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촛불, "MB 헌법 파괴 주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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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만여 시민, 제헌절 맞아 MB 맹성토…독도-방송장악 등 비판 봇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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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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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최의 71차 촛불집회가 2만여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찰에 의해 원천봉쇄 당한 서울시청 광장 대신, 청계광장에서 진행됐다. © 대자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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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 재협상 뿐 아니라, 최근의 독도 문제와 방송장악 기도, 검찰과 경찰의 전방위적 압박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 CBS노컷뉴스 |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1조'. 지극히 평범하고도 가장 중요한 진리. 지난 1948년 제정된 이후, 단 한번도 바뀌지 않았던 '헌법 제1조'가 정확히 60년이 흐른 2008년 7월 17일 저녁, 2만 여 시민들의 촛불과 함께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다시한번 울려퍼졌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는 71차 촛불집회가 제헌절에 맞춰 오후 8시 부터 청계광장에서 '국민주권 실천'을 주제로 진행됐다. 헌법 상 규정된 민주주의 의미에 따라 촛불민심이 원하는 대로 전면 재협상을 해야한다는 외침이었다. 지난 5일과 12일에 이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열린 세번째 촛불집회는 당초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전경차량을 동원해 현장 주변을 철저히 차단한 경찰의 원천 봉쇄에 막혀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가량 지체된 8시 청계광장 앞에서 진행됐다. 이날 경찰은 140개 중대, 1만여명의 병력을 동원, 서울시청 광장 뿐 아니라 프레스센터, 청계광장에서 국가인권위로 향하는 도로를 철저히 차단했다. 특히 경찰은 인권위에서 을지로 입구로 향하는 왕복 7차선 도로를 전경 차량 5대로 봉쇄, 교통흐름 자체도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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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날 서울시청 광장 인근을 원천 봉쇄했다. 당초 을지로 입구 방향에도 차량을 배치했으나, 시민들이 청계광장으로 이동한 뒤에는 차량을 철수했다. © 대자보 | 이날 참가 인원(주최측 2만명, 경찰 추산 3천명)은 국민대책회의 관계자가 "이렇게 많이 모일 줄은 몰랐다"고 말할 정도로 당초 예상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두번에 걸친 주말 촛불집회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을 기록한 것으로, 촛불이 다시 타오르고 있는 양상이다. 한편 시민들은 촛불집회를 마친 저녁 9시30분 경, 청계광장을 떠나 안국동과 일본대사관을 거쳐 다시 청계광장으로 돌아오는 가두행진에 돌입했다. 광화문 사거리를 전면봉쇄한 경찰이 살수차 까지 준비하고 있어 양측의 충돌 또한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MB 규탄' 시민들 다양한 목소리 토로…"현 정부 가장 위헌적" 이날 촛불집회에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밖에 집회에 앞서 보신각에서 총회를 진행한 민주노총 조합원, 퇴근길 '넥타이 부대', 일반 시민들은 한결같이 "될때까지 모이자. 국민이 승리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청계광장 일대에 촛불을 밝혔다. 특히 촛불집회가 열렸던 17일이 제헌절이었던 탓에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최근 일본의 독도 '도발'과 이명박 정권의 '저자세' 외교를 연결시켜, 국민주권과 민주주의, 집회시위 자유 보장과 경제-외교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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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촛불집회에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의 행렬이 늘어났다. 이른바 촛불소녀들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대자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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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로 보이는 여아들이 '이명박 OUT'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 대자보 | 시민들은 '일본 군국주의 반대한다'라는 손팻말에서 부터, '외교 파산 이명박은 물러나라', '헌법파괴 이명박', '촛불집회 자유없는 謹弔 대한민국', '파면하라 어청수', '지켜줄게 PD수첩' 등 현 정부를 규탄하는 다양한 유인물을 손에 쥐었다.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얻은 것은 아시아의 푸들이지만, 우리가 얻은 것은 절망 뿐이다. 저들이 잃은 것은 국가 자존심 이지만, 우리가 잃을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라며 독도 사태와 관련한 현 정부의 대응과 외교력을 강하게 질타했다. 민변 소속의 한 변호사는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된 후, 6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변하지 않은 조항이 있다. 바로 '헌법 제1조'"라며 "하지만 현 정부의 무능과 뻔뻔함으로 인해, 촛불을 든 시민들이 불법으로 몰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법을 모르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 변호사는 "우리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 의해 완전히 합헌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오히려 촛불을 막고 폭력 진압을 통해 1천여명을 전과자로 만드는 정부가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재협상 요구를 듣지 않는 정부야 말로 가장 위헌적이다"라고 비판했다. '조계사 피신' 박원석, 전화 연결되기도…"19일 다시한번 모이자" 한편 집회가 진행되는 도중 국민대책회의는 경찰의 수배를 받고 조계사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박원석 상황실장을 전화로 연결, 박 상황실장의 육성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박 상황실장은 "오늘은 헌법 제정 60주년이 되는 날이지만, 지금의 이나라에는 헌법정신이 사라지고 없는 상황"이라며 "오늘의 촛불집회는 폭염속에서도 국민들이 모여 헌법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똑똑히 확인시키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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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은 오렌지색 피켓을 들고 일본의 독도 도발에 따른 정부의 졸속 외교를 강하게 비판했다. © 대자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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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는 '다내주는 등신외교'라고 적힌 유인물이 배포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의 저자세 외교를 질타했던 것. © 대자보 | 박 상황실장은 현장의 시민들에게 오는 주말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제안, "지난 5월2일 시작된 첫 촛불의 감동을 기억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의 잘못된 정책을 규탄하기 위해 19일 다시한번 촛불을 들길 제안한다"고 밝혔다. 박 상황실장은 아울러 "이곳에 들어온지 13일 째가 됐지만 7명 모두 건강한 상황"이라며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하고 결의하겠다. 국민대책회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알고 있다.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국민과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언론계의 성토…"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진리, 역사가 증명해줘"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기도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거세게 울려퍼졌다. 특히 이날 오전 <YTN> 구본홍 사장의 '날치기' 임명 사태가 발생했던 터라,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이영훈 수석 부위원장은 "이나라에서 진실을 말하는 것이 이토록 힘든 것인가"라며 "집에 강도가 들어와서 '강도야'라고 외쳤는데, '강도가 몇명 들어왔느냐'고 되묻는 것이 바로 이명박 정부"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수석 부위원장은 "오늘 아침 YTN 구본홍 사장을 막기 위해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노조원들이 밀어부쳤지만, 내일 부터 구 사장이 출근하게 됐다"며 "이런 나라가 어디있느냐고 말하고 싶다. 언론이 최대 위기를 맞는 중"이라고 작금의 상황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그러나 시민들의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 "촛불 시민들이 KBS와 MBC, YTN을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펜은 칼보다 강하다. 경찰의 몽둥이와 방패보다 강하다는 것은 이미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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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청계광장에서의 촛불집회는 주최측이 준비한 '이명박 심판 퍼포먼스'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집회 종료 후 시민들은 일본대사관을 향해 가두행진을 시작했다. © CBS노컷뉴스 | 서울시 교육감 선거 강조 목소리도…시민들 "잘못된 대선, 30일 바로잡자" 시민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매일 같이 이명박을 생각하느라 눈 밑에 다크서클이 생겼다'고 밝힌 한 여성은 "이명박 정권으로 인해 '조중동이 쓰레기라는 것'과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나온다'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이대통령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 여성은 특히 서울시 교육감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 "투표하나 잘못했을 뿐인데, 5년 내내 촛불을 들거란 사실을 깨닫게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며 "오는 30일 좋은 교육감을 뽑아서 촛불 소녀들에게 빚을 갚아주자.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자"고 촉구했다. 경찰로 부터 두 번에 걸쳐 소환장을 발부 받은 강민욱 한대련 의장(광운대)은 "진정한 주동자는 우리 모두의 국민"이라며 "나는 국민들이 만든 '촛불 바다'에 한명의 국민으로서 참여한 것 뿐이다. 국민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 각 지역에서 촛불 밝혀져…시국기도회 열리기도 한편 이에 앞서 시민사회단체 대표단들은 이날 오후 5시 국가인권위 앞에서 '국민주권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산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는 동시, 공권력을 동원한 경찰의 강제연행, 구속자 석방, 수배조치 해제 등을 강하게 주장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시위헌을 골자로 한 헌법소원의 진행상황과 주요 쟁점,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아울러 '광우병 기독교 대책회의'는 오후 6시 부터 시국기도회를 갖고, 구속자 석방 및 고시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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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촛불집회에 앞선 저녁 6시 께 부터 국가인권위 앞에서 구속자 석방 등을 촉구했다. © 대자보 | 총파업과 관련해 정부와 대립각을 형성 중인 노동계도 '제헌절 집회'에 적극 참여,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연맹은 이날 오후 6시 30분 부터 종각역 보신각 앞 인도에서 집회를 갖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와 공공부문 민영화 저지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도 다음 내 아고라 회원들은 오후 7시 여의도 KBS 앞과 잠실역 인근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공영방송 사수'를 강하게 주장했다. 노원구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마들주민회' 역시 같은시각 상계7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가졌다. 한편 '제헌절 촛불집회'는 서울 뿐 아니라, 수원·안성·파주·하남 등 경기 일대와 진해·마산 등 경남 지역, 군산·익산 등 전북 지역, 청주·제천·공주 등 충남북 지역, 울산, 강원 등 전국 각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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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7 [22:57] ⓒ jab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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