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성단소 연수를 신청하게 된 계기는 음악수업을 좀 더 잘하고 싶은 바람과 학예회 지도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습니다.
선생님이 된 후로 말을 많이 하다보니 목이 상했고 그 뒤로 노래를 부르는 것을 피하게 되고 저 스스로 음악수업을 즐기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중에 학예회 발표를 위해 아이들에게 오카리나를 지도했는데 음악수업에 오카리나를 활용하니 변성기가 와서 가창을 피하는 학생들도 좀 더 즐겁게 음악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악기가 가창을 꺼려하는 많은 사춘기 학생들에게 음악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국악은 교과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고 단소는 전통악기 중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고 값도 저렴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음악수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렇게 단소연수를 신청했습니다.
단소는 저도 중,고,대학교에서 모두 배웠었습니다. 하지만 소리가 잘나도록 취구에 입술을 대는 것, 바른 입술모양을 하는것, 적절한 세기와 위치에 바람을 불어넣는 것은 언제나 어려웠고 단소는 배우기 어려운 국악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유연성단소에서 가장 놀랐던 점은 소리를 내지 말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연수의 중반부가 넘어가도록 선생님께서는 소리를 내지 말라고 하시며 유연성훈련만을 강조하셨습니다. 초반에는 매일 반복적인 유연성 훈련을 하는 것이 쉽지만 재미있지는 않았기에 단소에 대한 흥미가 좀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말씀대로 소리를 내려고 하지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단소를 입에 대자마자 바로 소리가 나고 자연스럽게 정간보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2주째에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오고 단소로 연주를 하는 것이 즐겁고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배운 방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준다면 아이들도 소리에 대한 부담없이 쉽게 단소를 연주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도 생겼습니다.
소리는 내는 것이 아니라 오는 것이라는 홍인표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매일 매일 실감할 수 있었고 유연성훈련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던 연수였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배운 것은 가르치는 사람이 즐거워야 배우는 사람도 즐거울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연수내내 단소를 가르치는 것을 너무나 즐거워하시는 교장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나도 아이들에게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가르쳐야 아이들이 좀 더 즐겁게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항상 웃는 얼굴로 즐겁게, 열심히 가르쳐주신 홍인표교장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