 생각을 하며 발길을
다시 강둑으로 돌린다.. (1시간 전쯤 하늘구름
친구로부터 문자가 도착했고 화답의 의미에서
사진 몇 장을 올리게 된다)
강바람은 불지 않고 늦더위를 자축하는 듯한
매미울음은 가득하다. 약 1시간 전에 출발했던
곳으로 되돌아와서 그늘 진 벤치에 앉아 고개
들어 하늘을 본다. 옅은 하늘 아래 떠 있는 흰
구름은 갈 길을 잃고서 멈춘 듯하고 나뭇잎 조차
미동이 없다. 캔커피를 마시며 가끔 지나쳐 가는
자전거 탄 모습을 보게 된다. 그들도 역시 쉬어
가려는 듯 페달을 천천히 굴리며 여기저기를
살펴보는 듯하다. 3시가 가깝지만 32도를 웃
도는 날씨에 걷는 것을 포기할까란 생각도 하게
되지만 1개월 전쯤 하굿둑에서 군산시 나포면
까지 약 10km 걸었던 그곳으로 가 보리라 마음
먹고서 다시 일어선다.
내가 가장 걷기 좋아하는 길이 바로 이런 곳
아니던가. 강을 따라 고즈넉한 강둑의 길을
걸으며 내면에서 일어나는 작은 평화와 희열
그리고 자유로움. 온갖 잡다한 생각과 번뇌로
부터 벗어날 수 있는 나 만의 세계가 가치롭다
고 스스로 되새김하며 무심으로 걷는다.
강물 위에 하얗게 뜬 물비늘에 눈을 두는 순간
눈이 부셔 외면하려 하지만 꽤 오랜 시간 동행
하고 있다. 무려 600여 년 전 왜선 500여 척이
강물을 따라 이곳까지 올라왔다고 하니 하굿둑
이 생기기 전엔 바닷물도 함께 섞여 있었으리라.
오랜 전설 같은 이야기들을 금강은 알고 있으
려나~지금 흐르는 강물을 보며 과거를 궁금해
하는 내가 문득 옛스럽단 느낌을 갖게 된다.
물론 잠시의 생각에 빠져 이러한 상상을 했겠지만. 강 건너편은 충청남도 서천의 땅임을 알게
된다. 휴대폰 현위치는 서천군의 한산면으로
나타난다. 여긴 분명 군산시와 익산시의 경계
지점인데..물론 중요치 않다
이 언덕은 익산시와 군산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낼 저녁 시간에 몇 장 더 올리기로 하고
취침을 서두르다^~^
첫댓글 어젯밤 글을 오늘 아침에 접하는군요..
혼자서 걷는길..
그래서 행복하셧습니까?
나는 아직은 많은이들과 함께 걷고 함께 밥먹고 많은추억을 만들엇다가 팔십이후부터는 그 추억을 되새기며 혼자서 다닐겁니다..ㅎㅎ
친구님
덕분에 아름다운곳을 함께 걸엇네요..
비록 하늘구름친구처럼 폰으로 소식을 전하지는 못하지만..ㅎㅎ
흔적남깁니다..
행복한 나날 되시길^^
회자정리가 생각보단 가식이 좀 많소 ㅎㅎ
표현을 그럴싸하게 함으로써 언어유희를
즐겨함도 있다지요. 어차피 들통이 나더라도
그러려니 하고선 측은지심을 십분 제공해
주셔라~여러 사람들과 나이에 걸맞게 어울려
삶을 살아가는 것도 축복이라지요. 팔순잔치
이후엔 가끔 독자행보할 수 있는 건강을 유지
할 수 있다면 세상을 주유하는 노익장의 기개를 유감없이 발휘킬 바란다오. 난 벌써 초로의
늙은이처럼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니 20여 년
후쯤엔 아마도 본의 반 타의 반에 의해 속계를
떠나 은하계를 유영코 있으리라 그리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다네 ㅎ 본글에 사진첨부 더
하려 하니 시스템상 과부하가 걸린 건지 잘
되지 않아 멈추기로 했다요. 그럽시다요~
가끔은 이곳에서 상호 소통하며 교감하며
근황을 전해 봅시다요~
회자정리 친구
고마워요~^^
이렇게 멀리 있어도
사진으로 글로 여정을 올려주면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올매나~ 좋은지.
특히, 하얀 들국화(?) 핀
강변 ... 너무 좋다.
혼자 있기에는
많이, 아주 많이, 아쉬운 곳이다.
과잉칭찬에도 손사래 칠 생각도 없다네. 나이
들어갈수록 나도 속물근성이 어느새 성숙했다넹- ㅎㅎ긴가민가. 들국화는 아니고 시들고 있는 개망초라요~ 그럼에도 강둑에 핀 저 작은
꽃이 강변 풍경에 일조하고 있다지요. 자연은
저마다의 질서를 지키며 제자리를 고수할 때
절로 조화를 이루건만 인간세상은 결코 그렇지 않다지요. 탐욕에 물든 물질제일주의에 의한 환경파괴란 결국 치명적 결과를 초래함을
알면서도 물질적 풍요를 누리려는 인간의 끝없는 욕심은 그 누구도 제어치 못하리- 괜한
아는 체 함이 댓글을 흐리고 있넹- 이 순간 매우 반성. 빈 깡통이 요란터라~ ㅋㅋ소도시에서 뭐 별다른 건 할 건 없수다. 약간의 밥벌이
후에 수시로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나는 발길도 어쩌면 부초 같은 인생 아니런가. 아주 가끔은 이곳에 출몰하여 소식을 전하리다~
또 봅세^~^
@회자정리 마지막 발길이 멈춰선
곳에서 금강너머로 향하는
태양도 아름답게 빛나더라~
동해의 일출이 청춘이라면
서해의일몰은 황혼처럼 와
닿더라. 나의 맘은 해 저문 후
귀가마저 아니 재촉터라~ㅎ
가본적은 없지만
회자정리의.글을.읽으면
그곳 풍경이.눈에 선하게 다가온다
혼자만 간직하지 말고
멋진풍경.예쁜꽃들 자주 올려서
공유하는것도 덕을 쌓는것 일거란
생각이.드넹
알겠습니다용 ㅎㅎ
공유란 미덕을 쌓도록 노력 배가하리다^!^
회자정리 친구
무탈하게 잘 지낸다는
안부의 소식 감사해요
친구 홀로
긴 시간 걸으며 행복해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며
걷고 있는 모습을 그려보며
여유로운 시간과
친구의 낭만도 부럽기만 합니다
오 매우 반가워라~~
서림 친구는 이곳 첫만남 동기라 애인 같단 착각을 내가 가끔 하게 된다지요- ㅎㅎ또 장난기 발동이어라. 잘 지내고 있음을 지레짐작 해도
지나침 아니겠지요. 한 해 두해 흐르며 조금씩
같이 늙어감도 동지애를 굳게 하는 측면이
있다지요 ㅋㅋ서림 친구 댓글 본 지 꽤 오래 된 듯한데 이렇게 글 남겨주어 반가움이 짙다오
우리 가끔 이곳에서 만남의 기쁨을 누립세^~^
또래 친구가 올린 사진이어서 인가?
휴일 아침에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사진을 따라 감상하는 마음은
마치 내가 그 곳을 걷는 느낌이면서
하나같이 정감이 간다.
특히,
햇살 빛나는 강물에
버드나무 늘어진 강변은
사색하기 좋은 분위기가 아닐 수 없다.
친구여,
참 좋은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