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록을 아시나요?
아이들의 행복한 교육을 위해 올 3월에 임실 덕치초등학교로 농촌유학을 온 두무댁(37)은 얼마전 마을 이장님께서 일궈보라고 주신 작은 텃밭에서 더덕을 발견했다.
"제법 오래 된 더덕 같아." 시골에서 자란 남편은 말했고
"깨끗히 씻어서 얼른 먹자"고 두무댁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어제 덕치초등학교 벚꽃맞이가 끝나고 농촌유학을 온 가족들과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는 동안 한 학부모가 자연산 더덕을 가져왔었다. 남편이 워낙 더덕을 좋아해서 남겨놓는다고 남겨놓았지만 회사에 잠시 다녀오느라 늦은 남편에게 맛도 좋고 향도 좋은 자연산 더덕이 조금은 부족했을까.
남편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칫솔로 손질 후 생으로 잘라 아이들에게도 하나씩 권했다.
아이들은 너무 쓰다며 뱉었고 두무댁 부부는 몸에 좋다고 생각하니 맛도 좋았다.
1시간쯤 지났을까. 갑자기 구토가 나고 어지럽더니 오한에 설사까지....
급기야 조용한 마을에 119 구급차가 오게 되었다.순창 보건의료원 응급실로 옮겨져 식중독 처방을 받고 귀가하였다. 처방받은 약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쓴 물이 넘어오는 구토와 설사등이 심했고 오한까지 견디기 힘들었다. 결국 두무댁 부부는 전주병원에서 피,소변, 대변검사부터 내시경 그리고 심전도까지 모든 검사를 받고 입원하게 되었다.
위와 장기들이 많이 부었고 췌장수치가 일반인이 50이라면 두무댁은 500 남편은 1858에 이르렀고 더덕이라고 먹었던게 더덕이 아닐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최종병명은 세균성 식중독에 급성 위염, 췌장염, 결장염.
3일동안의 금식은 견딜만했다. 입원하였다고 걸려오는 전화와 문병 온 지인들이 터트리는 웃음은 두무댁 부부를 더욱 기운없게 했다.
"오래 묵은 더덕이라며?" 남편을 타박하기도 하고
18끼니의 죽을 먹고 토할 때는 " 이걸 모아 벽지를 발라도 되겠다."며 남편은 자조섞인 말을 내뱉기도 하였다.
더덕이 아닐수도 있다던, 더덕을 닮은 그 뿌리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지인은 사람들이 많이 오해해서 먹는 게 장록이라고 알려 주셨다.
장록은 한때는 생태계 파괴식물로 공포의 독초라는 오명을 쓰고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금은 여린순을 나물로도 먹고 뿌리는 상록이라고 하는데 독성이 있지만 강한 이뇨작용이 있기 때문에 한방에서는 이뇨제로도 쓰인다. 신장염 등으로 인한 부종에 쓰고 복수와 복장등에 처방되기도 한다. 그러나 유독성 식물로써 많이 먹으면 구토와 복통, 어지럼증, 두통 심지어 흥분등의 중독증상을 일으키므로 조심해서 써야 하는 약초이다.
[장록뿌리]
농촌으로 아시온 지 한달만에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지금은 건겅한 모습으로 돌아온 두무댁은 시골출신이라고 큰소리 뻥뻥치던 남편이 밖에서 채취해 오는 모든 식물들을 이제는 의심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아이들이 그 장록을 쓰다며 뱉지 않았더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이번일로 남편에 대한 약간의 불신이 생긴 것 외에는 '가족들의 건강과 소중함'을 느끼는 값진 경험이었다고 두무댁은 활짝 웃었다.
임실 은칠선, 정윤주 기자
첫댓글 재미있는 기사를 쓰셨군요~~
정말 큰일 날뻔했네요.
그치만 심각하지 않고 넘 잼나게 글을 써주셔서 웃으며 읽었는데~~ 앞으론 잘 살펴서 드세요!
글을 읽으면서 푸~하
푸 ^^
하하^^
장록의 독성에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어요.
정말 귀농의 신고식 톡톡이 했네요.
그래도?
웃을수 있는 정도이니 정말 다행입니다.
앞으로 조심하셔요.
건강잘챙기셔요^♥^
위험할뻔 했어요 살아서 다행~~^^
ㅎㅎ산에서 나는 나물들은 되도록이면 안드시는게 좋을듯 해요~~만에 하나 잘못 걸리면 정말 만에 하나때문에 저렇게 고생을 하며,심지어는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으니까요~~~좋은?경험 하셨네요~~^^*
오우~~
기사 좋아요.장록에 대한 공부를 따로 한듯~~
말로 듣던 것을 글로 읽으니 확~~실감나네요.
사진으로 보니 장록과 더덕은 완전 틀리게 생겼네.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남편이 그러셨군요.
시골에서 자라도 다알지는 못해요. ㅎㅎ
저걸 더덕이라고 드셨나니... 그저 웃음만 나오네요. 하지만 좋은 경험과 이런 좋은 글로 다른 사람들에게 교훈도 주고 기사도 마무리하고 일거양득이네요. 2탄은 도라지로 하시면 어떨지? 글에 생명력이 느껴지네요. 감사합니다.
전화로 안부 물으며 웃은 사람이~~~접니다.
걱정은 되었는데 새 나오는 웃음은 어쩔 수 없었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