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동네에서 KF-21 블록 3 개발과 관련하여 이야기하다가 든 생각입니다.
현재 공군의 전력 대체 소요를 보자면 기존 F-5A/B, A-37, F-5E/F와 KF-5 대체 소요를 인정받은것이 둘로 나뉘어 한 쪽은 각종 T-50 계열 항공고 도입 소요 근거로서, 다른 하나는 KF-X 개발 사업 도입 근거로서 작용하고 있죠. 또한 F-4 대체 소요 120기를 공군에서 88년 제기했던 것이 94년 기획소요로 그대로 인정되어 근 30년간 4차례 F-X를 통해 몇 년 안에 완료된 예정이고요.
동시기 전력 순증을 보자면 기존 원조받은 F-5A/F와 F-4에 이어 70년대 F-5 면허생산, 이후 MIMEX로 중고 F-4 도입, 또한 81년 1차 PB를 통해 F-16PB 도입, 이후 83년부터 KFP로 120기 + 20기의 KF-16이 신규 전력증강 소요로서 현재의 한국 공군 전력 순증이 마무리됩니다. 이후 진행된 KTX-II 사업부터 시작해서 F-X, KF-X, 가장 최근에는 LIFT로 TA-50 추가 도입까지 모두 기존 전력 대체 소요에 해당하죠. 그나마 TA-50 추가 도입의 경우 2000년대 당시 공군에서 기존 전력 대체소요가 아닌 완전 신규 소요로서 제기한 T-50계열 20기 도입 소요로 볼 여지도 있긴합니다.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KF-X 사업과 4차 F-X를 통한 F-X 완결 이후 한국 공군 기존 전력 대체 소요는 KF-16 대체 소요의 미들급 130여기 가량과 F-15K 대체 소요 하이급 60기가 남는데, 문제는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입니다.
우선 공군이든 KAI든 KF-21 블록 III 개발할 생각은 분명히 있으며, KF-21 블록 III는 기존 블록 II 기체들 개량 프로그램이 될 것입니다. 즉 기존 KF-21 기술 진부화를 막기 위해 더욱 높은 수준의 기술 적용하는 사업으로 보면 되는데, 현재 논의되고 있는 프로그램 구성 요소들의 면면을 보면 블록 III 개발 및 개량에 조단위 비용은 우습게 깨질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KAI 자체 비전에 따르면 28년 블록 II 개발 이후 29년 블록 III 개발 착수, 빠르면 한국공군분 KF-21 양산 완료 및 전력화되는 30년대 초반까지, 늦어도 중반까지는 완료할 생각으로 보이는데, 상당히 도전적인 개발 계획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29년 개발 착수는 국회 승인이 문제없이 나와야 가능한 일일 거고요.
여기서 중요한게 공군의 구상인데, 작년부터 나온 공군의 의견에 따르면 이 쪽은 블록 III로 KF-16을 대체할 생각이 없어보입니다. 대신 6세대 신규기체 개발을 통해 KF-16 대체하겠다는데, 문제는 개발 시기겠죠. 현재 운용중인 KF-16 도입시기로 미뤄보자면 빠르면 30년대 후반, 현실적으로는 40년대 초반, 늦어도 40년대 중반부터는 대체를 시작해야됩니다. 이를 공군의 구상대로 국산 6세대 전투기로 대체하겠다면 늦어도 30년대 초반에는 개발에 들어가야하는데, 이러면 국내 개발인력 문제랑 예산 문제가 생기죠. 특히 조단위 예산 들어가는 고정익기 개발 사업 두 개를 동시 진행하겠다고 하면, 특히 6세대 전투기 개발예산은 10조는 우습게 넘어갈텐데, 그러한 상황에 국회에서 군말없이 승인해줄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때문인지 KAI의 구상에서 6세대 전투기 개발은 2030년대 중반에 시작해서 40년대 후반에 끝나는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문제는 KAI 구상안은 개발시기 측면에서는 현실성이 있지만 KF-16 대체로는 이미 늦은 시기고, KF-X 체계개발 착수 이전부터 현재를 거쳐 2020년대 후반까지 공군을 계속 괴롭힐 노후 전투기 대체 문제가 다시 생길겁니다.
여기 또 다른 문제가 있는데, 바로 F-15K 대체 하이급 소요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입니다. 미 NGAD는 근미래 미공군 및 해군 작전환경상 황속거리 극대화할 생각으로 기체가 전투기 수준을 벗어나는 대형이 될 것으로 예고되어있고, 가격도 천문학적일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또한 수출은 애초에 고려하지 않고 있는것으로 알려져 있고, 설사 F-15K 대체 시기쯤에는 국외 판매를 승인할지도 모르지만, 이 또한 현재로서는 확언할 수 없죠. GCAP는 한국 외교 관계상 애초에 논외고 말입니다. 즉 현재 공개된 정보를 종합해봤을 때 한국 공군이 F-15K 대체 전투기를 도입할 시점에 도입할만한 전투기는 덕불 FCAS NGF 밖에 없습니다. 즉 F-15K 대체사업에서는 실질적인 사업 후보가 하나 뿐인 상황이 될텐데, 이는 전혀 바람직한 도입 환경이 아니죠. 더군다나 하이급은 국외 도입하고 미들급은 국산 개발한다는 2010년대 당시와 비교하여 6세대 전투기는 System of Systems로 정의된 현재를 기준으로 봤을 때, 미래 한국 공군 다양한 시스템들의 중추가 될 하이급 6세대 전투기를 국외 도입, 그것도 독불제로 도입한다면 미제 및 국산 시스템 중심의 한국공군에 있어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당장 현재 30년대 체계개발 목표로 진행중인 무인전투기들과 미래 외산 하이급 전투기의 MUM-T 문제 같은것도 간과할 수 없을거고요.
공군이 구상하는 KF-16 대체 전투기가 과연 미들급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문제도 존재합니다. 현재 공군에서 가칭 KF-XX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르는 것 중 하나가 KF-21보다 대형화된 기체인데, 이는 5세대 및 6세대 전투기 특성을 생각해보면 사실 당연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KF-16 대체 전투기는 내장 가능한 공대지 무장의 폭도 늘려야할텐데, 현재의 KF-21로는 한계가 있죠. 결론적으로 KF-XX 크기는 상당히 대형화, 제 생각에 적어도 슈퍼호넷급 체급은 될터인데, 이것이 진정 미들급 전투기일지? 사실 현재 하이급 전투기라는 것의 분류 자체가 서두에 언급한 94년 JSOP 반영된 F-X 소요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F-X 소요 자체는 로우 내지 미들급에 해당하는 KFP 사업 상위의 F-4를 대체한다는 계획이였으니, 당시에는 맞는 구분이였으나, 대형화된 KF-XX가 도입된다면 F-15K가 수행하는 임무 대부분이 KF-XX도 수행 가능하지만, 반대로 KF-XX만이 수행할 수 있고 F-15K는 수행할 수 없는 임무가 상당수 생기는 문제가 있을테니 말입니다.
마지막 문제로 현재 노후기 대체소요에 따라 KF-21 단 120여대 양산하고 추가 생산은 해외 수출에 의존하는 것이 과연 맞는 방향인지에 대한 의문도 존재합니다. KF-X 120여기 소요 생산 경제성은 이미 수차례 타당성 조사 통해서 검토된 사항이긴 하지만, 여태까지의 국외 전투기 사업 역사를 미뤄봤을 때 과연 120여기의 확정 양산 물량으로 충분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이런 여러가지 측면에서 미뤄봤을 떄 든 생각이 공군에서 근 30년가량 이어져온 전술기 소요를 조정하고 신규소요를 제기할 필요성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였습니다. 즉 KF-16 대체 소요 중 절반은 KF-21 블록 III 추가 생산 소요로 넘기고, 기존에 인정되던 하이급 120기 기획 소요에서 KF-16 대체분만큼 증가시켜서 F-15K 대체 소요와 합치는 것이죠. 이를 통해 40년대 우선 퇴역해야되는 KF-16들은 KF-21 블록 III로 대체, 후기 양산 KF-16들은 비슷한시기 도태될 F-15K와 함께 국산 하이급 6세대로 대체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하이급은 무조건 외산으로 도입해야된다는 생각이였는데, 기술 변화나 각국 차세대 전투기 개발 상황, 6세대 개념이 구체화되면서 생각이 바뀐 것에 가까운 것 같네요. 만약 KF-16 대체를 위에서 제시한 방향이 아닌 순수하게 차차기 전투기로 대체한다고 하더라도, 공군 전력 소요에서 미들급과 하이급 구성의 재설정은 불가피하다고 보는데, 6세대내지 5.5세대 차차기 전투기가 개발된 상황에서 아무래도 외산 전투기가 F-15K 대체로 도입될 가능성은, 특히나 국회 특성상 매우 적을것이라 생각됩니다. 애초에 KF-XX 개발 예산을 타내려면 개발 근거에 F-15K 대체가 포함되어야할 가능성도 농후하지 않을까 싶고, 그렇다면 KF-16이랑 F-15K 둘 다 대체하는 전투기이니 기존 미들급이랑 하이급 경계 자체가 무너질 수 밖에 없겠지요.
또 KF-16 이례 없었던 신규 소요제기 필요성도 있는데, 국산 무인전투기 도입하려면 전술기급인 해당 기체들 특성상 신규 소요 반영될 필요성이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이리됐든 저리됐든 80년대 이례 없었던 공군의 신규소요제기가 다시 필요해진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KAI의 미래 구상상의 6세대 전투기 개발 시기나 위에서 얘기한 현실적인 이유들을 고려해보자면 KAI로서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기존 유지되오던 공군 전력 소요를 조정하고 신규소요제기하도록 관련 소요제안을 해봄직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죠.
온갖 뇌피셜이랑 뇌피셜에 도례하지도 않은 10, 20년 후 미래 예상을 아주 맘껏 써놨는데,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카페 성격에 맞는 글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쓰는걸 망설였습니다만, 맞지 않는다면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우리나라에 대한 글은 되도록 쓰지 않았는데 카페 성격에 맞죠. ^^ 항공전 게시판으로 옮겨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 주제이기도 하고, 카페에 올라오는 글 대부분이 주관이 아니라 특정 사안이나 현안 관련 기사나 문서 등에 대한 글이여서 이런 글이 카페에 맞나 고민이 있었습니다.
국방전자조달시스템으로 가서 전투기, 유무인 등으로 검색하면 여러 공고가 뜨는데
미래 전투기 등급분류 발전방향 연구
AI 기반 6세대 전투기 운용개념 및 발전방안 연구
등등 많이 나오니 뭔가 많이 연구하고는 있지만 그 내용은 다 비밀일 것입니다.
https://www.d2b.go.kr/search.do
하여간 하이급과 미들급 구분은 행동반경이 가장 큰 driver인데 미들급에게도 하이급만큼의 큰 행동반경을 요구하고 하이급의 행동반경은 더 커지지 않으면 결국은 둘을 합치자는 얘기가 여러 연구용역 보고서에 실려서 정책으로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래 전투기 등급분류 발전방향 연구 제안요청서 내용입니다.
https://www.d2b.go.kr/pdb/bid/bidAnnounceView.do?key=253
오, 전자조달 공고로 올라온 것 중에 흥미로운 공고가 많네요. 올려주신 등급분류 발전방향 연구를 보니 역시 저 같은 일개 밀덕이 생각할만한 사항은 이미 공군본부에서 생각해보고 있네요. 보니 핵심은 현재의 로우-미들-하이급 분류에서 미래에 적합한 분류로 넘어가겠다는 것 같은데, 이게 제가 본문에서 적은 기존 3단계 체계 내에서의 기체간 역할 및 분류 재정립 수준이 될지, 아니면 무인전투기 같은 기존 한국군이 운용한 적 없는 전력을 고려했을 때 아예 새로운 분류가 될지는 봐야지 알겠네요.
개인적으로는 F-35 시리즈의 향후 진화방향도 우리공군의 차기 전투기 확보에 변수가 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존 F-15, 16 도 시제기가 처음 날아오른지 50여년이 지나는동안 계속 진화해왔듯이 F-35도 2030년경이후 5세대를 뛰어 넘어가는 방향으로 개량하는걸 고민할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