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중적으로 유럽축구의 인기는 국내 프로야구와 함께 거의 사회전반적인 수준으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유럽 축구 명문팀 이름은 몇개씩 댈 줄 알고, '해외 축구 보는 여자'가 시사하는 사회적인 이미지까지 생겨날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K리그에 오기 쉬운 가장 잠재력 있는 대상은 유럽축구를 보는 10대~30대 젊은 팬들이라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축구의 룰과 문화에 익숙하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등을 통해서 자신들이 원래 관심 있던 유럽 축구와의 연계성도 느끼기 쉽구요.
여기 계신 상당수 분들도 아마 이 루트를 통해서 K리그로 유입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유럽 축구 시스템을 Default 라고 인식합니다. 하부리그와의 승강제가 있고, 풀리그를 통해서 가장 승점을 많이 쌓은 팀이 우승하고 2~3위 혹은 2~4위가 유럽 대항전에 나가고... FA컵 우승하면 또다른 유럽대항전 티켓이 나오고... 하는 방식이요
그렇기 때문에 야구의 플레이오프 제도에는 거부감을 안 느끼는 사람들도, 축구에서의 플레이오프 제도에는 거부감을 느끼는 거라고 봅니다.
야구의 경우를 볼까요. 야구는 플레이오프 제도가 대부분 리그에서 유사하게 운영되기에 직접적 비교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본과 미국은 양대리그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기에 각 양대리그의 최강자가 맞붙는다는 월드시리즈-재팬시리즈가 어느정도 개념적 합리성은 띠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KBO가 단일리그니까, 플레이오프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요즘이야 좋아졌지만 몇 년 전만 해도 MLB는 국내 중계도 안 됐고, 우리나라보다 발달되었다고 볼 수 있는 일본 야구는 거의 보는 사람, 아는 사람이 없죠. 야구 종목 특성도 있고, 딱히 해외 시스템과 비교를 하기 어려운 갈라파고스적 시장입니다. 그냥 원년부터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그 시즌 우승팀이 되는 제도를 30년 넘게 유지해왔으니 그게 당연한 겁니다.
그런데 축구는 너무나도 확실한 비교대상이 있어요. 기본적으로 한 시즌 내내 치르면서 가장 최고의 팀이 우승컵 들고, 그 다음으로 우수한 팀들이 그 리그를 대표해서 유럽대항전에 나간다는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플레이오프 제도란 받아들이기 힘든거죠.
아무리 MLS가 플레이오프 치르고... 어쩌고 백날 떠들어봤자 그 리그 보는 사람은 없어요. 축구팬들에게 절대 익숙해질 수 없는 제도라는 겁니다.
유럽축구라는게 생소하던 2000년대 초중반까지야 플레이오프 제도에 문제점을 가지던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미 유럽축구라는 모델이 들어온 이상, 분명 불합리적 요소가 존재하는 플레이오프를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을거라고 봅니다.
여기서 제가 플레이오프 제도를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단언하는건 아닙니다. 그게 사실 우리 실정에 더 맞을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축구팬들 혹은 잠재적 축구팬들에게 축구의 플레이오프란 익숙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은 제도라는 이야기입니다. 굳이 2010년대 초반 이미 제기된 논란을 다시 반복하면서 부활시킬 정도의 메리트는 없다고 봅니다.
첫댓글 대세가 유럽이 아니라 남미였다면...남미의 축구시스템이 들어왔다면 플옵의 인식이 바뀌었을듯...남미는 플옵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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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fa컵 중립경기화 하다가 흥행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그로 끌어와야 할 타겟이 해축팬이 아니라 축구 무관심층이에요.
당장 날마다 축구 하는 조기축구회 사람들이 k리그 많이 보나요? 해축 좋아하는 사람들이 유사한 리그 운영 방식인 k리그에 관심이 있나요??
유럽축구를 보고 자란 해축팬을 리그팬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유럽 방식을 고수하는건 잘 못 생각한 거라고 봅니다.
막상 해축팬들도 야구도 같이 보는 팬들 많은거 생각하면 반드시 단일리그제를 선호한다고 보는 것도 무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