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부모님 걱정에 발 안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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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화자씨와 아들 이학진씨가 두 손을 꼭 잡고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 "부모님 모두 편찮으십니다. 아버지는 뇌출혈로 더는 제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시고, 어머니는 시력을 점점 잃어 시각 장애인이 되셨습니다."
아들 이학진(21)씨가 안타까운 가족 상황을 말하다 고개를 숙였다. 두 눈을 꼭 감은 채 이야기를 듣던 어머니 김화자(51)씨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15일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에서 만난 모자(母子)는 아픈 마음을 꾹꾹 눌러가며 가족 이야기를 이어갔다.
남편 이영수(65)씨는 2012년 뇌출혈을 일으킨 후 사람을 거의 알아보지 못한다. 이미 1993년과 2003년 두 차례 뇌출혈을 겪었다. 이씨는 병원신세를 지고 나서도 한쪽이 마비된 몸을 이끌고 생업을 위해 공사판을 다니고, 폐휴지까지 주우며 생계비를 벌어왔다. 현재 요양병원에 있는 이씨는 간병인 도움 없이는 식사와 대소변을 해결하지 못한다. 가족은 매주 한 번씩 찾아가 얼굴만 보고 올 뿐이다. 그런 아빠는 누군가 찾아오면 말없이 미소만 짓고 만다.
아내 김씨는 어느 날 TV를 보다 눈이 침침해지더니 두 차례 수술에도 결국 시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2005년 시각장애 판정을 받아 아들이 초등학생일 때 모습만 뇌리에 남아있다. 결혼한 큰딸(27) 집을 찾아가면 할머니가 왔다며 반기는 손주 얼굴은 본 적조차 없다. 3살배기 손주는 할머니에게 먹을 것을 직접 입에 넣어준다.
김씨는 "제가 시각장애인이 된 후에도 남편은 밤이면 늘 함께 운동하자며 손을 꼭 잡고 밖으로 데리고 나갔는데, 이젠 서로 알아보지 못한 채 살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아들 이씨는 지난해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휴학한 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장학금을 받으며 착실히 학교생활을 해온 이씨는 몇 달 후면 군 입대를 해야 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엄마를 위해 밥을 하고, 장도 알아서 봐 오는 든든한 아들은 차마 어머니가 걱정된다고 말하지 못하는 눈치다.
현재 모자는 정부 임대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다. 전세금 1000만 원이 재산 전부인 이들은 매달 장애수당 등 정부 보조금 90만 원가량으로 생활하고 있다. 남편 요양병원 입원비로만 50만 원이 든다. 큰딸 사정도 좋지 않아 도움을 전혀 주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당뇨약을 먹는 김씨에겐 약값이 더 들어가고 있다. 혈당수치만 조금 낮아진다면 망막수술로 오른쪽 눈 시력을 조금은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은 남아있다. 하지만 수술비는커녕 당장 아들 입대 후 가사도우미를 부를 수 있는 여윳돈은 한 푼도 없다.
김씨는 "누워만 지내는 남편을 위해 더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마음이 아프다"면서 "저 또한 혼자 어떻게든 더듬더듬 밥해 먹으며 지낼 수 있지만, 아들이 또래들처럼 즐거운 대학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제가 군대에 가면 어머니를 모시고 운동시켜드릴 사람이 없어서 걱정된다"며 "우리 가족 모두가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 손잡고 냇가에서 뛰놀던 때처럼 건강과 웃음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후견인 : 안재숙 수녀(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사회사업팀장)
이학진씨 가정은 부모님께서 전혀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데다 아들마저 군대에 가야 하는 가슴 아픈 상황입니다. 아들이 입대하더라도 어머니께서 큰 걱정 없이 지내실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께서 도움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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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진씨 가족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24일부터 30일까지 송금해주셔야 합니다. 이전 호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8)에게 문의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