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칼빈의 믿음론, 기독교강요 제3권 2장 19(1559년 라틴어 최종판 완역, 문병호 옮김, PP.76-77)
19. 부분적(部分的)이나 전체(全體)를 비추는 믿음
요약하면 이러하다.
첫째,
우리는 심지어 가장 작은 한 방울의 믿음이라도
우리 안에 스며들게 될 때 비로소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평화롭고, 고요하며, 관대한 얼굴을 관조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비록 그를 멀찌감치 바라보나
너무 뚜렷하게 알게 되어 결코 미혹에 빠지지 않게 된다.
둘째,
우리는 끊임없는 진보(進步)를 이루어야 하고
앞을 향하여 나아가는 것이 마땅한바,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하나님께 가까워지게 된다.
말하자면, 그에 대한 시야(視野)가 더욱 확실하게 열리게 된다.
우리가 보듯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知識)으로 조명(照明)된 마음일지라도
처음에는 많은 무지에 둘러싸여 있으나,
그 무지는 점차 걷혀지고 만다.
그 마음은, 비록 어떤 것에 대해서는 무지하고,
무엇을 식별하기는 하되 모호하게 함이 없지 않으나,
그것 자체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아는 확실한 지식을 즐기는 것을 방해받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지식(知識)이 믿음의 첫 번째 부분이자
가장 주요한 부분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어떤 사람이, 태양의 광선이
아주 좁은 문을 통하여 비껴 들어와
절반만 비취는 듯이 보이는 감옥에 갇혀 있어
실로 태양의 전경에 대한 시야를 박탈당하였으나,
그의 두 눈은 사라지지 않는 밝은 광채를 응시한 채
그 모든 유익을 누리는 것과 같다.
이렇듯
우리는 지상의 몸의 족쇄에 묶여
짙은 어둠 속에 우리의 모든 부분이 그늘져 있지만,
아주 작은 한 줄기의 광선이라도 하나님의 빛이 비추이어
우리가 그의 자비(慈悲)를 되비추게 될 때,
우리 속에는 더할나위 없이 견고한 평정(平靜)이 조명(照明)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