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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스님의 세심청심] 26. 태풍 ‘나리’ 태풍 나리가 깊은 상처를 남기고 지나갔다. 그 동안 섬에서 겪은 어느 태풍보다도 유래가 없이 많은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어서 피해가 많았다.
더구나 요즈음 승가에서 저질러지고 있는 크고 작은 일들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어 섬에 까지 전해지고 있으니 남의 집안 일이 아니어서 참으로 밖에 나가기가 부끄럽다. 승가의 생활도 예전보다 편리해 지고 의식이 풍족한 것은 사실이나 스님들 사이에 훈훈한 기운은 갈수록 사라지고 서로 편을 갈라서 줄을 서지 않으면 아파도 몸을 추스릴 공간이 없으며 치열하게 정진하는 사람들도 드문 것 같아서 쓸쓸하다는 엊그제 만난 도반 스님의 이야기가 현실인 것 같다. 생각이 바른 사람은 갈수록 내몰리고 세력이 힘이 되어 법이 사라지고 있으니 이러다가는 수행도 경력 쌓기가 되지나 않을까 두렵다.
그리고 요즈음 스님들이 참으로 인과가 무서운 줄 모르고 만나면 세상 이야기나 하고 좋은 말사나 차지해서 편히 살면서 포교도 안하고 공부하는 사람도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걱정을 많이 하셨다. 은사 스님 말씀을 들으며 더욱 부끄러움을 느껴서 되돌아 나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긴 휴가가 오히려 가족들의 화합을 멀어지게 할 수가 있으니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부모님 앞에서는 다시 옛날로 돌아가 형제간에 서로 자존심은 버리고 멀어진 우애는 키워야 한다. 그러면 마음이 편해서 깊은 휴식이 되고 돌아갈 때는 에너지가 충만하여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어 잃어버린 자신감이 다시 넘쳐날 것이다. 세상에 가족만큼 든든한 배경이 없기 때문이다.
일선 스님 [출처 :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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