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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 이맘때쯤이면 충남 서산 운산면은 전국에서 가장 ‘핫플레이스’로 꼽힐 겁니다. 탐방객들의 차량 행렬로 가는 곳마다 아연 활기가 넘칩니다.
수선화축제가 열리는 유기방 가옥과 서산 한우목장의 드넓은 초지에 조성된 벚꽃산책로 그리고 ‘청벚꽃’과 ‘겹벚꽃’이 절정의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개심사는 반경 5km안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운산면엔 겹벚꽃 명소인 문수사와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마애여래삼존상'도 있죠. 꼼꼼히 둘러보려면 1박2일은 걸릴 거예요.
하늘이 온통 파랗고 햇볕이 강렬한 지난 주말 내년 트레킹 사전 답사를 겸해 서산한우목장과 개심사를 찾았습니다.
양쪽 모두 어찌나 차량이 붐비던지 주차하는 것도 쉽지않았어요.
‘한때 ‘JP(김종필) 목장’으로 알려졌던 한우목장은 2024년 무려 15년만에 개방됐습니다. 면적이 무려 11.17㎢(337만 평)이니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공식 명칭인 '한우개량사업소'로 부르면 왠지 관청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서산한우목장으로 불리더군요)
1980년 전두환 정권이 JP의 부정 축재 재산을 몰수하면서 목장도 국고로 환수됐고, 이후로 이곳에서 농협이 한우 개량사업을 벌였습니다. 현재 씨수소 266두를 포함해 소 2964마리가 있다고 하는데 초지 일부에 조성된 2.1km의 데크로드를 걷는 동안 소는 한마리도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구제역을 차단하기위해 축사에 가둔 듯 한데 5월~7월 사이엔 목초지를 몰려다니며 풀을 뜯는 소들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테크로드엔 500m의 벚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는데 지난 주말엔 벚꽃이 모두 진 상태라 얼마나 아쉬웠는지 몰라요. 그래도 데크로드를 걷다보면 사면이 펑 뚫려 눈 맛이 시원하고 한국에서 보기 힘든 광활한 초지가 무척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줍니다.
다만 이 곳을 방문하려면 4월 벚꽃철이나 눈이 소복히 쌓인 한겨울이 좋은듯 합니다.(그늘이 없는 여름엔 뜨거워서 걷기가 힘들거예요). 특히 겨울엔 일본 영화 ‘러브레터’에서 나카야마 미호(얼마전 53세의 짧은 삶을 마감했죠)가 오타루(훗카이도)의 눈덮인 벌판에서 외쳤던 ‘오겡끼데스까’ 장면을 국내에서 촬영한다면 바로 이곳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에 목초지 데크로드 전망대에 서면 강원도 평창의 눈덮인 '안반데기' 못지않게 비현실적인 설경을 보여줄것 같아요.
개심사는 이 곳에서 1.8km 떨어져있습니다. 개심사를 품에 안은 상왕산(象王山)은 서산한우목장과 연결돼있어 목장측에서 통제만 하지 않는다면 산 능선으로도 걸어서 왕래할 수 있죠. (7년전 마애삼존불상에서 시작해 용현자연휴양림을 거쳐 개심사까지 트레킹할때 목장도 가려했으나 통제하더군요)
이날 목장~개심사간 도로는 짧은 거리지만 상춘객들이 몰리면서 사찰 800m 전방에 있는 저수지 입구부터 극심한 정체로 사찰 주차장까지 가는데 30분이 걸렸습니다.
이 때문에 중간에 차를 돌리고 싶은 것을 꾹 참고 갔는데 결론은 ‘탁월한 선택’이 됐습니다. ‘청벚꽃’과 ‘왕벚꽃(겹벚꽃)’이 너무 이쁘게 폈기 때문입니다. 아담하고 소박하고 고풍스런 사찰은 꽃에 파묻혀 '꽃대궐'이 된듯한 분위기입니다.
개심사는 백제의 마지막왕인 의자왕 시절에 창건(654년)된 사찰로 불국사보다 100년이나 앞선 고찰이죠. 이곳은 특히 국내에서 보기 드문 연녹색의 ‘청벚꽃’ 두 그루로 유명합니다. 무엇보다 청벚꽃은 이 절 아니면 볼 수 없다고 합니다. 마침 우리 일행이 방문한 날이 절정인 듯 선명한 빛깔이 얼마나 고운지 모릅니다.
청벚꽃은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이 있는 대웅전과 명부전 앞에서 시선을 사로잡는데 3월 하순에 방문한 전남 구례 화엄사 흑매화가 단정하고 고고한 매력을 발산한다면 개심사 청벚꽃은 자유분방하고 은은한 자태를 뽑내는듯 합니다.
꽃을 바라보며 폰카를 찍는 수많은 탐방객들의 얼굴엔 한결같이 미소가 가득합니다. 나 역시 멀리서, 정체를 뚫고 찾아온 보람을 충분히 느꼈습니다. 꽃을 마음껏 감상하며 사사로운 근심을 털어냈습니다. ‘마음을 여는 절’(開心寺)이라는 이름이 상기되는 순간입니다.

첫댓글 개심사에서 한우 목장까지 걸어가는 코스 2025년에 다녀왔는데
4.8km, 1시간 30분 쯤 걸리더라구요.
꽃피는 시기를 맞춘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죠
작년에도 청벚꽃이 살짝 졌을 때 가서 아쉬웠습니다.
좋은데 다녀오셨네요.
내년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차가 밀리는데도 사전답사하시느라
수고많으셨어요~~♡
예산 고덕 태신목장-국화도 코스 추천합니다.
5월 하순에 태신목장에는 보라빛 수레 국화가 목장초지에 꽉 채워 피는 시기
전국에서 사진 작가와 모델들이 몰려드는 시기이구요
물 때 맞춰서 국화도 가면 올망졸망 작은 섬들 사이를 트레킹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