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도사리(2011-6-3-038호)≫
-정영인(징검다리-
(주제) 해피 버스데이(Happy Birthday!
- 시인 오탁번(1943 ~
시골 버스 정류장에서
할머니와 서양 아저씨가
읍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제멋대로인 버스가
한참 후에 왔다
―왔데이 !
할머니가 말했다
할머니 말을 영어인 줄 알고
눈이 파란 아저씨가
오늘은 월요일이라고 대꾸했다
―먼데이
!버스를 보고 뭐냐고 묻는 줄 알고
할머니가 친절하게 말했다
―버스데이 !
오늘이 할머니의 생일이라고 생각한
서양 아저씨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해피 버스데이 투 유 !
※ 통역 없이도 대화를 트는
저 할머니의 말심(心)이 대단하다.
오늘을 ‘버스의 날’로 만드는
“서양 아저씨”도 참 예쁘다.
버스가 올 때마다 저 아저씨는 박수를 치겠지.
버스운송사업조합에서
감사패라도 전달할 일이다.
사실은 전국에 영어 전문가들이 산다.
☞ 경상도 할머니는 말끝마다 기념일(day)을 만들고,
☞ 전라도 할머니의 말은 늘 진행형(~ing)이다.
☞ 강원도 할머니는 말할 때마다 손(danny)을 내밀지.
☞ 충청도 할머니가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you)은 또 어떻고.
저 할머니들을 뵐 때마다
표준어 규정 따위는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권혁웅·시인> - 중앙일보에서-
◐ 주저리주저리 ◑
시(詩 )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읽기 쉬운 시와 난해(難解)한 시이다.
나 같은 1차원적이고, 새대가리(鳥頭)에겐
도대체 그 속에 담긴 시인(詩人)의 마음을
엿볼 수가 없다.
나는 그저 읽기도 쉽고,
담긴 뜻을 이해하기 쉬운
시를 좋아한다.
정지용의 「향수(鄕愁)」, 천상병의 「귀천(歸天」등.
- 왔데이! → 버스데이! → 해피 버스데이 투유! -
“왔시유? 그래씨유!, 먹었데이, 어데에?, ”
말은 만국 공통어인가 보다.
2011 . 6 . 3 osh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