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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제가 얘기했던 NCAA 유럽산 전학생/신입생 관련, 첫 번째 글입니다. 이번 글 주인공이 소속된 학교는 NCAA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대학이고, 최근 감독이 바뀌었기에,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하기 전, 잠시 삼천포로 빠지겠습니다.
일단 이번 글 주제가 되는 인물의 대학은 바로 최근 감독이 바뀐 사우스이스턴 컨퍼런스(Southeastern Conference, SEC)의 켄터키대입니다. 2024년 4월, 켄터키대는 오랜 시간 감독직을 맡았던 존 칼리파리가 아칸소대로 자리를 옮긴 이후,
1996년 켄터키대 NCAA 우승 주역 중 한 명이자, 2023-2024시즌까지 브라검영대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마크 포프를 새로운 감독으로 영입했습니다.
이제 ‘칼리파리 시대’를 지나, 포프 감독이 새롭게 그리는 2024-2025시즌의 켄터키대에 대해, 궁금해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 글 시작하기 전에, 그 이야기를 먼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담으로, 최근 ESPN에서는 좀 이른 시기에, 2024-2025시즌, NCAA Top 25(예상)를 발표했는데, 켄터키대를 23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참고 자료+
포프 감독의 컨셉은 브리검영대 시절만 놓고 보면, “트랜지션, 3점 슛” 등, 현대 농구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2023-2024시즌까지 포프 감독이 머물렀던, 브리검영대는 “파이브 아웃” 형태의 공격을 즐겨 사용했으며,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 패스를 매우 중시했고, 벤치 선수들에 대한 활용도 또한 매우 높았습니다.
실제 2023-2024시즌 기준으로, 브리검영대 경기당 평균 어시스트는 18.5개로 NCAA 3위, 어시스트 턴오버 비율(1.73개, 6위), 벤치 득점(33.5점, 5위) 또한 상위권이었습니다.
또한 브리검영대의 3점 슛과 관련하여, ‘기록’만 놓고 보면, 포프 감독이 얼마나 3점 슛을 중시하는지 잘 알 수 있다고 봅니다.
2023-2024시즌, 브리검영대는 경기당 평균 32개(총 34경기에서 1087개)의 3점 슛을 시도했고, 이는 디비전 1팀 중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습니다. 평균 성공 개수도 11.2개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참고 자료+
https://x.com/RadiusAthletics/status/1778811516923326695
https://x.com/timothywlamb/status/1804624829930197450
사실 켄터키대는 칼리파리가 있었던 시기, 뛰어난 전미 신입생들을 많이 리쿠르팅한 뒤, 곧바로 NBA에 진출시키는 ‘원 앤드 던’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나 포프 감독은 부임 이후, ‘칼리파리 그림자’를 지우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는 바로 나이가 있는 NCAA에서 경험이 많은 5학년들인, 라몬트 버틀러(188cm), 코비 브레아(198cm), 잭슨 로빈슨(201cm), 앤드류 카(211cm) 등을 대거 영입했습니다.
그리고 그 대열에, 지금 소개할 에스토니아 출신 농구 선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로 2001년생 커 크리사(191cm)가 그 주인공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2019-2020시즌이 중간에 중단되면서, NCAA는 2020-2021시즌, 모든 대학 농구 선수에게 5년간 대학을 다닐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였는데, 2020-2021시즌에 1학년이었던 크리사 역시 이 혜택을 받게 되어, 켄터키대에 편입하면서, 5학년생이 되었습니다.
+참고 자료+
https://lanthorn.com/81318/sports/understand-the-ncaa-covid-19-eligibility-extensions/
-> Last year, the NCAA granted student athletes the ability to extend their own eligibility if their team was affected by the COVID-19 pandemic. Student athletes normally have five years to play four seasons of their sport. The NCAA extended this eligibility into six years to play all four seasons.
그는 애리조나대(2020-2023), 웨스트버지니아대(2023-2024)에서 활약한 에스토니아 출신 메인 볼 핸들러이자, 슈터로 활약한 바 있으며, 켄터키대에서는 벤치(주전은 샌디에이고 주립대에서 전학을 온 라몬트 버틀러(188cm))에서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앞에서 말했지만, 포프 감독은 벤치 득점을 매우 중시하는데, 이번에 실력 있는 대학의 베테랑 선수들을 많이 영입하면서, 2024-2025시즌, ‘10인 로스터’로도 팀을 운영할 수 있다고 봅니다(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에서도 이와 관련된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참고 자료+
과거 크리사가 애리조나대 신입생으로 들어가던 시기에, 유럽에서 이 친구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어, 밑에 링크를 올리겠습니다.
+참고 자료+
https://blog.naver.com/tre43/222069659560?trackingCode=blog_bloghome_searchlist
+기행으로 NCAA, 국제대회에서 유명세를 탄 크리사+
크리사는 애리조나대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올라섰고, 3학년 때까지 주축으로 뛰게 됩니다.
이 시기 크리사와 같이 뛰었던 동료들은 베네딕트 매써린(196cm), 데일런 테리(201cm), 크리스찬 콜로코(213cm), 펠레 라르손(196cm) 등, 지금은 NBA에 진출해 있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여담으로 크리사(에스토니아)를 비롯하여, 매써린(캐나다), 콜로코(카메룬), 라르손(스웨덴), 아주올라스 튜벨리스(208cm, 리투아니아), 오우마르 발로(213cm, 말리)에 이르기까지, 팀의 주전 및 핵심 벤치 가운데, 비미국 선수들의 비율도 매우 높은 팀이기도 했습니다.
애리조나대에 있었을 때, 크리사는 여러 가지 독특한 행동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뒤에서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애리조나대 팬들에게는 많은 사랑을 받고, 팀원들에게 사기를 올릴 수 있는, 활력소이자, 에너자이저라고 볼 수 있지만,
상대팀에게는 상당히 얄밉고, 베드 보이(Bad Boy)로 보일 수 있는, “Love or Hate” 유형의 행위를 보여줬다고 봅니다.
실제로 바스툴스포츠(barstoolsports)에서는 크리샤 관련 기사 제목에, ‘Asshole(Every Great College Basketball Team Needs An Asshole - Meet Arizona's Kerr Kriisa, The Best Asshole In The Sport)’이라는 단어를 쓰기도 했고,
One37pm에서는 대학농구 최고의 빌런이라는 제목으로, 크리사와 관련된 기사를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뉴욕 타임즈에서는 크리사를 두고, “대학 최고의 트러블메이커”( Kerr Kriisa, college basketball’s best new troublemaker, is right in the middle)라고 칭한 바 있습니다.
+참고 자료+
https://zonazealots.com/2022/01/16/kerr-kriisa-player-love-hate-play/
https://www.one37pm.com/sports/kerr-kriisa-college-basketball-villain
이건 제 생각인데, 매써린이 과거 르브론 제임스에게 “그가 나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라는 발언을 했던 적이 있는데, 이번에 크리사와 애리조나대를 조사하면서, 매써린이 이 시기 애리조나대 팀 분위기도 영향을 좀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크리사의 몇몇 기행 사례를 얘기해보면,
예를 들어, TCU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85-80으로 승리한 뒤, TCU 핸드 사인(뿔개구리의 뿔을 상징하는)을 본인이 해서, TCU 팬들을 자극하는 장면을 보인다든지,
+참고 자료+
https://www.youtube.com/watch?v=v2Yz9OHOQts
콜로라도대와의 경기(76-55 승)에서는 팍스스포츠 아나운서들에게, ”누가 이 심판들을 초대했냐?(글 내용을 잘 살펴보면, 판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라는 도발적인 멘트를 날리기도 했습니다.
+참고 자료+
https://zonazealots.com/2022/01/16/kerr-kriisa-player-love-hate-play/
The evaluation comes on the heels of Kriisa’s brazen moment on Thursday evening in which he confidently walked up to the FS1 announcers and asked “who invited these refs?” after a questionable call. The Wildcats went on to route the visiting Buffaloes by a 77-55 final.
아울러, 슛을 성공시킨 뒤, 이렇게 코트에 키스하는 독특한 세리모니를 했으며, 오른쪽 어깨 부상을 안고, 나선 경기에서 자유투를 던질 때, 갑자기 왼손으로 슛 폼을 바꿔 성공시키는 재치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참고 자료+
https://www.youtube.com/watch?v=eQ8B0EXxxIE
https://x.com/davidblattman/status/1634045137922805764
https://x.com/davidblattman/status/1634045959129686017
크리사의 ‘기행’은 NCAA뿐 아니라, FIBA가 주관하는 국제 대회에서 계속 이어졌습니다.
2022년에 열린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83-104 패), 에스토니아(크리사)와 슬로베니아 간의 경기에서 NBA 댈러스 매버릭스의 루카 돈치치(201cm)와 얽힌 사건을 한 번 언급해보겠습니다.
이 경기에서 돈치치가 3점 슛 파울을 범했고, 심판에게 항의했는데, 크리사가 손가락을 흔드는 액션(돈치치의 반칙이 맞다는 뜻입니다.)을 취하면서, 돈치치와 트래쉬 토크를 주고받았습니다.
경기가 끝난 이후 크리사는 “우리(에스토니아 선수들을 뜻함)는 사람들이 우리를 그냥 밟도록 놔두지 않습니다. 누가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면, 우리도 대답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물론 돈치치와 관련하여. 경기에서의 신경전은 접어두고, “루카는 루카다. 그는 훌륭한 선수고, 오늘 밤에도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라는 칭찬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참고 자료+
"We don't let people just step on us," Kriisa said after the game. "Otherwise, we could have just stayed in Estonia and not even come here. If somebody says something to us, we talk back. He showed a reaction, so it means it's pretty easy to get into his head too.“
"Luka is Luka," Kriisa praised the Slovenian star. "He's a great player, and he played great tonight.”
+크리사 vs 슬로베니아 전 하이라이트(14점)+
https://www.youtube.com/watch?v=bnJZyCk7ZCA
+2023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슬로베니아 vs 에스토니아 풀 경기+
https://www.youtube.com/watch?v=QXEiHMSL9jI
->하늘색 유니폼 77번이 돈치치, 하얀색 유니폼 77번이 크리사
+박스스코어+
https://www.fiba.basketball/basketballworldcup/2023/european-qualifiers/game/2508/Slovenia-Estonia#|tab=boxscore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켄터키대에 전학을 간 이후, 크리사는 본인이 달기로 한 백넘버 77번을 두고, 물론 어디까지나 유머지만, 이렇게 말했습니다.
돈치치가 77번을 달기 이전부터, 내가 77번(실제로 잘기리스, 애리조나대에서 크리사는 계속 77번을 달았습니다)을 달았기 때문에, 돈치치가 본인의 번호를 훔쳤다고 말했습니다. 이 인터뷰를 보고 한참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참고 자료+
https://x.com/JansonHoskinsCC/status/1788969242362097722
그래서 NBA에 진출한다면(개인적으로는 많은 나이, 약한 피지컬로 인해, NBA 진출은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댈러스에 합류하여, 돈치치와 한 팀이 될 경우, 굉장히 재미있는 그림이 그려질 것 같습니다.
물론 크리사는 NCAA에서 이런 독특한 행동으로만 주목받았던 농구 선수는 아닌, 실력도 확실한 유망주였습니다.
크리사가 있던 시절, 애리조나대는 Top 25에 늘 들었던 대학이었는데, 크리사는 2학년부터 3학년 때까지 계속 팀의 주전으로 경기에 나섰던 이였습니다.
+크리샤 애리조나대 시절(2학년, 3학년) 개인 기록+
2021-2022시즌 33경기 평균 29.6분 9.7점(3점 슛 33.6% 80/238) 2.5리바운드 4.7어시스트
2022-2023시즌 35경기 평균 31.1분 9.9점(3점 슛 36.6% 83/227) 2.4리바운드 5.1어시스트
+크리사의 애리조나대 시절 하이라이트 모음+
https://www.youtube.com/watch?v=GTFcRhND6qM
https://www.youtube.com/watch?v=xx62tWLdaLM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2) 편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피에쑤_ 크리사 글과 관계는 없지만, 이 정보는 글을 위해, 크리사와 관련하여, 조사를 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아직 국내 언론, 농구팬들에게는 덜 알려진 사실인 것 같아,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NBA 마이애미 히트에는 NCAA에 있었을 때, 같은 컨퍼런스에서 라이벌 팀의 주력으로 치열하게 맞붙었던 선수들이 한솥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바로 라르손과 하이메 하퀘즈 주니어(201cm)입니다. 이 둘은 Pac-12 컨퍼런스의 애리조나대(라르손), UCLA(하퀘즈 주니어)에 있었고, 둘은 실제 경기에 나왔을 때, 공격과 수비에서 맞서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이제 NBA에서 같은 팀에 있기에,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밑에 짧은 영상과 하이라이트를 올리겠습니다. 물론 애리조나대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비던 크리사도 볼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2022-2023시즌, Pac-12 챔피언십 경기에서 하퀘즈 주니어를 제치고, 인 유어 페이스에 성공한 라르손+
https://www.youtube.com/shorts/8uoC7-O_rNQ
+2022-2023시즌 Pac-12 챔피언십 애리조나대 vs UCLA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BoMABYJGv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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