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가 동북아의 '골프 메카'가 될 판이다. 부산 경남지역의 골프장 컨설팅 및 회원권 분양사업 전문기업인 ㈜훼미리가 36홀 회원제 골프장 건설에 나섰고, 통신사 KT도 최근 골프장 건설 계획을 내놨다.
두 기업의 경쟁력은 비교가 안된다. KT는 이통통신 초창기에 블라디보스토크를 중심으로 한 연해주 지역에 이통통신 사업을 시작해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KT측이 최근 현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풀어놓은 투자 보따리를 보면, 스마트 호텔에 골프 리조트, 데이터센터 등 '시너지 효과'까지 겨냥한 사업 규모다.
㈜훼미리 측의 강점은 사업의 선점이다. 일찌감치 현지의 ㈜연해주개발공사와 '블라디보스토크 골프&리조트' 법인을 만들고 골프장 건설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현지에서 골프장 착공식을 가졌다고 한다. 시공사는 ㈜남흥건설.
블라디보스토크 외곽 카지노 관광단지에 건설될 ‘블라디보스토크 골프&리조트’는 전장 7.5㎞의 36홀 골프장을 중심으로, 골프텔과 수상엔터테인먼트센터 ‘워터파크’, 어린이 놀이공원, 자전거 도로, 테니스 코트 등 다양한 오락·부대시설 등으로 조성된다. 또 관광클러스터 종사자 등을 위한 2,000세대 규모의 아파트와 학교 유치원 등도 들어선다. 총 70억 루블(한화 107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자돼 오는 2023년 완공될 예정이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관광특구에 조성될 '블라디보스토크 골프&리조트' 조감도/사진 출처:블라디보스토크 골프&리조트
현지 카지노 단지에 문을 연 '크리스탈 타이거' 카지노 리조트/출처:리조트 홈페이지
㈜훼미리 측이 이 정도로 투자할 여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사실이라면 당연히 KT측에 중복투자의 우려가 제기될 수도 있다. 이 곳에 들어설 카지노 리조트 12개(현재 '크리스탈 타이거'과 '샴발라' 카지노 영업중)와는 투자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지 위치나 기후상 골프 가능 시간은 연 7~8 개월에 불과하다. 겨우내 쏟아질 눈과 강추위에 그린 잔디를 안전하게 보호하기도 쉽지 않다.
정일수 훼미리 회장은 “골프장이 들어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는 여름에도 시원하고 쾌적한 날씨로 편안하게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며 “국내는 물론 아시아 관광객들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골프 시즌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랜드마크 '금각교'/바이러 자료사진
러시아 정부는 이 곳에 관광 리조트를 개발함으로써 해외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고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해 연해주 지역 경제의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고자 한다. 그렇다고 국내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골프장 건설에 이중투자를 할 이유를 찾기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