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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나 칼럼>
스칸디나비아 신화 (6: 끝)
왜 스칸디나비아 종교는 없어졌을까?
글 | 조성내 (법사, 컬럼비아 의대 임상조교수)
우라노스
죽지 않는 그리스 신들
그리스 신화에, ‘신들은 죽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기에 여기에 적어본다.
‘지구여신(Mother Earth)’은 하늘(Sky) 신 우라노스(Uranus)하고 결합했다. 여기서 몇 명의 자녀들이 태어났다.
자녀들 중에서 크로노스 (Cronus)는 아주 못된 아들이었다.
크로노스는 자기 아버지 하늘 신 우라노스를 잡아서 갈기갈기 찢었다. 땅 속 가장 깊은 곳에 있는 타르타로스 (Tartarus:무한지옥)로 보내서 감금시켜놓았다. 크로노스는 아버지의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여동생 레아(Rhea)하고 결혼했다.
크로노스의 부모는, 크로노스한데 일러주었다.
“크로노스, 너도 언젠가는 너의 아들한테 자리를 빼앗길 것이다. 그러니까 조심하라.”
아내 레아는 여러 자식들을 낳았다. 데메테르(Demeter:곡물과 수확의 여신), 헤스티아(Hestia:화롯불을 지키고 가정의 질서를 담당하는 여신), 헤라(Hera:제우스의 아내), 하데스(Hades:지하의 왕), 그리고 포세이돈(Poseidon:바다의 왕)을 낳았다. 하지만 크로노스는 자식이 생겨나올 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다들 입으로 집어삼켰다. 아내 레아는 아이만 낳으면 남편 크로노스가 자식들을 삼켜서 없애버린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레아는 제우스를 임신했다. 레아는 크레타(Crete)로 도망을 쳤다. 제우스를 낳았다. 이번에는 남편 몰래, 제우스 아이를 다른 여신에게 양육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는 포대기로 돌을 쌓았다. 포대기에 쌓인 돌을 제우스 아이인 것처럼 꾸몄다. 레아는 남편 크로노스에게 포대기를 주었다. 크로노스는 포대기 안에 무어가 들어있는지도 보지 않고, 갓난아이이겠지 하고 그냥 삼켰다. 이렇게 해서 제우스는 살아남았다. 제우스는 성장했다. 그리고 힘센 청년이 되었다.
제우스는 어머니 레아의 도움으로 크로노스 밑에서 몰래 일을 했다. 제우스는 크로노스에게 포션(potion:마법적인 힘이 있는 음료)을 조금씩 주었다. 포션은 일종의 토제(吐劑)였다.
크로노스는 마셨다. 그리고 이제껏 집어삼켜 먹었던 제우스의 형제들을 다 토해냈다. 토해서 튀어나온 5형제는 크로노스의 뱃속에서 자라지를 못했다. 토해서 나온 후부터 자라기 시작했다. 그래서 제우스가 가장 막내지만, 육체적으로는 가장 강력한 맏형이 되고 말았다.
크로노스
제우스는 크로노스하고의 전쟁에서 이겼다. 크로노스를 잡아서 쇠사슬로 꽁꽁 묶었다. 지하의 타르타로스로 보내서 감금시켜놓았다.
(Sofia Souli의 <그리스 신화>, 그리고 이윤기의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여기서 보면, 그리스의 신들은 결코 죽지 않는다. 삼켜먹어도 토해내면 다시 살아있는 것이다. 타르타로스에 보내서 구금을 시켜놓지만, 그리스 신화의 신들은 결코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허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신들도 죽는다
한때는 번창하였다가, 없어지는 종교가 많다. 종교는 왜 없어지는가? 신(神)들은 영생을 한다고 하는데도 왜 신들은 죽는가? 신들이 살아있으면 종교도 살아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신이 죽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내 생각으로는, 신을 믿고 있는 사람들이 더 이상 신을 숭배하지 않으면 신들은 죽을 수 밖에 없다. 신을 예배하는 사람들이 없어지면 신도 자연스레 사라지고 만다. 신이라고 해서 영생을 하는 법은 결코 아니다.
지금 여러분이 믿고 있는 신들도 몇 백 년 흐르면 죽어 없어질 가능성이 아주 많다.
불교에서는 생로병사라고 했다. 신도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태어나면 늙어야 하고 병들고 그리고 꼭 죽게끔 되어 있는 것이다. 영생이라는 것은 원래가 없는 것이다. 괜히 사람들이 영생 영생하고 부르짖고 있지만, 영생은 우리 인간들이 바라는 한 '소원'은 될지언정 실제로 영생이라는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죽은 신들은 대개의 경우 신화로서 남는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한때는 신을 믿었다가 그 신을 그만 둬버리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종교가 힘을 잃게 되면, 힘을 잃은 종교는 자연스레 없어지고 만다.
종교의 힘이란 무엇인가. 힘이란 종교를 뒷받침해주고 있는 나라의 경제력과 군사력 그리고 대중을 말하는 것이다. 힘이 있어야 종교는 번성하는 법이다. 힘이 없으면 종교는 무너지기 마련이다.
페이간 심볼
고대 이집트 종교, 고대 그리스 종교, 로마제국의 종교는 한때는 성행했었다. 여러 신들을 모시는 종교를 통합해서 페이간(Pagan) 종교라고 부른다. 혹은 간단하게 유일신을 믿고 있는 야훼 하느님(유대교, 기독교, 이슬람) 이외의 종교를 페이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페이간은 여러 신들을 모시고 있는 다신교 (多神敎)다.
고대 로마를 포함해서 지중해 연안의 나라들은 페이간(Pagan) 종교를 믿고 있었다. 그 당시는, 기독교는 힘이 아주 약했었다. 로마 제국으로부터 심한 핍박을 받았었다. 기독교는 숨어서 예배를 보아야만 했었다.
하지만 시대는 항상 변해가고 있다. 313년경에 로마의 황제, 콘스탄티누스는 기독교를 인정해주었다. 380년에는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었다. 기독교는 이제 힘이 막강해졌다 그리고 번성해갔다. 반면에 힘을 잃은 페이간은 로마제국에서 서서히 사라지고 말았다.
조로아스터
기원전 6세기부터 기원후 7세기까지 페르시아 (이란)의 국교 조로아스터 교(Zoroaster-교)는 아주 번창했었다. 헌데 7세기 때 이슬람이 페르시아를 점령함에 따라 조로아스터교는 힘을 잃었다. 힘이 없어지자 조로아스터 교는 서서히 무너지고 말았다. 지금에 와서는 조로아스터교는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믿고 있는 조그만 종교로 전락되고 말았다. 종교가 힘을 잃으면 신도 힘을 잃는다.
인도에서는 불교가 기원전 6세기부터 융성했었다. 11세기경에, 이슬람인들이 인도를 침범했다. 그리고 점령해서 통치했다. 그 후로 인도의 불교는 힘을 잃었다. 힘이 없어지니까 불교는 인도에서 서서히 없어지고 말았다.
왜 교회를 웅장하게 지어야 하는가?
웅장한 신전을 짓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첫째는 신의 권위를 세워주기 위해서다. 웅장한 교회 안에 모셔져 있는 신은 웅장하게 보이고 또한 권위가 있어 보인다.
둘째는 웅장한 건물 앞에서 시민들은 기가 죽는다. 시민들의 기를 죽이기 위해서 웅장한 신전을 짓는 것이다. 그 당시 왕은 신이었으니까 국민들은 왕에게 쉽게 복종해버린다. 왕은 또한 쉽게 국민을 통치할 수가 있다.
셋째는 웅장한 교회 건물 자체가 또한 신에 대한 경건한 신앙심을 신도들에게 갖게끔 해준다. 생각해보시라. 신이 초라한 오막 집에 모셔져 있다면 신도 또한 우리 눈에는 시시하게 보일 것이다. 신이 시시하게 보인다면 어느 사람이 신을 믿으려고 하겠는가.
넷째는 전쟁 때마다 신께 우리 편이 이기게끔 해 달라고 빌기 위해서 인 것이다. 신이 거대하게 느껴지면 전쟁터에서 쉽게 적을 물리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을 갖게 해준다.
내가 이집트에 여행을 갔었을 때다. 룩소르(Luxor)에 있었던 거대한 신전(神殿)을 구경한 적이 있었다. 허물어져 있었지만, 그래도 수십 개의 웅장한 돌기둥들이 서 있는 신전 안으로 들어갈 때 나는 기가 죽고 말았다.
신전 안에 신은 모셔져 있지 않았다. 하지만 건물이 웅장했었기에 웅장한 건물에 나는 주눅이 들고 말았다.
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려면, 로마에 있는 베드로 성당 안에 한번 들어가 보시라. 베드로 성당은 웅장하게 지어져 있다. 안은 아주 정묘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그 안에 들어가 보라, 경건한 마음이 저절로 일어나고 만다. 건물 안에 모셔져 있는 신을 믿지 아니하고는 못 베길 정도로 신앙심이 스스로 생겨남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신자들은 돈만 있으면 신전이나 교회를 아주 크고 웅장하게 지어놓으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건한 신앙심이 저절로 생겨나게끔 하기 위해서다.
사실 거대한 군중도 또한 신앙심을 저절로 생겨나게끔 해준다. 유명한 목사가 설교하는 장소에 가보라. 수많은 신도들이 모인다. 이때 모인 군중이 많으면 많을수록 신앙심도 그만큼 많이 저절로 생겨난다. 그래서 사람들은 될 수 있으면 많이 모여서 예배를 보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바이킹
왜 바이킹들은 웅대한 신전을 짓지 않았을까?
바이킹들의 문화와 생활양식은 기독교인들과 달랐다. 바이킹들은 여러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여러 집단의 바이킹들은 유럽 여러 곳을 침략해서 여러 지역에서 따로따로 정착해서 살았다. 바이킹들은 바이킹 전체를 통치하는 왕이 없었다. 또 바이킹들은 전쟁터에서 싸움을 아주 잘했다. 싸웠다 하면 이겼다. 바이킹들은 자기네 실력을 믿고 있기에 구태여 신에게 싸움터에서 이기게끔 해 달라고 빌 필요가 없었다. 바이킹들은 또한 유럽의 이곳저곳을 침범하고 있었기에, 한 곳에다 웅대한 신전을 지을 필요가 없었다.
왜 스칸디나비아 종교가 없어졌을까?
바이킹들은 싸움도 잘 하고 그리고 힘이 있는 종족이었었다.
바이킹들의 힘이 얼마나 셌었는가 하면, 10세기 때, 유럽에서, 사람들이 교회에 모여 예배를 본 후에는, 기도의 마지막에 그냥 ‘아멘’하고 끝을 낸 것이 아니었다. 기도는 언제나 “하느님이 우리를 바이킹의 습격으로부터 보호해주소서,” 하고, 바이킹으로부터의 보호를 요청한 후에 예배를 끝맺었었다. 그만큼 유럽 사람들은 바이킹들을 무서워하고 있었다.
바이킹의 힘을 정말 막강했었다. (<Rick Steve's Paris & Loire France's Countryside>에서)
고대 이집트 종교, 고대 그리스, 그리고 고대 로마 종교, 여러 페이간 종교는 거대한 신전을 지어놓았다. 거대한 신전이 있다고 하더라도 힘이 없으면 종교는 망하고 만다.
하지만 바이킹은 힘이 있었다. 바이킹들은 8세기 말부터 11세기 초까지 막강한 힘을 갖고 있었다. 바이킹은 힘이 있었는데도 망했다. 힘이 있었는데도 망한 이유가 무얼까? 물론 바이킹들이야 군사적으로 힘을 셌겠지만, 경제나 문화면에 있어서는 보잘 것이 없었을 것이다.
스칸디나비아 종교가 없어진 이유는, 내 생각으로는, 스칸디나비아 종교에는 거대하고 웅장한 신전이 없었다는 것이다. 거대한 신전이 없었다는 것은 거대한 신전을 지울 만큼 신에 대한 믿음이 강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신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었다면 웅장한 신전을 지었을 것이다. 스칸디나비아 종교에서는, 사람들이 죽으면, 죽은 사람의 영혼을 천당에 바래다주겠다는 강력한 신이 없었다는 것도 또한 스칸디나비아 종교가 없어진 이유 중에 하나일 것이다.
바이킹들은 유럽의 한 부분을 점령해서 정착했다. 유럽인들하고 공생을 해야만 했었다. 공생을 하면서 기독교 교회의 웅장한 건물을 보고서, 기독교의 웅장한 건물 앞에서 기가 죽고 말았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수많은 기독교 신자들이 커다란 교회 안에서 다 함께 찬송가를 부르고, 다 함께 예배를 보는 것을 보고서, 바이킹들은 그냥 쉽게 기독교로 개종해버리고 말았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기독교 야훼는 ‘혼자’이기에 인간 일에 관여 한다:
스칸디나비아 신화에서는, 신들이 하도 많고 그리고 또한 거인들하고 싸워야 하니까, 신들은 인간을 만들어놓고, 인간을 가만 놔두었다. 그래서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헌데 기독교의 하느님 야훼는, ‘혼자’ 계셔서 그러는지, 자꾸 인간의 일에 관여를 했다. 동산 한 가운데에다 ‘금단의’과일나무를 심어놓았다. 아담하고 이브에게 “이 과일만은 결코 따먹지 말라”고 명령했다. 인간이 따먹어서는 안 되는 과일이라면 왜 동산 한가운데에다, 그것도 아담과 이브가 자주 노는 장소에다가 과일나무를 자라게 해놓았는지 그 이유는 나는 모르겠다. 아담과 이브는 따먹지 말라는 열매를 따먹었다. 신은 격노했다. 여자 이브에게 “네가 임신하여 커다란 고통을 겪게 하리라”하고 저주를 내리셨다. 그리고 남자 아담에게는 “고통 속에서 땅을 부쳐 먹으리라” 하고 또 저주
를 하셨다.
하느님은 아담하고 이브를 만들어놓은 후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라고 축복까지 해주셨던 분이셨다. 헌데 아담과 이브가 한번 잘 못 하니까, 가차 없이 아담과 이브를 에덴의 동산에서 쫓아냈다. 쫓아냈으면 더 이상 인간의 일에 관여를 안 하셔도 된다. 그런대도
하느님은 인간을 가만 놔두지를 않으셨다. 야훼 하느님은 인간이 살고 있는 지상으로 가끔 내려오셨다. 지상에 살고 있는 인간들이 “타락해 있다” (창세기6;15)고 해서, 노아 한 가족만 남겨놓고, 지구를 물속에 집어넣고, 모든 인간들을 익사케 해서 다 죽였다. 아주 무서운 분이시었다. 인간에 대한 자비라고는 전연 없었다. 그뿐인가. 하느님은 롯(Lott) 가족만 살려주고, 그리고는 “저들에 대한 원성이 주님 앞에 너무나 크기 때문에” “소돔과 고모라에 유황과 불을 퍼주어서”
(창세 19;23) 소돔과 고모로, 두 성읍을 멸망시켜 놓았다. 만약 기독교의 하느님이 짝, 아내를 갖고 계셨다면, 하느님은 짝하고의 생활이 바빠서, 아마 인간의 일에 관여하지 않았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보았다.
불교:
불교에서는 우주는 무시무종(無始無終)이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우주는 항상 성주괴공(成住壞空)한다. 우주는 인연 따라 생겨나고 없어지곤 한다. 불교에서는 창조주가 없다.
만약 창조주가 있다면, 창조주도 한번 태어난 이상, 늙어지고 병들고 죽어지게끔 되어 있는 것이다. 영생하는 생명체는 결코 없다고 믿고 있는 것이 불교이다.
스칸디나비아 종교에서는 인간에 대한 얘기가 없기에, 인간이 죽으면 천당에 가는지 이에 대해서 나는 모른다. 기독교나 이슬람 혹은 다른 종교에서는 신을 믿으면 신이 당신을 천국에 데려다 준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불교는 다르다. 우리가 부처를 믿든 안 믿든 상관없이, 우리가 매일 생활하면서 자기가 지어놓은 업에 따라, 업이 좋으면 극락에 갈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부처가 가르친 대로 팔정도를 행해서 해탈하면, 고통스런 생사의 윤회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바이킹의 영향:
스칸디나비아 종교에서는, 티어(Tyr)가‘전쟁과 법의 신’이다. 티어(Tyr)에서 화요일 Tuesday이라는 말이 생겨나왔다. 주신(主 神) 오딘을 Odin 혹은 Wodin이라고 하는데, Wodin이라는 이름에서 Wednesday 수요일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천둥의 신’ 쏘(Thor)라는 이름에서 Thursday 목요일이라는 이름이 그리고 ‘다산의 신’, 프레야(Freya)에서 Friday, 금요일이라는 말이 만들어졌다.
바이킹들은 8세기 말부터 11세기 초까지 유럽을 공포에 빠트리게 했었다. 나중에는 유럽의 여러 곳에서 정착해서 살았다. 그리고는 기독교를 만나 기독교 신도가 되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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