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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는걸까, 아님 게으름 탓일까.
깬 시각이 오전6시30분. 예전 같으면 이른새벽에 주변산책과 구경으로 어슬렁거릴 시각인데.. 호텔창을 열고 주변을 살펴본다.
오전7시30분경 뷔페식당에서 느긋한 조식을 즐긴다.
30여가지의 간단부페음식이 입맛을 당긴다.
오전9시30분 집결.
10여분거리에 위치한 三元橋 역. 푸른라인 10호선이다.
삼원역에서 6정거장(GUO MAO 역)환승하여
다섯역을 거쳐 도착한 곳이 天安東門 역에서 하차.
지철요금이 2위안이다. 플라스틱승차권이 눈에 띈다.
최근에 서울수도권에 도입된 플라스틱승차권이 도입되었지만
5년 전에 재활용 플라스틱승차권이 도입되었던 북경지하철.
편리성이 불편함이 공존하는 상황들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전구역 동일요금이 적용되나보다. 지철내부는 서울지하철내부보다 2/3정도 크기다.
폭이나 높이가 상대적으로 낮아 효율성을 최대한 감안한듯한데
공간이 적다보니 상대적으로 갑갑한 느낌이 찾아든다.
북경지하철안내도.
우리네 지하철은 순차적으로 1호선,2호선,3호선,4호선..으로
순차적으로 되어있지만 북경지하철은 색다른가보다.
1호선(붉은라인). 2호선(군청라인) 5호선(붉은분홍라인) 8호선(녹색라인)
10호선(파란라인),13호선(노란라인)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런데 3호선,4호선,6호선,7호선,9호선,11호선,12호선은 어디로 사라진것일까????
오전10시 15분경.
천안문남문역을 내리는 한무리 군중들이 물밀려오듯 쏟아진다.
중국전역에서 천안문관광인파이다. 이렇게 더운날,구름처럼 몰려오는 인파들에
떠밀려 지하도로 향한다. 걷는다기보다 밀려간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천안문 지하출구에 마련된 임시검문소.
최근 신장 위구르지역 폭동사건으로 중국의 심장부인 천안문광장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불순분자(?)를 사전에 차단하자는 목적인가보다.
지상으로 난 지하도에 오르자. 나타난 곳이 우편에는 천안문이요.
좌편에서 천안문광장이라....천안문광장으로 나가 기념사진을 열심히 누른다.
주변이 어떻게 생겼던 다녀왔다는 고정관념만이 우선시 되기 때문이리라.
곳곳에는 중국지방에서 북경 구경나온 인민들의 삶이
쏟아지는 열기에도 아랑곳없다. 힘들얻 여행은 여행인가보다.
삶이란 마음먹기 달렸다고 했던가.
천안문광장에서 다시 지하도를 건너 천안문으로 향한다.
작열하는 태양은 또다시 열기를 뿜는다.
밀려드는 인파. 천안문을 거쳐 매표소에 이르지만 人山人海다.
오문주변에는 입장권구입을 위한 인파들이 그늘진 담벼락아래 모여앉아
열기를 피하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여기서도 만만디 정신의 진수를 보는듯하다.
여유로운 모습이라기 보다 어쩔수 없다는 느낌마져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갈수 없으리라는 상황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본다.
기다림의 연속. 오문담벼락 그늘막에 앉을수만 있다면 금상첨화다.
쨍쨍 땡볕에 비지땀을 흘리면 서있는 삶들을 본다.
단체티켓을 구입한 무리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넘본다.
간신히 담벼락그늘에 엉덩이 깔고 앉아 한숨 쉬면서 안도감에 젖어본다.
‘돈내고 사서 고생한다!’표현이 이 때가 딱이다.
사카린얼음이 개당 1위안, 얼린 얼음물이 2위안이 호객한다.
일행중 1위안 아이스케키를 건넨다. 한입베어문 순간. 또다른 천국을 경험한다.
오전11시30분.
가이드가 단체표를 구입해 나타났다. 기다림은 정녕 좋은것인가보다.
40여분이나 기다린 보람. 그래도 좋다. 들어가기만 한다면야!!
인간은 이렇게 상황이나 환경에 쉽게 동화되는가 보다.
자금성.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 백성은 단지 황제를 위한 도구였던 시절.
군주제시대에서 민주제시대로 시대흐름에 따라 세상은 바뀌었다.
조선시대. 동지사들이 연초에 천자를 배알하기위해 찾아왔던 곳.
과연 이곳에서 곳곳이 허리한번 제대로 펴봤을까?????
걸음걸이 조차 얼마나 거북했을까!!!!
자금성 위용에 눌려 말 한마디를 제대로 했을까!!!!
기를 죽이기 위해서는 규모가 상상을 초월해야
그 분위기를 누를수 있겠지...
그저 주는대로 받아왔을 당시의 시대상을 생각해 보면.....
생각은 상상의 날개를 달고 끝없이 흘러간다.
자금성 한컨에 마련된 궁중유물전시관.
명청시대 궁중유물을 보면서 매력에 빠져든다.
고대유물은 찬찬히 살펴봐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유적과 유물.
과거의 상상 속으로 생각하고 나래를 펼 수 있는 것이
더 없이 좋았다.
중앙길은 인산인해(人山人海). 무더운날.
폭염(暴炎)에도 불구하고 관광인파는 쓰나미처럼 밀려든다.
밀려드는 인파를 피해 외곽으로 난 길을 따라 나선다.
웅장하고 화려한 자금성은 말없이 바라보고있는데 삶들만
그렇게 살아가는 있는 듯 하다
난 안다. 황제의 근엄한 생활을 보면서 한편으로
내가 황제같은 나름의 꿈을 꾸며 당시를 회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수 있는
나만의 즐거운 호사(豪奢)를 누린다고 할까?????
현실은 힘들어도 상상은 즐거운것이 과거로의 여행아니껬는가!!!!
허기진 배를 움켜쥔다. 집사람은 참을만 하단다.
나는 배고프고 허기져 죽겠는데....
고궁을 빠져나와 담벼락 응달에 쭈구리고 앉아 일행을 기다린다.
고궁박물관 북문근경을 찍고있는데 궁색한 삶이 손짓한다.
주머니속에 잡히는 지전(紙錢) 3위엔을 주었더니 곧장 또 다른 삶이 달려든다.
이번에는 어린아이까지 합세(?)하여 달려든다.
주머니에는 잔돈이 없는데 자꾸만 집요하게 달려드는 통에 할말을 잃는다.
차라리 나누어 줄걸!! 생각했지만 생각뿐이다.
사진촬영이 방해될정도로 집요하다보니 나도 몰래 왕짜증이 솟구친다.
무더운 날씨에 집요함으로 이성이 흔들리고 감정이 앞선다.
일행과 합류하여 경산공원으로 향한다.
공원입구에 마련된 대형자기화분에 함초롬히 자리한 연꽃들이
수줍은듯 붉은미소로 반겨준다.
공원매점에서 판매하는 연씨에 집사람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남편은 고대유물에 눈멀고 집사람은 농산물에 눈 멀었다.
기어이 한봉지를 구입하면서 희희낙락한다. 서울보다 싼값이라면서
황홀(?)한 모습을 보면서 여행온 목적을 뒷춤에 찬 모양새같다.
공원초입 나무그늘막에서 규호씨의 공원유래를 듣고 길을 오른다.
굽이치는 길을 따라 숨을 몰아쉬며 오르자
일망무제(一望無際).
자금성이 손바닥에 올려놓은듯 클로즈-업된다.
산들바람이 한여름 열기를 밀어올린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순간 증발되어 솟구친다.
황금기와지붕이 한여름햇살에 투영되어 유리창처럼 반사되어
더욱 투명스럽게 보인다.
자금성.
빽빽한 삼림같은 황금색지붕을 이은 건물들만 조망(眺望)된다.
이렇게 자유로운 오늘날 입장에서 보면 온갖 권모술수(權謀術數)로 응축된
자금성의 옛날 모습을 상상하노라면 나도몰래 전율이 돋아난다.
삶과 죽음이 한끗차이라지만 첩첩산중(疊疊山中)처럼 이어진
구중궁궐(九重宮闕)과 그 사이를 장막처럼 둘러싸인 담장을 보노라면
삶의 생존을 위해 발부둥쳤을 당시의 삶을 생각하면 섬짓하게만 느껴진다.
일행은 길건너 저렴한 음식점에 앉아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지친심신,고픈속. 마파람에 게눈감추듯 음식이 바닥난다.
두부무침. 감자볶음,물고기조림,돼지고기무침,가지볶음무침,돼지고기탕 등등.
시장이 반찬이라했던가. 더위에 지친심신에 고픈창자속으로 냉장맥주가
들이키자 온몸에 전율이 일어난다. 사는맛이 이맛이라했던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했던가.
출발.
북해공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한결가볍고 경쾌해진다.
담소(談笑)하는 모양새도 더없이 밝아진다. 금강산이 식후경이듯
북해공원도 식후경이 제대로 맞는듯 하다.
북해공원에 핀 연꽃이 아름답다. 못이 아니라 연못이란 이름에 걸맞게
연꽃들이 못을 녹음방초(綠陰芳草)처럼 장식하고 있는모습이 눈이 시원하다.
커다란 잎사귀에서 늑늑한 인심을 보는듯하고
그 사이사이에 함초롬히 돋아난 연분홍꽃들이 방년(芳年)의 여인을 보는듯하다.
연꽃핀 연못을 배경으로 집사람을 사진찍으니
파인더에 안개가 낀듯 뿌연현상이 나타난다. 사람보다 카메라가 먼저 아는가보다.
사람은 자고로 때와 장소에 걸맞게 사진찍어야한다 했던가!!!!
북해공원 도선장에서 도선료 5위안을 주고 북해를 횡단한다.
북해에는 도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삼삼오오 배를 타면서 즐기는 모습이
보인다. 어쪄면 북경 소시민들의 여유로움이 한반도보다 더욱 여유롭게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저렴한 대중교통이용료나 일용한 양식의 저가격을 보면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
멀리서 조망(眺望)되는 북해 백탑이 위용스레보인다.
원나라시대 지은 라사식 불교의 흔적이리라.
저녁.
북경에서 유명한 왕부징으로 향한다.
2008 북경올림픽 이전과 달리 단정된 현대화된 모습을 보이지만
삶의 군상들은 전과 별반 달라진게 없어보인다. 물가만 더 오른듯 보인다.
초입에는 언제나 보이는 전갈꼬치구이,번데기들이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현대판 몬도가네가 즉석에서 벌어지고있는 모습.
초현대식 북경반점과 대조적으로 극과극의 대비를 보인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은듯 하다.
좁은 골목길 사이에 곡예하듯 접어든다.
한여름밤의 열기를 식히려는듯 인파들이 골목마다 진을 치고
먹거리잔치에 넋을 빼고 있다. 식도락풍광이 따로없다.
중국특유의 향이 골목길에서 베어나오자 집사람의 역정은 높아만 간다.
언제나 중앙통로길은 인산인해(人山人海)지만 뒷골목 풍경은 한산하다.
한바퀴 휘-휘- 돌아 이면(裏面)골목으로 접어들자 고요한 풍경(風景)이 자리한다.
마치 초파일연등처럼 중국연등이 검은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홍등(紅燈)이 검은장막아래 붉게 수놓은듯 펼쳐진다.
야외식당에 앉아 음식식단을 보지만 감감할뿐,,,
아치 옆에서 맛난음식을 먹는 이국인의 음식에 손짓발짓.
그렇게 말없이 소리없이 맥주를 닭고기국수를 안주삼아 들이킨다.
무미건조(無味乾燥)한듯 국물맛에 뭔가 2% 부족.
여행용 간편책자속에서 겨우 찾아낸 고춧가루 단어를 찾아
주인장에게 내밀자 소금과 함께 쏜살같이 가져다 준다.
말이 먹통이니 몸짓이나 손짓까지 동원된다. 답답하다.
더운열기만큼 내 가슴도 답답하다. 조국에 돌아가면 반드시 해결하리라고
굳게 맹세하지만 조국공항에 내림과 동시에 망각에 늪에 빠져버리는
세월이 벌써 몇해인가!!!! 아무래도 내머리 자체가 2% 부족한가 보다.
늦은 시각.
일행모임장소에서 동떨어진 곳에서 한참을 기다리다 합류한다.
아무래도 다음여행부터는 반드시 로밍을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로밍이라도 해야 로맹(路盲)이 되지 않겠지!!!!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오니 심신은 묵은지처럼 늘어난다.
사는게 이런겐가! 하면서 행복에 겨운 심신을 추스르며 내일을 기약한다.
북경지하철
왕부징거리
첫댓글 잘 보았읍니다.....
새롭내요 수고 하셨서요
ㅎㅎ 선생님~ 자금성 태화문 앞의 서양 아가씨는 언제 찍으셨대요.ㅋㅋ 사모님 옆에 계셨죠? ^^
남자는 항상 옆눈을 보는 선천적 습관이 있지 않을까요! 규호씨는 예외이지요....그래야 살아남을 테니깐요!
대단하세요~~ 잘 보고갑니다^^
로밍을 로맹으로 비유 표현한 단어가 새롭게 느껴집니다..
여름인가요? 날씨가 더워보이네요
멋있다`~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