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知者樂水)라 했다.
거창한 고사성어를 굳이 들이대지 않더라도 작금의 폭염에는 이만한 피서방법이 없을 것이다.
과학문명이 발달하고 진화하지만 요산요수(樂山樂水)야말로 현대 인간들에겐 어쩜 영원한 스테디셀러(steady seller)로 각광을 받을 것이다.
동대산(東大山)은 옥계계곡과 하옥계곡을 끼고있는 대표적 여름산행지다.
행정구역으론 포항에 속하지만 동해안을 돌아 영덕에서 접근을 해야 하므로 영덕의 산으로 각인된다.
지난날 ☞ 바데산~동대산을 한바퀴 돌았지만 이번엔 동대산에서 서쪽으로 흘러내리는 마실골과 경방골
경방골은 인간의 손때가 많이 묻어 등로가 정비되어 있고,이정표도 촘촘히 박혀있다.
그러나 마실골은 아직 사람의 흔적이 많지 않아 원시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계곡을 따라 민가가 여러 채 있었지만 60년 대 김신조사건 이후 오지주민 소거정책에 따라 사라졌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이 마실을 다니던 길이라는 이름에서 마실골이라 불린다.
69번 지방도의 산행 들날머리 사이의 거리가 2.8km로서 35분 정도가 소요되므로 여름날 산행으로 유일한 흠이라 하겠다.
그래서 우리는 접근할 때 먼저 마실골부터 올라 경방골을 내려올 계획.
파트를 크게 세부류로 나눠 진행한다.
산행코스: A) 옥계유원지-잠수교(새다리)-마실골-능선-바데산갈림길-동대산-물침이골-경방골-신교-옥계유원지(5시간 30분)
B) 옥계유원지-신교-경방골-물침이골-동대산-바데산갈림길-644봉-안부-비룡폭포-경방골-신교-옥계유원지(4시간 30분)
C) 옥계유원지-신교-경방골-물침이골-동대산(U턴) * 능력에 맞춰...


옥계유원지는 행정구역이 영덕군으로 옥계유원지 버스정류소가 있고 옥계매점식당이 있다.

커다란 안내판이 섰고,이곳에도 팔각산 들머리가 있다.

앞에 보이는 조그만 건물이 매표소(관리직원이 없다.)이고 그 옆 옥계계곡으로 내려감으로서 산행이 시작된다.

..

북적대던 피서 인파들은 이제 한 풀 꺾인 것 같다.

잠수교를 건너 계곡을 따라 들어간다.

우측에는 옥계매점식당이 있고,여기에도 팔각산 등산로입구라 적힌 안내판이 있다.

잠수교를 건너 돌아본 모습

우측 병풍바위(屛風巖) 아래에 ☞ 침수정
조선 정조 8년 손성을이 지은 침수정이다.
침수정(枕漱亭)의 이름은 중국 역사서 `진서` 손초전에서 나오는 침석수류(枕石漱流) 즉, `돌을 베개 삼고 흐르는 물로 양치질 한다`는 문장에서 따온 말이다.
세속을 떠나 유유자적하던 옛 선비의 생활상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경북매일>

930번도로 아래에 터를 잡은 침수정.

새로 놓여진 옥녀교. 좌측으로 옥녀교가 닿아있는 산자락에 바데산 들머리가 열려있다.

승용차 여나믄 대를 댈 수 있는 주차장과 옥녀교가 닿아있는 지점에 바데산 들머리.

안내판에 동대산 7.8km(4시간 40분)는 퍼뜩 이해가 가지 않는다.
동대산(경방골) 입구인 신교까진 딱 5분 거리.

신교를 건너기 전 좌측으로 동대산 경방골 진입로가 열려있다.

B,C팀을 경방골로 안내하고 우리는 신교를 건너 마실골로 향한다.

도로가 우측으로 크게 휘는 곡각지점을 질러가기 위하여 가옥쪽으로 난 길을 기웃거려 보다가 도로를 따라가기로 한다.
이 지점에서 회원 한 분과 헤어지고...

비포장 도로를 터벅터벅 걷는다. 다행히 구름도 좀 끼여있고 산들바람도 불어 그리 힘들진 않다.

30분이 조금 넘어 하옥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나타난다.(신교에서 걸었을 때 첫다리)
이쯤이 마실골 들머리 같은데,잠수교가 아니다. 그렇다면 다리를 새로 놓았나??
오늘 합류한 일일회원이 "아직 삼분지 이밖에 못 왔어요.삼분지 일을 더 가야돼요" 한다.(아~ 이분이 트랙을 갖고 있능갑다.)
그래서 이 지점을 통과한다.

피서객들이 피서를 즐기는 계곡을 두번째로 건너서 차량이 대있는 좌측 계곡을 따라 소로를 걸어 들어간다.

에고~ 여기가 어데고?
하옥리 버스종점(포항학생야영장)이다. 그렇다면 지내왔다. 알바다.빠꾸.(정확히 8분을 더 지나쳤다.)

잠수교는 없어지고, 새로 반듯한 다리가 놓인 마실골 진입의 지형지물. (사진을 찍기위하여 다리위에 올라...)

우리가 걸어 들어온 옥계계곡 방향을 바라본다.(등 뒤에는 포항학생야영장 방향)
빨간 실선은 마실골 진입길.
여기에서 잠깐! !
단체 산행시 옥계유원지에서 하차하고 경방골을 올라 마실골을 내려오면 옥계유원지로 원점회귀하려면 거의 한시간을 도로를 따라 걸어야 한다.
그렇다면 버스를 하옥리 포항학생야영장 버스종점에 대기시킨다면 마실골을 내려와 10분이내 거리다.
대신에 버스는 내연산수목원과 샘재를 빙빙둘러 이제는 포장된 하옥교(구 향로교)를 지나 들어와야 하는 또다른 애로사항이 있다.
* 빨리 비포장 좁은도로(포항시 하옥리~영덕군 옥계계곡,약 5km)를 버스가 다닐 수 있도록 정비해주길 기대해 본다.

밭 둑을 지나 하얀 천막이 쳐진 곳이 마실골.

마실골은 좁은 협곡으로 열려있다.(계곡 우측으로...)

계곡 입구에 사망사고지점이란 경고판이 붙었는데,수량이 풍부하다면 작은 폭포와 소가 천혜의 알탕장소가 될 텐데...

우선 밥부터 먹고보자.
그리고 화려하고 이름난 무슨무슨 계곡에 견주지 마라.
수더분한 마실골이야말로 말 그대로 청정계곡이니..

느긋하게 식사도 하고,시원한 냉막걸리도 마시고,디저트도 곁들이며,마지막 따끈따끈한 커피한잔의 여유까지 챙겼다.

그리고는 수더분한 계곡을 따라 이웃집 마실가듯 오른다.

마른 장마속 가뭄에 계곡은 허연 잇빨을 송두리째 들어내고 있다.

간간히 가는 물줄기가 졸졸거리는...

마실골.

초보자도 오를 수 있을만큼 위험하지 않은 그길을...

깊은 숲그늘을 머리에 이고...

오르다 보면 제법 그럴사한 폭포와 소도 만난다.

한참이나 오를수록 계곡은 한결같이 처음의 모습으로 다가오고...

억겁의 세월을 지켜왔다.

많은 이가 찾아주지 않아도 그 모습 그대로 뽐내지도 않고,우쭐대지도 않고...

난 이 지점이 능선으로 붙는 줄 알았다.(계곡이 갈라지는 사이의 능선길)

그런데 아니었다.
다시 계곡으로 내려서서...

15분을 더 계곡을 따라,혹은 살짝 에두르며 들어가야 했다.

작은 지계곡을 건너고...

두계곡 사이의 작은 능선으로 올라 붙는다. 사진은 작은 능선으로 올라 돌아본 모습인데,좌측과 우측에 ^ 자 모양의 계곡이 갈라져 있다.

능선에 붙은지 불과 20여 분 만에 작은 둔덕같은 주능에 올라섰다.
바라보이는 방향은 내연산 삼지봉...우리는 우측에서 올라왔다.

뒤따라오는 일행들과 합류한 후 룰루랄라♬♭어깨를 나란히 한 후 동대산으로 향한다. 여기에서 10분남짓 걸릴 것이다.

바데산갈림길(우측 아래로...)을 만나고,우리는 직진.

바데산갈림길의 이정표(바데산은 일단 주차장 방향을 따른다.)

민가 터를 만나고...

정상에 닿는다.

동해바다 조망은 꽝이다.

산악인 추모비를 지나...

..

물침이골에 내려선다.

이곳도 역시 장마 속 가뭄을 비켜가지 못했다.

계곡을 따라 내려서면...

이름이 더 화려한 육단폭포 안내판이 있지만 언 넘이 언 넘인지 긴가민가 하고...

무늬만 계곡을 아쉬움 곱씹으며 내려선다. 호박소까지만 가면 두 계곡이 합수되어 수량이 넘쳐날 것이다.그러면 벼르고 벼르던 알탕을...흐흐

비룡폭포 갈림길(우측 0.4km,15분)이다. 이 지점이 합수지점.

비룡폭포 갈림길 이정표.

뻥 뚫린 하늘을 담고있는 호박소.
아예 헤엄을 쳤다. (선녀들은 호박소 와폭의 상류쪽에서 선녀탕을 꾸린 모양.) 
..

고개를 드니 기암과 괴목이 하늘과 맞닿아 있고...

다시 하산을 재촉하는데...

또다시 하늘이 뚫린다.

명경지수(明鏡止水)가 따로 있는가? 명경지수로 가는 지름길이 예 있는데...

역광을 피하여...

방향을 트니...

선녀들의 모습도 넘 아름답네.^^

뒤론 작은 이끼폭포가 맑은 경방골을 말해준다.
이 쯤되면 오늘의 산행피로는 얼추 가셔질 것.

원시계곡에서나 볼 수 있는 작은 이끼폭포.

암반 폭포와...

와폭도 만나고...

이제는 계곡을 벗어나...

신교 경방골 들머리에 내려선다.

이제 10분 남짓이면 옥계유원지 주차장에 닿을 것인데...
회장님한테 전화가 온다. 이제 마실골을 벗어나 도로에 내려섰다고 하니 우리보다 딱 35분 늦을 것이다.

침수정이 보이고,팔각산의 여덟 봉우리가 드러난다.
이제 산행이 끝나는데,하산시간이 예상한 시간보다 한참이나 오버다.
삼겹살에 소주맛이 기가 찬데, 에고~뒷꼭지가 자꾸 근질근질하다.
"이병두 고문님 죄송함다.꾸~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