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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말쯤 되었을까, 아내가 기상이 시험 끝나는 5월 연휴때 가족여행을 가자합니다.
"어디로?"
"일본."
일본을 무슨 옆 동네 마실가는 것처럼 얘기합니다.
4월에 나와 아내는 각각 업무차 해외출장이 잡혀있는지라 살짝 거부해 봅니다.
"4월에 해외출장가는데, 힘드니 담에 가자."
사실 저는 해외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는 우리 음식에 너무 길들여져(실은 아내 음식에 길들여져) 있어 외국나가면 제 아무리 맛있다는 음식이라도 한 입 먹어보면 그 뿐입니다. 제 입에는 별로라는 얘기지요.
간혹 음식의 독특한 향에 질겁하기도 합니다. 특히, 중국, 태국 등...^^
그래서 차선책으로 달랜 곳이 남도 중의 장성과 담양입니다.
담양의 명성이 높았고, 안가본 곳이기도 하고, 장성이 담양과 접해있어 한묶음으로 가 보고자 했습니다.
사실 전라도 음식이 맛있다는 이유가 한 몫했고, 아내도 이에 선선히 동의합니다.
▲ 5월 10일, 토요일. 황금연휴의 길막힘을 우려해 새벽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전남 장성'입니다.
▲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고창JC'에서 장성-담양간 고속도로로 바꿔 탄 후 '장성물류IC'로 내려 설 예정입니다.
▲ 첫 방문지는 '홍길동테마파크'입니다.
처음 진입하여 눈에 띈 것이 야영장입니다. 현재 공사중이며, 완공되면 캠퍼들에겐 또 하나의 전진기지가 생기는 셈이지만, 취향에 따라 아닐 수도 있습니다...^^
장성군은 홍길동의 도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여기저기 다니다보면 홍길동 이름을 차용한 간판이 많이 눈에 띕니다.
민선 지자체장으로서 장성군수가 장성군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홍길동이란 캐릭터로 내세운 것이지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주식회사 장성군'이라는 책도 나와 있더군요.
장성군의 투자유치를 위해 공무원의 서비스를 개선하고, 문화컨텐츠를 개발하여 관광수익을 올렸다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 캠핑장 전경입니다.
▲ 화장실도 깨끗합니다.
화장실 외부등이 특이해서...
▲ 대규모 행사때 유용한 장소입니다.
잔디밭에 야외스탠드가 깔끔하게 되어 있습니다.
▲ 길 위에 홍길동의 산채가 있습니다.
▲ 산채 입구에서.
▲ 산채의 집안 내부입니다. 모닥불을 필 수 있고, 아궁이가 내부로 들어와 있습니다.
삼각대에 더치오븐보다는 꼬치에 꿰어 돌려 굽는 돼지나 꿩 구이 정도가 어울려 보입니다.
▲ 산채에서...
▲ 산채 앞 전망대입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면 아래와 같이 보입니다.
▲ 테마파크 전경이 시원합니다.
▲ 왼쪽으로 기와집으로 된 홍길동생가가 보입니다.
▲ 홍길동생가 건너 가는 목교위에서...
▲ 이번 여행내내 큰넘(영맨)은 사진에 풍광을 담기에 바빴습니다.
▲ 찍은 사진을 들여다 보고 있군요.
▲ 홍길동생가 입구입니다.
▲ 대문을 건너니 홍길동이 부친 앞에서 무릎꿇고 앉아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아래에...
▲ 정실부인은 책을 읽고...
▲ 생모는 자수를 놓고 있습니다.
첩의 아이를 '서자'라 하고, 첩이지만 기생의 아이를 '얼자'라 하는데, 홍길동은 얼자라 합니다.
서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 마굿간은 당나귀 두마리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귀엽지요?
▲ 홍길동 생가를 복원하며 장성군수가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장성군수가 명예욕이 많은 것인지, 공무원이 원래 그런 것인지 모르지만, 곳곳에 장성군수 명의의 공적비나 안내문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죽어도, 기념비에 새긴 이름은 남는다는 속셈이겠지요!
▲ 생가 앞에서 두 모자가 투호놀이를 하며 활짝 웃어봅니다.
▲ 화살이 제법 근사하게 날아갑니다만 통에는 성공시킨 한발만이 계면쩍게 담겨있습니다...^^
▲ 홍길동전시관.
홍길동이야기를 홀로그래픽이라 하나요? 입체영상으로 보여줍니다.
어린 친구들이 좋아합니다.
▲ ...
홍길동테마파크는 아직 진행중입니다.
중앙정부의 예산이 매년 조금씩 지원되어 방식으로 개발하는 관계로 2012년 완공예공이라 합니다.
입장료, 주차료 등 전부 무료입니다.
▲ 필암서원으로 가 봅니다.
필암서원은 조선 중기의 유학자이자 서예가인 하서 김인후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곳이라는데, 학문을 닦도 제사를 지낸던 곳이라 합니다.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가 공동으로 '2008남도투어랠리' 행사를 하고 있군요.
▲ 정문인 '확연루'.
우암 송시열이 쓴 글씨라 합니다.
▲ 필암서원 편액.
고풍스런 색과 글씨가 잘 어울립니다.
▲ 서원의 벽에는 '백녹동학규'라는 이름의 필암서원 학규가 걸려 있습니다.
오늘날의 교육목표라고 할까요?
'부자유친'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저 같이 한문에 약한 현대인을 위해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 '처사지요'(일을 처리하는 중요한 요점)같은 구절은 공직자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공적 일을 행하는 모든 이가 새겨야 할 금언입니다.
▲ 경장각내의 유물들.
▲ '문정공하서선생동상건립기'가 있는데... 자세히 읽어보진 않았습니다....^^
▲ 서원 앞의 푸르른 나뭇잎을 쳐다보는 아내.
오월의 나뭇잎은 연녹색으로 참 예쁩니다.
다음 코스는 '요월정원림'입니다.
원림은 집안에 자연을 인공으로 꾸미는 일본이나 중국식 정원과는 개념이 다른 우리나라 고유의 정원입니다.
자연 손상을 최소화하고 자연에 어울리도록 구조물을 배치하는 것이 원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담양의 '소쇄원'이 있지만, 그 곳은 내일 둘러 볼 예정입니다.
요월정원림은 네비에서 엉뚱한 위치로 표기되어 주민에게 물어 물어 힘들게 찾아갔습니다.
▲ 입구 표지석.
달을 맞이하는 정자란 뜻의 요월정이니 이 곳에서 보름달을 본다면 얼마나 정취가 있을지 기대됩니다.
▲ 조선 명종때 김경우란 분이 풍류를 즐기기 위해 만들었다는군요.
하서 김인후 선생도 이 곳에서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겼다 하니 풍광의 아름다움이 꽤 괜찮았나 봅니다.
지금은 인근에 비닐하우스, 공장도 보이고 해서 예전의 아름다움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 ...
▲ 정자에 앉아 바라본 풍경입니다.
▲ 정자 아래 시멘트 바닥에서는 크로바 모양의 이름모를 풀이 예쁘게 올라 왔습니다.
▲ 정자 앞 난간에 기대어 한 컷.
▲ 두 모자가 손잡고 내려옵니다.
고등학생이지만 엄마에게는 아직 애기입니다.
▲ ...
이제 옛날 교육기관이라는 '장성향교'로 가 봅니다.
▲ 유학을 교육시키기 위하여 지방에 설립한 국가교육기관이라는 향교.
▲ ...
▲ 아뿔사!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보수 공사중이라 내부를 볼 수 없었습니다.
이제 점심먹으러 갑니다.
장성의 맛집 중 추어탕과 젓갈이 맛있다는 '제성이엄마손맛 로타리식당'엘 갔습니다.
▲ 나와 기상이는 추어탕, 아내와 장남은 젓갈백반을 주문했습니다.
결론은 추어탕은 정말 맛있었고, 젓갈은 아니었습니다.
장성, 담양이 모두 장성호, 담양호를 끼고 있어 민물고기 음식이 맛있답니다.
장성, 고창, 함평 쪽은 소고기 음식 또한 유명하다지요.
▲ 추어탕으로 체력을 보충한 후 오후의 일정을 시작합니다.
오후의 일정은 장성의 보물숲인 '축령산휴양림'과 인근의 '금곡영화마을'입니다.
▲ 괴정마을을 지나 축령산 입구에 들어서니 녹음과 그늘이 시원해 보입니다.
▲ 조금 오르니 축령산의 편백나무와 삼나무 조림자인 춘원 임종국선생 공적비가 보입니다.
▲ 6.25 전쟁 후 황폐화 된 임야를 걱정하여 1956년부터 사비를 털어 편백나무와 삼나무를 심었다는 공적비 내용입니다.
정말 이런 분이야 말로 선각자이자 국가유공자임에 분명해 보입니다.
▲ 편백나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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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넘이 찍으니 작은 넘도 찍자고 하는군요.
폼만 근사합니다...^^
▲ 쑥쓰러운지 활짝 웃는 모습이 예쁩니다.
▲ 형제가 함께...
▲ 엄마가 사진 찍는 모습을 마주 찍는군요.
렌즈에 비친 모습이 사진의 포인트!
▲ 아이가 시험 끝나닌 홀가분한가 봅니다.
넓은 헬기장에서 자유를 외치는 아이.
▲ 이번 여행에서 큰넘은 정말 원없이 제 좋아하는 사진 무진장 찍었습니다.
▲ 아내에 요청에 요렇게 포즈를 취하니...
▲ 두 넘들이 달려와 요렇게 훼방을 놓다가...
▲ 정식으로 삼부자를 함께 담았습니다.
▲ 숲 앞의 연한 색의 나무가 예뻐서...
▲ 임종국 선생 묘지입니다.
설명은 아래에...
▲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고 왔습니다.
이 분 덕에 정말 좋은 숲에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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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와 둘이서...
▲ 아내와 둘이서...
축령산을 건너 내려가면 금곡영화마을로 연결됩니다.
▲ 금곡영화마을 전경.
금곡영화마을은 태백산맥, 내 마음의 풍금, 왕초 등 7편의 영화 및 드라마가 촬영된 아름다운 농촌마을입니다.
▲ 영화 '만남의 광장' 촬영지 가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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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님의 광장' 촬영장 앞에서...
▲ 촬영장 뒤 뜰에는 머위나물이 지천입니다.
이거 삶아 밥 한 숫갈에 양념장 올려 먹으면 약간 쓴 맛이 나는게 입맛 죽입니다!
▲ 앞 마루에서 잠시 휴식.
▲ 집 옆쪽 벽에 여러가지 색갈의 담쟁이 넝쿨이 잘 어울립니다.
▲ 차인표가 주연한 드라마 '왕초' 촬영장으로 가 봅니다.
▲ '내 마음의 풍금' 촬영장이지만, 옛날 집이라 그런지 여기나 저기나 비슷합니다...^^
▲ 마을 길에 핀 꽃. 무언지는 모름...^^
▲ ...
▲ 마을 내에 있는 '금곡숲속 미술관'.
장성군청 민원팀장(계장)을 하다가 명예퇴직한 변동해라는 분이 개인 사비로 세운 미술관이라는데 가 보닌 문이 잠겨있고 주인은 세심원에서 뵐 수 있었습니다.
▲ 미술관내 몇 가지 그림 중에서...
▲ 변동해 선생이 거처하는 세심원.
조용한 곳에서 세속의 찌꺼기를 털어내고 마음을 닦으라는 곳인데, 그래서 이 곳에는 핸드폰 사용금지, 음주금지라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 아니온 듯 다녀가라는 무료 펜션, 세심원.
먹을 것을 비치해 두고 몸만 와서 쉬고 가라는 무료펜션이라는데, 무료로 숙박할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혼자 또는 남자 둘이 와 주인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묵으면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무지 오랜 간장이라는데(몇년인지 까 먹었음...^^) 찍어 맛을 보니 된장 맛이 납니다.
▲ 고창에서 저녁먹고 방장산 휴양림에서 하루밤을 보냅니다.
새벽에 출발하여 잠이 부족했던지 아이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우리 부부도 한잔 술로 피로를 달랜 후 내일 일정을 기대하며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내일은 담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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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크로바 모양의 이름모를 풀이 아니라 고거이 크로바여... 멋진 여행이었구만... 날시도 쾌청한것이...
그게 크로바여? 잔디밭에서 보던 크로바와는 좀 다르던데...히히히~
잔디밭에서 보는건 토끼풀이랴 온샷이.. ㅎㅎㅎ
이런 좋은곳이 있었군요 덕분에 가족여행 코스로 담아갑니다
나중에 담양군편 보시겠지만, 사실 관광지 분위기의 담양보다는 여행지 분위기의 장성이 더 마음에 듭니다. 조용하고... 장성 강추합니다.
장성이란 지자체가 한때는 화제가 되었던 적도 있지요... <주식회사 장성군>이란 책이었던가요... 어쨌든 낙후될 수 있는 곳을 어떻든 기업적 마인드로 살려보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가는 곳마다 멋진 풍광이 펼쳐져 있네요, 뭐 딱히 어떤 것 하나가 아니라요....^^
장성 인근의 고창이나 담양에 비해 장성이 낙후된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남도스러웠습니다. 담양에도 그런 곳이 있지만... 점점 더 관광지 성격이 강해지는 탓에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나무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대구까지 오는듯하네요 즐감했습니다.
편백나무가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낸다는데 정말 한낮에도 그늘에만 있으면 서늘합니다...^^
오랜만에 약우님 가족을 모두 사진으로나마 보게 되어서 기쁜데요...^^ 여전한 대지언니와 기상이...영맨님까정...좋은 여행하시고 오셨네요...^^
와이프가 왕자어미님 보고잡다 하네요...^^
재미 없쓰....
재미없어도 환불안됨.-_-;;
장성이 멋진곳이군요..잘봤읍니다.
장성 좋던데요! 편백숲이 좋고, 금곡영화마을도 좋고... 참 평화로운 마을입니다.
기상이 함박웃음이 보구잡다~ ㅎㅎㅎ
언제 함 승우와 함께 보시죠!
형수님이 넘 예뻐지셨네요....가족의 환한얼굴 행복이넘치는얼굴 아주 좋습니다.
대지 왈, "원래 예뻤는데..." 찍혔쓰~~~ㅋㅋ
오랜만에 약우님,대지님 가족들을 사진으로나마 보게 되네요...보고잡네요...
저도 보고잡네요...
언제나 다정하신 두 분... 넘나 좋아요. 기행문처럼 자세한 내용 정말 좋습니다.
이제 아기도 많이 컸겠네! 함 봐야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