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선배가 확보 봐줄 테니까 저번에 못다 한 크로니길 선등 해보라고 해서 지난 토요일에 부리나케 다녀왔습니다. 영도 선배와 2인 1조로 등반했고 오전 9시에 첫 번째 피치 출발해서 오리지널 코스로 아홉 번째 피치 모두 완등하고 오후 3시에 하강했습니다. 대기 시간과 휴식 시간 포함해서 하강까지 6시간 정도 걸렸네요.
처음에는 크로니길이 다소 억지스러운 루트인 줄 알았습니다. 과거에는 인수봉에 그만큼 긴 루트가 없었으니까 굳이 펜듈럼까지 해서 루트를 억지로 연장시킨 게 아닐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웬걸, 저한테는 모든 피치가 저마다 나름대로 재밌었습니다. 크랙과 슬랩이 골고루 섞여 있어서 종합선물세트 같기도 했고요. 크로니길 아홉 피치 등반하는 동안 인수봉을 실컷 끌어안았더니 등반 마치고 난 인수봉이 정말 크로니(Crony)처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친구’ 같았습니다.
암만 그래도 영도 선배 아니었으면 또 저번처럼 도중에 엉뚱한 길로 빠지거나 크럭스 구간에서 포기했을 겁니다. 후배의 어쭙잖은 선등에 귀한 시간 기꺼이 함께 해주신 영도 선배한테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다음에 골수분자 누구든 크로니길 등반하고 싶다면 저도 영도 선배처럼 기꺼이 달려가겠습니다. 아, 그런데 여섯 번째 피치 뻥크랙 크럭스 구간은 어떻게 해야 잘 넘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힘든 기억밖에 안 남아서 그건 저도 다시 해봐야...
첫댓글 재등에 후등 예약이요
크로니길 안 해봤다매? 영조의 소중한 온사이트 기회를 뺏을 수 없지. 확보 잘 봐줄게, 화이팅!
용득형! 짱! 이제 크로니 정통루트 전문 가이드^^
저는 이제 그럼 마음 놓고 후등을… 줄 서봅니다…
전문 가이드가 덜덜덜 떨면서 가도 되나? 영도 선배처럼 산책하듯 등반해야 하지 않을까? 영도 선배한테 크로니길은 진짜 무슨 산책 같더라ㅎㅎ
@김도미 마음 놓지 못할 텐데... 누구 말대로 나는 목숨이 경각에 달린 선등 전문이거든....
용득 멋지네 ~ 크로니 다음 나도 꼭 데려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