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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영국에 있는 전환도시(Transition Town-에너지 정점 시대를 넘어 새로운 대안 에너지와 지역 공동체 복원을 꿈꾸는 마을) Totnes라는 마을에 있을 때 만난 신혼부부 동근·경희님이었습니다. 홍동마을에 지역화폐를 만들고 싶어 신혼여행도 지역화폐사용이 활발한 Totnes로 왔다고 합니다. 이 신혼부부에게 한국에 돌아가면 꼭 한번 만나러 가겠다며 약속하고 헤어졌더랬는데요. 외국 여행중에 이런 약속 남발하는 것 또한 여행자의 오랜 관행이자 공수표남발임에도 불구하고 꼭 가봐야지 하고 벼르게 된 데에는 님들이 풍기는 소박함이 좋았더란말이지요. 이 신혼부부가 살아보겠다는 시골살이도 궁금하고 유기농의 고장으로 유명한 "더불어사는 마을 충남 홍성군 홍동마을"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캔디, 오매, 어라와 함께 눈이 소복히 내려 앉은 홍성의 들녘을 가르며 친환경 유기농 오리쌀의 성지 홍성으로 가봅니다. 홍성이 이처럼 유기농업의 성지로 이름하게된 것은 풀무학교 때문일 텐데요. 풀무학교는 1958년에 만들어진 농업고등학교 입니다. '외면의 것에 구속된 물질의 노예가 아니라 진실과 정의가 인간문제 해결의 열쇄'라는 개교 이념을 바탕으로 한 이 학교가 농촌의 젊은이 기근이라고 일컬어지는 지금에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여 100여명 가까운 젊은귀농귀촌인들을 이 마을로 모이게 했습니다. 첫번째 방문한 곳은 동근님이 활동하고 계시는 '동네마실방 뜰' 입니다. 이 곳은 동네 조그만 분식집이자 , 카페이자, 주점이자, 콘서트장인 곳인데요. 지역 주민들이 만든 협동조합방식의 마을 공간입니다. 100여명의 지역 주민들이 출자하고 꾸미고 만들고 채워가고 있는 곳답게 테이블하나부터 구석구석 인테리어까지 조합원들이 함께 만든 투박하지만 따뜻한 공간이었습니다. 마침 여러팀의 공동체 방문객들도 이곳에 들러 마을 정보도 얻고 차를 마시며 한숨 쉬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온가족 럭셔리 외식장소로써 오랜만에 칼질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돈까스 맛있습니다. 마침 가는날이 잔치날이라고요. 동근님이 바라 마지않던 지역화폐를 최초로 사용하게 되는 영광을 살림이 얻게 되었습니다. 우선은 마실방 뜰에서만 쓸 수 있지만 점차 많은 가맹점이 생기길 바랍니다. 지역화폐는 내가 쓰는 돈이 거대자본에게 돌아가지않고 지역에 머물게 함으로써 보다 착한 소비, 지역을 살리는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지역화폐 '뜰'을 상품권, 세뱃돈, 용돈 대용으로 사용하여 지역화폐의 사용 확대로 이어나갈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돈을 지역화폐로 바꾸어 돈 좀 제대로 써 보기로 했습니다. 아직 가맹점이 많지 않아서 지역출판사인 '그물코 출판사'에 가서 책을 구입하고 그리고 동네 음식점 '모두랑식당'에서 맛난 추어탕을 먹고 지역화폐 '뜰'로 지불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날밤 지역화폐는 역시 지역사회의 소비활동을 돕고 지역에 돈이 머물게 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듯 동네 마실방 뜰에서 그물코 출판사 사장님과 모두랑 사장님이 지역화폐 뜰을 들고 맥주한잔 하러 들러 주셔서 다시 만나게 되었답니다. 하하, 지역화폐의 힘 놀랍지요. ^^ 그리고 만난 또 다른 홍성의 인연은 홍성에서 의료생활협동조합을 만들고 싶어하시는 젊은 보건소 의사 선생님이었어요. 홍성에도 의료생협이 어서 생기길 바랍니다. 그를 위해서 홍성에 의쌰의쌰 힘을 만들어줄 마중물을 기대합니다. 살림도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돕기로 했답니다. 홍동의 갓골에는 다양한 모양과 활동의 단체들이 유기적 관계로 협력하고 있었는데요. 우리가 방문한 날에 풀무생협에서는 채식쿠키 강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풀무생협의 빵집에 빵들은 지역의 재료들로 만들어서 그런지 시골스럽지만 단백한 맛이 났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에는 '글로벌푸드에서 로컬푸드로'라는 강좌가 마을의 밝맑도서관에서 있었습니다. 지금의 석유에 의존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거대 무역구조에서 벗어나 지역먹거리를 자급하는 것만이 인간의 선택이 되어야한다는 허남혁선생님의 강의는 거의 대학 강의수준이었음에도 불구 지역 주민들의 열띤 수업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맨앞에서 졸고 있는 '어라'가 보이시지요. 참 부끄럽습니다. 홍성의 갓골이 이렇게 알쏭달쏭, 울긋불긋, 다양하게 색깔을 입혀가고 있는 발원의 중심에는 지역센터 '마을활력소'가 있었습니다. 민관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 곳에는 지역의 활발한 사업들을 고민하는 젊은 귀농인들이 활동가로서 자리잡아가고 있고, 사회적 기업등을 만들어 지역에 필요한 사업소와 일자리를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아직 필요한 인력과 필요한 일들이 많다고 하니 귀농을 생각하시는 분들 한번 문을 두드려보세요. 아직 건물 규모에 비해 채워지지 않은 빈책상이 많았습니다. 여행은 역시 무엇을 먹었는가로 평가할 수 있다고 믿는 저에게 참으로 맛나고 잊을 수 없던 두가지의 맛 홍성은 바로 '내포 막거리'와 '평촌 요구르트' 였답니다. 오리농법으로 기른 쌀로 막걸리를 만들고 그 찌꺼기는 소의 사료가 되는 지역 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진정 지역먹거리였습니다. 풀무학교 전공부에 있는 갓골 목공소는 나무냄새 물씬 풍기는 곳이었고 지역의 기술자들이 모여있는 곳답게 분주했는데요. 홍성 어디를 가도 이곳 목수님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역시 기술의 힘이란, 어른들이 기술 배우는게 최고라는 말씀이 맞는 말 인것 같습니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는 홍성농업교육관이었는데요. 흙으로 지어진 집이고 태양열로 난방을 합니다. 길 건너에 있던 황토방도 태양열로 방을 덥히고 있었는데 무엇보다 좋은 것은 포내 막걸리 공장과 같이 있다는 것이었어요. 막걸리와 함께 등을 지지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이었지만 이날은 바뻐서 다음번 방문으로 미루었습니다. 이른 아침 숙소옆 소나무 숲을 걸어보았습니다. 청솔모가 뛰어노는 조용한 오솔길이 나있고 아래로는 유기농 쌀단지가 펼쳐 보이는 곳입니다. 눈덮인 홍성이 참 푸근하고 좋았습니다. 다음 봄에 다시오게 될 듯합니다. 왜냐하면 운영위원회를 위해 미리 예약을 해두었거든요. 벗꽃필때 다시와서 강가에 소달구지를 타고 드라이브하고 싶네요. 더불어 사는 마을 홍천에서 더불어사는 지역 주민과 지역의 힘을 보고 왔어요. 작은 변화들과 다양함들이 조각보처럼 알록달록 마을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마을의 힘이, 공동체의 힘이 느린 변화지만 지금에 버라이어티한 홍성을 만들고 변화를 주도하고 있네요. 즐겁고 반가운 만남이 빽빽했던 여행이었습니다. 여러분도 더불어사는 마을 홍성에서 지역먹거리를 먹고 지역 공동체를 만나고 지역화폐를 써보세요. 여러분 홍성으로~ 오세요~^^
첫댓글 와우~ 우리나라에 이런 마을 공동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우리 살림의료생협이 뿌리 내리고자 하는 은평구에도 이런 마을 공동체가 자리잡기를 바라며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다녀 오시고 이렇게 좋은 후기글도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멋진 꿈이 모인곳 같아 보는것 만으로도 설레네요~ 설레요 ㅎ
마을 풍경들이랑 사람들이 한폭의 수채화 같네요.함께 여행한 기분이 들어요.감솨 ~
좋은 후기글 감사합니다. 참고로 저는 졸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강의를 들으면 자니 꿀잠이 ㅎㅎㅎㅎ
제가 방문했었을때는 유기농으로 전환하던 시기였는데... 사진으로 보니 많이 변했네요(긍정적으로 ㅎㅎ)
지역화폐 '뜰' 이 이끄는대로 먹고 마시고 보고 자고 한 1박 2일. 추어탕이 그립고 평촌요구르트가 사무칩니다. 조경희 이동근님 짱이에요 내년에도 또 놀러갈게요. 소란, 공동체 탐방 시리즈로 내 주세요. 넘 가고 싶음
와 정말 놀러 가보고 싶은 곳!
다시 가보고 싶네요. 밝맑도서관도 열었다던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