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간: 춘천시남면후동리 소주고개~봉화산(496m)~한치고개~서천초교 갈림길~서천초교~경강역
~춘천시서면안보리 춘성대교
구간거리: 약17km 소요시간: 7시간50분
<終 點>
우리가 새로운 정맥이나 지맥종주산행을 시작할 때마다 느끼는것은 장기간이 소요될수밖에 없는 이 긴 여정의 끝에 이 구간에 첫발을 내디딘 대원 몇사람이 서있겠는가 하는것이다.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주어지는 온갖 일들...그리고 대부분이 아직은 신경쓸일이 하나둘이 아닌 가장들이다. 그런속에서도
이만큼이나 같이할수있었다는것이 큰 즐거움이다.
흔히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법 이라고 하고 하나의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고도 한다. 지금 우리는 처음 약속했던 1대간9정맥
종주산행중 낙남정맥 한구간만을 남겨놓고 있다. 지금까지 매주 일요일마다 산을 타기위해 봉고차에
몸을 실었다.
이제 우리에게 지나간 시간들을 뒤돌아도보고 호홉도 한번쯤 조절할수있는 여유가 생겼다. 급할게 뭐가 있겠는가? 산이 좋아 산을 찾는 대원들이 그 자리에 있고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낙엽을 등산화로 툭툭 차면서
걸을수있는 우리의 산줄기가 그 자리에 있는데 우리가 어디를 가겠는가...
소주고개 08시50분
하늘이 잔뜩 흐려있다. 눈이나 비올확율이 오전40% 오후 60%다. 오전에 비올확율이 적은게 그나마 위안이고 오후에 뭐가 내린다해도 눈이었으면 좋겠다. 1월말에 산위에서 비를 만난다는것은 생각만해도 으스스 하다.
전주가 세워진 절개지사면을 올라 09시35분. 삼각점이 있는 489봉에 오르고 이곳에서 마루금은
우측으로 꺾인다. 능선 좌우로 깊은 골짜기가 보이고
양사면이 의외로 급경사인 선명한 등산로로 들어선다. 이 구간이 영춘지맥 마지막이라 대부분 그렇듯이 밋밋한 등산로에
마루금 훼손도 심하고 무질서한 개발이 자행되어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골짜기도 깊고 사람들이 손댄흔적이 거의 없다.
<겨울산...>
지난번에 온 눈이 아직 약 10cm정도 덮혀있어서 겹겹이 쌓인 산자락들이 하얗다. 아직은 이른시간이라 아무리 날이 풀렸다고 해도
코끝으로 지나는 바람은 차갑다.
오르내림이 완만하면서도 선명하게 이어지는 하얀눈길을 대원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잠시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눈앞에
공터가 나타난다.
봉화산 10시20분
<봉화산 정상>
넓은 공터에 까만 정상석이 있고 등산 안내도도 서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북쪽방향 으로 밧줄까지 매어저있는 급경사 하산로가
나 있는데 대원 얘기가 이 길이 검봉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라고 한다. 프랭카드 앞에서 단체사진한장 찍고....
다시 이어지는 잘 닦인 등산로...길의 상태로 볼때 이외로 많은사람이 이곳을 찾는것 같다. 10시35분. 능선삼거리. 양쪽길이 거의 비슷할정도로 반들반들하다. 눈으로 볼때는 좌측길이 하산로 같고 직진길이 지맥능선같지만 실은 좌측길이 지맥능선이다.
<막간의 휴식...>
길옆 이정표에 분명 직진 주차장 문배마을 1시간20분 소요 라고 씌어있었는데도 신호를 무시하고 무심히 직진하는바람에 약15분간 알바를 하게됐다.
조심해야지~~~
다시 올라와서 좌측으로 내려가니 곧 능선으로 이어진다. 이곳도 등산객이 많이 다녔었는지 아주 탄탄대로다.
비포장 임도 10시55분
하얗게 눈덮인 길에 차량이 다닌 흔적이 있고 MTB 코스 라고쓴 이정표가 서있는데 아마 산악자전거 타는곳인 모양이다. 그리고 가정리라고도 되어있고 주차장 문배마을 4.5km 라고도 표시된 이정표도 있는데 방향표시가 이상해서 이해하기가 힘들지만 이곳에서 우측이 문배마을이고 좌측이 가정리라는 것일게다.
임도를 가로 질러 사면을 오르면 곧바로 밧줄을 잡고오르는 암릉을 지난다. 육산만 걷다가 암릉을 지나니 기분도 남다르고 바위위에 서있는 노송들은 눈덮인 산줄기와 어우러저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것 같다. 이런맛에 산에 다니지......
<한폭의 동양화...>
11시25분. 다시 문배마을삼거리. 나무에 문배마을이라고쓴 작은 판자가 붙어있다. 좌측으로 조금가면 "T" 삼거리. 이곳에도 작은판자가 나무에 붙어있고 지맥능선은 좌측이다. 이어지는 탄탄대로...좌우측 계곡이 아주 깊이 파여있는 심산유곡이다. 마지막구간이 이렇게 깨끗할 수가 없다.
한치고개 12시10분~12시50분<점심식사>
<한치고개>
넓은 비포장임도에 눈에 하얗게 덥혀있다. 길옆에는 자연석으로된 한치령 표지석이 서있고 차가 다닌 흔적이 많다. 지도를 보니 이 도로가 비포장이지만 백양리와 가정리를 이어주는 12번 군도다. 한치령표지석앞에서 포즈한번 잡고 앉은김에 넓은 공터에서 점심식사까지 해결한다.
식사후 사면을 오르마자자 삼각점봉우리. 410봉이다.
13시05분. 능선“T”자 삼거리. 우측능선을 타야한다.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오르내림이 심하지않아서 힘든줄도 모른다. 대원들 하는말 “이런능선길이 내 적성에 맞아~~” ㅎㅎ
새덕산(490m) 14시10분
<새덕산 정상>
지도에 산이름이 표기되어있지않아 무심히 봉우리를 지나는데 나무에 새덕산이라고 쓴 정상표지판이 붙어있다. 높이가 490m라고 씌어있고....표지판도 누런 베니아 합판으로 되어있는걸 보면 인근주민이나 어느 열성 등산객이 자비로 붙인것 같다.
우측 멀리 북한강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영춘지맥도 끝나나보다.
14시25분에 삼각점봉우리인 466봉을 지나고....이곳에서 마루금은 다시 북쪽으로 방향을 튼다. 좌측으로도 북한강이 보인다. 남이섬유원지가 바로 코앞이다.
14시50분에 차다닌 흔적이 있는 임도를 지나 약간의 오르내림이 이어지다가 15시30분 넓은 안부를 지난다. 주위에 나무도 없고 안부가 워낙 넓다보니까 방향잡기가 어렵다.
이곳에서 필히 우측능선으로 들어서야한다. 길조심 구간이다.
<산사람들...>
15시40분. 능선 가운데 한화골프장에서 세운 통행금지 안내판이 서있고 그곳에 박성태씨의 영춘지맥 등산안내코스도 자세하게 적어놨다. 쉽게말해서 이곳부터는 사유지니까 우측으로 우회하라는 말이다.
우측으로 급경사 하산한다. 조금 내려가다 다시 좌측능선으로 들어서야 한다. 계속내려가면 엉뚱한 계곡으로 내려가게된다. 능선방향으로 표식기가 몇 개 매달려있으니까 좌우를 세밀히 살펴볼일이다.
철탑을 지나고 좌측사면에서 이어저온 산판도로도 끝나는 지점에서 참호도 건넌다. 북한강을 본지가 한참 전인데 끝이 보이질 않는다. 마루금이 강과 나란히 가다보니 서로 만나기가 쉽지않다.
우측 맞은편 산 사면에 경춘철도공사용 터널이 뻥 뚫려있고 주위가 공사중이다.
마루금 좌측으로 골프장 내부가 보이는가 싶더니만 갑자기 우측으로 급경사 내리막이다. 경사도 워낙 급하고
얼음위에 낙옆이 덮혀있어 무지하게 조심스럽다.
16시20분에 폐가 뒷마당으로 내려서서 밭뚝을 지나 서천초등학교 정문앞으로 간다. 학교 정문앞까지
2차선포장도로가 연결되어있다
넓은 도로따라 터덜터덜 가다보면 16시35분 경강역을 지나고 16시40분. 우리가 열한달 동안 바라고 바라던
춘성대교 앞에 선다
<경강역앞에 서서...>
춘성대교 16시40분
다리옆에 있는 농부닭갈비집앞 주차장에 배낭을 내려논다음 사진도 찍고 춘성대교 교대앞에도 가보고
강물도 바라보고....이리저리 어슬렁 거려도 본다.
항시 느끼는 바지만 종주가 끝나면 안도감이 밀려와서 그런지 기쁨에 들뜨기 보다는 몸과 마음이 나른해진다.
그런속에서도 마루금 끝이 춘성대교와 연결되어있는지...또 왜 일부 선답자들은 영춘지맥의 끝을 경강역이라고 하는지가 궁금해서 산줄기를 유심히 살펴본다.
그 결과, 영춘지맥의 끝은 춘성대교의 교대가 서있는자리라는 결론을 낸다. 꾼들이란~~
어찌되었거나 오늘 우리는 또 하나의 약속을 지켰고 그럼으로 인해서 우리가 어디에 살고있는지를 다시한번 몸으로 느꼈다. 때로는 이 길이 힘들고 고달프기도 하지만 이 이상 우리에게 만족할만한
다른 대안이 있겠는가....??
대원님들....그간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