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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국립극장 미르
점잔 빼지 말고, 몸으로 즐겨라!
기타리스트 최희선 X 고구려밴드 ‘꿈의 아리랑’
최희선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기타 테크니션(technician)이다. 그는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밴드 ‘위대한 탄생’의 마스터로 조용필과 함께 호흡을 맞춰왔다. 위대한 탄생을 거쳐간 기타리스트는 수없이 많다. 그들 대부분이 한국 기타리스트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다., 그러나 최희선처럼 그 자리를 꾸준히 지켜온 기타리스트는 없다. 이 얘기는 조용필이라는, 폭넓은 장르에 대한 욕심과 사운드에 대한 실험성, 다양한 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대중성을 고루 갖춘 우리 시대 슈퍼스타의 깐깐한 안목을 고루 만족시킨 기타리스트가 바로 최희선이라는 것이다.
소리를 진두지희하는 남다른 사운드 감각, 최희선
최희선의 역할은 단순히 조용필 뒤에서 반주만을 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는 2003년 잠실 주경기장에서 펼쳐졌던 조용필의 35주년 기념 스타디움 공연을 비롯해 초대형 무대에 어울리는 웅장한 사운드와 그 안에 섬세한 연주까지 살려내는 세심한 소리를 진두지희하며, 사운드에 대한 남다른 감각을 자랑해왔다. 기타리스트 최희선의 소리에 대한 깐깐한 태도와 이를 연주로 구현해내는 능력은 분명 한국 최고의 자리에 있다.
그러나 그에게도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 지난 2013년 [Another Dreaming]이라는 기타 연주 솔로 앨범을 발매하긴 했지만, 여전히 최희선이라는 기타리스트 앞에 그 자신만의 음악이 무언지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장르에 대한 의문이 아니라, 연주자로서 그만의 스타일에 대한 의문이다. 모든 것을 다 잘하는 것과 특별한 자기만의 색깔을 음악으로 구현하는 것은 분명 전혀 다른 영역에서 작동하는 과정이다.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려 등장한 첫 연주음반에는 무언가 과잉이 있었다. 세션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며 실현시키지 못했던 자기 음악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너무나 가감 없이 한몫에 쏟아냈던 것이다. 그 결과 개별 곡에 담긴 연주 기술의 완성도와 별개로 앨범 전체를 규정하는 색깔이 사라진 결과물이 되었다.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세션 기타리스트인 스티브 루카서(Steve Lukather), 데이비드 T. 워커(Davis T. Walker), 마이클 랜도우(Michael Landau) 같은 이들이 상업적인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콘셉트를 가진 자기 음반을 발표했는지 곱씹어볼 대목이다.
이처럼 1%가 아쉬웠던 기타리스트 최희선이 고구려밴드와 함께 공연을 기획한다는 소식에 귀가 번쩍 뜨였다. 고구려밴드가 지금까지 시도해왔던 아라리록(혹은 아리록)의 독창성이 최희선에게 줄 수 있는 영감은 어떤 것일까. 또, 최희선이 일궈온 균형 잡힌 사운드에 대한 감각이 고구려밴드의 사운드 매무새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정통하드록과 아라리의 능청스러운 동거, 고구려밴드
2005년 [주색만찬]으로 앨범 데뷔를 한 고구려밴드는 강원도 아라리와 록을 연결시키는 시도를 해온 보컬리스트 이길영을 주축으로 한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기타리스트 양안복, 베이시스트 서민석, 그리고 이길영 세 멤버는 굳건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핵심 멤버들이 10여 년 동안 흔들림 없이ㅏ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은 고구려밴드는 단순히 얄팍한 쇼비니즘으로 하는 반짝 밴드가 아님을 증명한다.
2008년 작품 ‘광부’는 이들이 이 시대의 시대정신을 아라리의 화법과 해학으로 승화시킨 진짜배기 로커임을 증명해낸 쾌작이었다. 고구려밴드의 음악에서 핵심은 정통하드록과 아라리의 능청스러운 동거에 있다. 펜타토닉(pentatonic, 다섯 음계) 스케일을 기초로 해서 만들어진 기타와 베이스 연주는 블루스라는 뿌리에 깊이 기댄 록을 만든다. 여기서 두 장르의 정서적 만남이 이뤄진다. 블루스는 느리지도 어둡지도 않다.
대부분은 쥐뿔도 없는 아프리카계 미국 하층민이 자신의 비루한 현실을 애써 외면하며 성적 능력이 뛰어나다느니, 돈이 엄청 많다느니 허풍을 떠는 얘기로 채워져 있다. 양반에게, 관에게 뜯기는 민초들의 하루하루를 이어나가게 해주는 아라리는 지독한 해학으로 배배 꼬인 농을 쳐가며 현실을 가로지른다. 결국 블루스와 아라리는 약자의 무기라는 점에서 같은 결이다. 최희선의 공통분모도 실은 여기에 있다. 최희선은 조용필의 음악을 30년 이상, 세대를 초월해 한국인의 일상을 어루만져준 노래를 연주해왔다. 장르적으로는 타령, 트로트, 록, 디스코, 신스팝 등이 겹쳐지는 방대한 음악세계이기도 하다.
필자는 일전에 고구려밴드에 대한 글에서 앉아서 감상하는 노래가 아니라 몸으로 느끼고 즐기는 음악이라 이야기한 바 있다. 이번 여우락 페스티벌의 [꿈의 아리랑] 공연은 젠체하기보다 몸으로 반응하는 음악을 꾸준히 펼쳐온 두 팀의 만남이다. 막연히 물리적인 결합이 되지 않을 것임은 고구려밴드와 최희선이 걸어온 바로 그 개성 있는 발자취 속에서 쉬이 예상할 수 있따. 그러나 이 둘이 어떤 화학적 결합을 이뤄낼 것인지는 함부로 예단할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이번 공연이 기다려진다. 걸진 한판이 될 것이다. 점잔 빼지 않고 즐길 수 있는 7월 19, 20일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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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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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두 분야가 만나 새로운 탄생을 이루는 것을 콜라보레이션이라고 한다. 이번 주에는 IT 기술과 음악의 만남, 국악과 현대음악의 만남 등 문화 예술 분야에서 자리 잡고 있는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소개한다.
◆ IT와 음악, 강연과 콘서트가 만났다 : 차정인 기자의 'IT 콘서트'
'빅데이터, 웨어러블, 사물인터넷'
어디선가 들어봤지만 어렵게만 느껴진다. 최신형 스마트폰이 있지만 쓰는 애플리케이션은 카카오톡이 유일하다. IT, 외면하면 뒤처질 것 같고, 가까이하기엔 너무 어려운 그대다.
이런 고민에 공감하는 이들을 위해 준비된 무대가 있다. KBS에서 IT 전문 프로그램 '차정인 기자의 T 타임'이 방송 100회를 맞아 특집 공개방송 'IT 콘서트'를 개최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이번 무대에는 가수 남궁연과 페퍼톤스, 카이스트 정하웅 교수와 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이 출연해 공연과 강연이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인다.
강연에서는 IT분야의 화두인 웨어러블과 사물인터넷(IOT)을 다룬다. 매직에코 최형욱 대표가 '웨어러블과 IoT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주제로 강연한다. 카이스트 정하웅 교수는 '데이터는 당신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주제를 다룬다. 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도 '당신의 상식은 여전히 상식적인 것인지'라는 주제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전문적인 강연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술과 음악의 만남이 돋보이는 가수들의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슈퍼스타K2'에서 '엄친딸'로 주목받은 가수 김소정은 멀티터치 테이블을 이용한 공연을 하고, 미디어 아트 그룹 '태싯'이 컴퓨터와 영상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소리의 세계를 선보인다.
또 카이스트 출신 밴드 '페퍼톤스'의 무대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남궁연의 공연이 이어진다. 남궁연은 재즈의 거장 '냇킹콜(Nat King Cole)'의 아리랑을 영상과 그래픽으로 표현하는 무대를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IT는 재미있(it)다! 그것(IT)을 알려주마'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2014 IT 콘서트는 18일 저녁 7시 30분부터 KBS 신관 라디오 공개홀에서 진행된다. 24일부터는 KBS 인터넷뉴스를 통해 풀영상이 서비스된다.
◆ 판소리와 피아노, 아리랑과 록의 만남 '2014 여우락' 페스티벌
가장 한국적인 음악 판소리와 가장 세계적인 악기 피아노가 만나면 어떤 선율이 펼쳐질까. 이뿐만이 아니다. 기타와 베이스, 장고, 꽹과리, 컴퓨터 사운드까지 한데 어우러졌다.
한국의 대표적 여성신화인 '바리공주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구성한 소리꾼 한승석과 뮤지션 정재일의 만남 '바리abandoned' 이야기다.
바리 신화에 당대의 삶을 투영하고 판소리와 피아노가 교차하며 버림과 버려짐, 용서와 희망을 노래한다. 갈등과 분열, 소외와 상처로 얼룩진 인생에 위안을 주는 구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극작가 배삼식의 탁월한 구성력과 맛깔스러운 대사가 극의 매력을 더한다.
정통 록과 아리랑의 만남. 기타리스트 최희선과 고구려 밴드가 만났다. 최희선은 가수 조용필의 밴드 '위대한 탄생' 리더로 20년간 활동 중이다. 고구려밴드는 아리랑(Arirang)과 록(Rock)을 접목하여 '아리 락(Ari Rock)'이라는 장르를 만들어 냈다.
이들의 만남은 귀에 익숙한 록 명곡이 사물놀이와 가야금을 만나 위대한 재탄생의 한 굽이를 지나고 명창의 절창과 어우러지는 무대를 꾸민다. 한국음악을 소재로 대중음악의 재해석과 함께 록에 기반을 뒀지만 서로 다른 유전자의 록이 만나는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선보인다.
이 두 공연은 국립극장 '2014 여기, 우리 음樂(악)이 있다(이하 여우락)' 페스티벌의 일환이다. 올해는 우리만의 음악이라는 경계를 지우고 세계 속의 음악이라는 주제로 범위를 확장했다. 7월 한 달간 101명의 예술가가 참여해 각 분야의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선보이며 한국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판소리와 피아노의 만남, 한승석과 정재일의 '바리 abandoned'는 19일~20일 오후 8시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열리고, 아리랑과 록의 만남 최희선 & 고구려밴드 '꿈의 아리랑'은 오후 7시 국립극장 KB국민은행 청소년 하늘극장에서 공연된다.
http://news.kbs.co.kr/news/NewsView.do?SEARCH_NEWS_CODE=2895435&re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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