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문학기행을 담양과 남원을 다녀왔는데, 특히 담양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게 되었는데, 여름에는 개도 걸리지 않는다는 지독한 감기 때문에 몸이 아파서, 말을 할때마다 기침 때문에 궁금한 것을 질문 하지 못하고 말았다.
남양은 선비의 고장이라 할 만큼 곳곳에 문인의 발자취를 느끼며, 그동안 나 자신이 알지 못했던 미지의
세계에 한발 다가서는 계기가 되었다.
메타세쿼이아 랜드는 2002년 가장 아름다운 거리숲으로 선정되었으며, 2015년도에는 산림청 국각산립문화자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옛날에는 일반도로였으나 지금은 흙으로 다져진 길이다. 전날 내린 비로 도로는 먼지가 없어 걷기에 아주 좋았다. 시멘트나 아스팔트 길인 경우에는 발이 아픈데, 흙길을 걸으니, 발밑이 마치 어린 시절 고향집 마당을 걷는 듯했다.
주변에 어린이 프로방스, 개구리 생태공원, 에코센터를 하나로 묶어서 메타세쿼이아랜드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담양의 프로방스는 일산에 있는 프로방스처럼 예쁘고 작은 상점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주말과 휴일에는 젊은이들로 발을 디딜 수 없이 사람이 많다고 한다. 푸른 아름드리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높게 솟아 있고, 곳곳에는 영화 세트장도 있었고, 예쁜 나무들이 사랑스럽게 우리들을 반기는 곳에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베이커리 도 있어서 차 한잔과 함께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과
풍광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푸른 나무들을 바라보며 자연이 주는 선물에 감탄하고, 글을 쓰다 지치면
잠시 사색을 즐겨도 좋은 곳 담양 메타세쿼이아 랜드의 푸르름이 눈앞으로 스친다.
대나무의 고장 담양, 곳곳에 숨어 있는 명소를 돌아보는 시간, 특히 가사문학관이 있어서
우리의 고전인 가사를 계승 발전시키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가사는 우리의 선조들 특히 아녀자들이 딸을 시집보낼 때
혼서지와 함께 한글로 써 보냈다는 것과, 양반집 규수들이 적은 가사인 규방가사가 전해진다.
그러나 가사문학관이 공사 중이어서 그곳의 귀중한 자료를 볼 수 없었지만 가사에 대해 담양의 해설사인
이정옥 선생의 유쾌하고 발랄한 설명이 큰 도움이 되었다.
죽녹원을 둘러보는 날은 비가 많이 내려 대나무의 특성과 성질을 가까이에서 만지고
호흡하면서, 그것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느끼고 싶었지만, 잠시 머물고 말았다.
다음에 담양에 들르게 되면 다시 한번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다.
대나무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에 50-70센티를 자라는데, 대나무는 이파리가 시들지 않은 이상
계속 자란다고 하니 과연 그렇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동안 몰랐던 사실은 대나무 어린순인 죽순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것을 배웠는데
대나무의 성질에 대해 대나무가 많이 자랄 수밖에 없는 기후 조건이 담양과 딱 맞아떨어져
가는 곳마다 쭉 뻗은 대나무 숲이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었다.
조광조의 죽음을 슬퍼해서 그의 제자인 양산보가 17세에,
고향에 내려와 지은 정자라 알려진 곳이 담양에 있는 소쇄원인데
전쟁으로 인해 소실되고 말았지만, 그곳은 마치 자연을 그대로 가지고 온 듯
정자 하나 나무 한그루 까지도 아름다웠는데, 정자에 앉아 멀리 바라다 보이는 평야를 바라보며
시를 짓고, 명상을 했을 옛 선비들의 고매함을 엿보았다. 양산보의 시 중에는 '계곡에 흐르는 물을 베개 삼아'
라는 시구가 있듯이 천재적인 문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소쇄원 입구에는 푸른 대나무가 쭈욱 뻗어 있고 굽이 굽이 돌담에도 우리들의 염원을 이야기하듯이,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었는데,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없음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조용한 산사에 풍경 소리가 들리는 듯 한 곳,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도 아름다운 곳에서 고요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시 한수 읊어 보고 싶었다.
비가 내리는 중에도, 선비의 올곧은 정신을 배우는 곳으로 유명한 곳. 그래서 문학인을 많이 탄생시켰고
대나무처럼 푸르고 곧은 푸른 대나무는 선비정신을 기려왔고, 송강 정철을 키운 것은 담양의 산야와
자연이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다음에 혹여 담양을 찾게 된다면, 자연과 그곳의 향기를 더 담아서
가지고 와서, 멋진 글 한편을 완성 하고 싶은 작은 욕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