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울각시와 아들이랑 심야 영화로 인터스텔라를 봤습니다. 질소로 호흡하여 살아가는 병해충들의 역습으로 식량은 물론, 산소가 없어져 가면서 죽어가는 지구, 그런 지구를 탈출하여 또 다른 지구를 찾기 위한 우주여행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4차원과 5차원, 웜홀, 블랙홀, 물로 뒤덮힌 행성, 모든 게 얼어붙은 행성 같은 볼거리도 좋았습니다.
중학교 때 읽은 SF소설이 생각났습니다. 어떠한 생명체도 거부하는 살아 있는 행성, 거대한 산처럼 큰 아메바들이 살아가는 행성, 우주공간을 다니는 전자 생명체와 괴생명체... '은하철도 999'에서 기차들이 직육면체 안으로 들어가고 나오던 거 기억하시죠? 영화에서는 공간 점프를 하기 위한 웜홀이 동그란 구 모양으로 나오는데, 은하철도 999에서는 네모난 직육면체처럼 생겼었죠. 공간점프가 몇 십년 전 소설에서부터 꾸준히 나오는 걸 봐서는 우리 증손자들 세대에서는 가능하려나요?
영화는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2가지입니다. 첫째, 지구환경 보호입니다. 지구가 인간이 살 수 없는 행성이 되기 전에 보호하자는 것입니다. 둘째,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은 광활한 우주의 시공간을 뛰어넘을만큼 강하다는 것입니다. 한 번쯤 볼만한 영화입니다. 오늘은 일년 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입니다. 낼부터는 다시 낮이 길어지겠네요. 가족들과 팥죽 맛나게 드세요. ~^.^~
♥생일 선물 받았어요♥
중2인 여학생입니다. 고1인 오빠랑, 현재 이혼하신 아빠랑 셋이서 살고 있어요. 집안 사정이 안 좋은 터라 아이들이 흔히 입고 다니는 야상, 패딩, 후드집업 등등 겉옷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아요. 돈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시는 아빠 모습을 보면서 감히 옷 사달라는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작년 겨울을 교복 마이 하나로 버텼습니다.
그러던 중 2주 전쯤에 저희 반 남자애한테 안 좋은 말을 들었어요. "돈이 없어서 옷을 못 사 입는 거냐, 너 얼어 죽을 것 같다." 저희 지역이 많이 춥기는 해요. 그래도 '아직 버틸만해' 라고 말하긴 했는데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제 친구들도 제 마음을 이해하는 것 같았고요. 저에게는 아주 좋은 친구들 일곱 명이 있어요. 제 집안 사정도 알고 있고, 서로의 비밀을 모두 공유하면서도 싸운 적은 없는 친구들이에요.
오늘이 제 생일인데, 학교를 가보니 케이크 아래에 묵직한 상자가 있더라고요. 친구들이 생일 노래를 불러줘서 촛불을 불었어요. 아래 상자는 절대 학교에서 열지 말라고, 꼭 집에 가서 열어보고 카톡하라고 해서 끝나자마자 집으로 와서 열어봤습니다. 뭔가 하고 보니 요즘 유행인 떡볶이 코트랑 야상이 들어있더라고요. 깜짝 놀라서 꺼내보니 밑에 친구들이 쓴 편지 일곱 장이랑 초콜릿 몇 개가 들어있었습니다.
편지에 몇 주 전에 남자애가 했던 말을 듣고 다들 만원씩 걷어서 두 개를 사봤다며, 돈이 많지 않아 최대한 싼 걸로 샀다고 미안하다고.. 내일 교복 위에 입고 오라고 써있었어요. 집에서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오빠도 보더니 한 번 미소 짓고 알바 하러 다시 나가더라고요. 친구들한테 너무 고맙다고 카톡 보내니 너는 충분히 받을만한 사람이니 기죽지 말고 잘 입으라고 하네요. 조금 전에 아빠가 사오신 케이크도 먹었고, 아빠는 목도리를 사주셨는데 친구들이 준 선물 보시고는 그래도 아빤데 친구들보다 못한 선물 줘서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빠 선물도 친구들이 준 것만큼 소중하고 마음에 들어요.
내일 학교에는 떡볶이 코트에 아빠가 사주신 목도리 하고 갈 거에요. 이렇게 좋은 가족, 친구들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저 정말 행복해요. 예지, 성비, 승혜, 지영, 미진, 예빈, 지형 정말 고맙고 사랑해. 평생 싸우지 말고 잘 지내자! 문규오빠, 아빠 정말 고마워요. 사랑해요!!♥ -네이트판 톡톡
첫댓글 자상한 아번지
든든한 오빠
정이 넘치는 친구
그들만 있어도
분명 좋은 세상으로
성공 된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