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으로 일본에 와서 느낀 점으로 일본 종교에 대하여 잠깐 글을 올립니다.
일본의 종교가 무엇인가? 일본에는 불교(佛敎)와 신도(神道)가 함께 있습니다. 자연발생적인 신도가 먼저 있었는데, 이후 불교가 도입됩니다. 불교는 국가 체제 형성과 함께 발전하였습니다. 불교는 신도와 융합됩니다. 지금도 일본은 신사와 절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에서는 불교보다 신도가 더 시원적인 종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불교는 일정한 교리와 가르침이 있습니다. 삶의 의미와 행동의 규범에 대하여 말합니다. 예전 막부 시기에는 절은 교육기관을 대신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신도는 그저 자연 그리고 종족 자체와 같다는 느낌입니다. 신도에는 어떤 교리가 없습니다. 그저 자연의 신비하고 영험한 기운에 경외감을 가지고 선조들에 의지하며 현재 인간의 삶에 행복과 안전을 비는 원초적인 감정 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 신도를 인류의 유아기적 종교 감정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종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신도와 불교는 분업화되어 있습니다. 죽음, 장례, 제사, 납골당 등 내세의 영역에 대한 것은 주로 불교 사찰에서 담당합니다. 반면에 신도는 아이의 탄생, 성장, 결혼, 성공, 축제, 새해 인사 등 현세의 건강과 행운을 담당합니다.
그래서 일본에는 신사가 아주 많습니다. 거창한 신사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신사는 자연 및 거주 공간과 함께 있습니다. 숲, 바위, 폭포, 바닷가, 해안 절벽 등지에 신사가 많습니다. 도심 주택가에도 신사들이 있습니다. 주민들은 그들의 생애 주기를 신사와 함께 합니다. 태어나서 한 달 후 신사에 참배하고, 3, 5, 7세가 될 때 또 신사에 참배합니다. 성인식은 국가적으로 각 지역마다 치러지지만, 동시에 각기 또 신사를 찾습니다. 성공, 합격, 건강을 기원하기 위하여 틈틈히 신사를 찾습니다. 새해맞이도 신사에서 합니다. 이를 하츠모우데(初詣)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신사 그리고 불교 절은 상상 이상으로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일본의 편의점 숫자보다 신사와 절의 숫자가 더 많다고 합니다. 실제로 신사의 숫자는 10만개가 넘는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일본은 종교적인 나라입니다. 신도의 나라라고 생각됩니다. 메이지 유신으로 근대화되면서 소위 국가 신도가 되어 종교 근본주의와 군국주의가 결합되어 일본과 세계에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일본 천황은 원래 일본 신도에서 제일의 제사장이었습니다. 일본 민족을 대표하는 종교 주재자인 것입니다. 앞으로도 천황은 그러한 역할에 그쳐야 할 것입니다.
아래 오키나와 신사들 사진 몇 장 올립니다.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나미노우에 신사( 波上宮 )'입니다. 우리 말로 하면 파도 위의 신사라는 뜻입니다. 해안가 산호초 바위 절벽 위에 있습니다. 여기서는 안 보이지만, 그 옆에는 '호국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오키나와에서 가장 오래된 절입니다.
나미노 우에 신사 정면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우측에 호국사 입구가 보입니다. 호국사는 지금 공사 중이어서 전모를 볼 수 없었습니다. 신사 입구에 젊은 여성들이 후리소데 성장 차림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나미노우에 신사와 호국사 바로 옆에는 '아사히가오카 공원'이 있는데, 이 공원은 마치 추념의 공간과 같습니다. 공원 곳곳에 여러 위령탑들이 있습니다. 이 사진은 그 공원에 있는 '쓰시마 마루 호' 희생 학생들을 위한 '코자쿠라(작은 사쿠라)' 위령탑입니다. 태평양 전쟁에서 오키나와 전투를 앞두고,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 어린 학생들을 본토로 소개시킵니다. '쓰시마 마루'라는 배에 8백 수십명의 학생이 승선하여 본토로 가던 중 미 해군의 공격을 받아 침몰하고 맙니다. 결국 학생들 7백 수십명을 포함하여 1천명이 넘는 승객들이 사망하게 됩니다. 한편 그 사건을 추념하는 '쓰시마 마루호 기념관'이 바로 나미노우세 신사 그리고 아사히가오카 공원 바로 옆에 있습니다.
여기는 후텐마 신사( 普天満宮 )입니다. 2026년 1월 1일 새해 첫날 가보았습니다. 날씨가 굿고 추웠는데, 사람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새해 참배, 하츠모우데(初詣)를 하러 나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