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5일. 세울배 마스터부 경기가 열리고 있는 부천종합운동장에는 용호상박, 파워풀하면서도 빠른 공들이 화려하게 오가고 있었다. 1년에 수없이 많은 대회가 열리지만 12월에 열리는 대회는 특별하다. 경기 결과에 따라 연말 랭킹을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름 석자대면 누구라도 알 만한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랭킹을 확정짓기 위해 뛰고 있었다.
10년 전, 카토 카타 국생체 세 단체 모두 연말 랭킹1위로 휩쓸던 일명 터미네이터 조동호를 만났다. 60세가 다 된 나이지만 여전히 좋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었다.
조동호는 “그간 사업에 매진한다고 대회출전을 못했다”며 “일요일에 열리는 대회는 즐겁게 참석하려는 노력중이다”고 했다. 또 “과거에 비해 동호인들의 실력이 엄청 업그레이드되어 놀라울 정도다”며 “어릴 적부터 라켓을 잡은 동호인들은 선수출신들처럼 수준급 경기를 한다”며 감탄을 자아냈다.
고운섭은 “카토 마스터부는 선수출신 지도자들이 많이 출전하기 때문에 페어가 탄탄하다”며 “특히 마스터부 우승 1회 우승자들도 3년이 지나면 풀려 바이스들이 견고해 긴장된 플레이의 연속이다”고 했다.
카토 마스터부 규정에는 초등선수 출신 35세, 중등 40세, 고등 45세부터 뛸 수 있어 순수 동호인들이 한 수 배우기 좋은 기회라고 한다.
마스터부 본선경기와 함께 한쪽에서는 11월 16일에 남겨 둔 신인부 4강전이 열리고 있었다. 4강에서 고전을 하던 최인수 김대환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동아리 때부터 라켓을 잡았으나 2년 전부터 대회 출전하기 시작했다는 김대환은 “4강에서 긴장한 탓에 경기를 못 풀어 힘이 들었다”며 “멘탈이 흔들릴 때마다 파트너 최인수 선배가 잡아주고 몸은 자동 반응을 할 때까지 레슨해 준 안성근 코치님이 만들어 주어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쉽게 준우승한 박정훈은 “신인부 첫 입상이다”며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지 못하고 다양한 구질의 볼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숙제가 남았다”고 전했다. 시상식 주변에는 휴일이라 응원하러 나온 지인들이 많이 모여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 빛났다.
올해 8년째 세울배를 운영하고 있는 조영님 대회장은 “초심을 잃지 않고 첫 마음 그대로 동호인들의 불편에 귀 기울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마지막 대회라서 그런지 특히 마스터부 출전자가 많아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었다”고 했다. 세울배는 동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현금과 안성맞춤 인삼으로 대회 상품을 준비해 더욱 참가자들을 만족시킨 대회라는 평이다.
신인부 대회결과
우승
최인수 김대환(인천논현,부턴중동)
준우승 이정환 박정훈(과생테)
문선우 송원진(필탑, 강일)
김병득 임원규(백두산,맨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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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실내코트에서 열린 7-ELEVEN 배 개나리부 결승
우승-성현경 김은경(굿모닝,YTS)
준우승-오인화 권해율(목요, 안양어머니)
응원하러 온 갤러리들과 우승 준우승팀
귀뚜라미 실내코트에서 열린 7-ELEVEN 배 개나리부 결승
12월 17일 오후 6시. 고척동 귀뚜라미 실내코트를 방문했다. 전국대회인 7-ELEVEN 배 개나리부 결승전이 열리고 있는 그곳에는 응원하기 위해 나온 갤러리들이 많았다.
클리너까지 갖춰 청정한 고급 실내코트로 알려진 귀뚜라미코트. 주중에 코트 임대료가 시간 당 한 면에 4만원하는 그 비싼 코트에서 결승전을 한다는 것은 놀랄만하다. 일반 동호인대회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결승에 올라온 두 팀은 12월 4일 예선부터 4강까지 마치고 2주일 가까이 기다렸다. 본부에서는 두 팀 모두에게 충분히 몸을 풀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풋폴트를 보기 위해 7-ELEVEN 팀의 라인즈맨까지 준비된 경기장은 진진한 결승다운 현장이었다.
성현경 김은경 팀과 오인화 권해율팀.
오인화 권해율팀의 시작이 좋았다. 2대0으로 리드하면서 세 번째 서비스에서 노에드가 네트에 맞아 한 게임을 주면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성급한 샷으로 연속적인 에러가 이어지면서 일순간 세 게임을 내 주던 오인화팀은 혹 역피박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한 템포 느리게 경기운영을 바꾸면서 한 게임을 더 따 3대 5. 하지만 차분하게 위닝샷을 날리던 성현경의 날카로운 발리 샷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3대 6으로 게임은 막을 내렸다.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성현경은 “결승하는 날을 기다리며 같은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파트너랑 많은 연습을 했다”며 “윤석경 코치님을 비롯해 YTS 클럽과 굿모닝 회원들이 온 마음을 쏟아주어 오늘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또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주중에 대회를 많이 참가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노력한 것에 대한 결과로 우승트로피를 받으니 뿌듯하고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또 다른 우승자 김은경은 한 쪽에서 울고 있었다. 우는 이유를 묻자 “미안하고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며 “초보시절부터 지금까지 키워 준 박선희 언니랑 함께 우승하지 못한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또 “그간 여러 차례 개나리부 입상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며 “위기가 올 때마다 파트너가 잘 리드 해 주어 우승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개나리부 첫 준우승한 오인화는 사업을 하면서 작은 시간을 쪼개어 대회에 출전하는 중이다. 오인화는 “경기중반에 페이스를 잃어 흔들린 것이 패한 원인이다”며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는 더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또 “추운 날씨에 선수들을 배려해 실내코트에서 경기할 수 있게 해 준 대회운영본부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최근 개나리부들은 파트너를 구할 때 지인들의 추천을 받으면 바로 파트너를 하지 않는다. 먼저 추천을 받고 경기장에서 직접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파트너를 할 지 안할지 스스로 선택한다는 것. 그것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고 그만큼 파트너 선택에 신중을 기한다는 것.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결과
우승-성현경 김은경(굿모닝,YTS)
준우승-오인화 권해율(목요, 안양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