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 릴레이…돌파구 찾는 기업들
니오라, 뉴유라이프, 캘러리, 에이뉴힐 등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
다단계판매산업이 전에 없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거나,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사업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사업의 본원적인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가는 기업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니오라-ACN, 인수합병 첫 성공 사례 기대감
한국에서는 다단계판매업체 간의 인수합병을 통해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 가장 비근한 사례인 주네스는 라코르, 그린웨이글로벌, 벨로비타 등 인수합병 발표, 결렬을 반복하다 결국 한국에서 철수했다. 장고를 인수한 지자인터내셔널, 지자인터내셔널을 인수한 아이사제닉스, 월드벤처스를 인수한 시크릿다이렉트 역시 한국 사업자들의 빈축을 사며 사업을 접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순히 기업의 규모 확장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강점을 결합해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니오라코리아의 ACN코리아 인수다.
니오라코리아는 지난해 1월 ACN코리아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니오라는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ACN은 통신, 렌탈, 방역 서비스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해 온 기업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니오라코리아의 매출액은 61억 원으로 업계 49위, ACN코리아는 281억 원으로 22위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각 기업의 사업자들을 하나로 융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자신이 몸담았던 기업이 매각됐다는 사실에 허탈함을 느끼고 사업자들이 무더기로 회사를 떠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니오라코리아의 ACN코리아 인수는 기존의 사례와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만약 이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다면 한국에서 성공한 첫 인수합병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기대된다.
니오라코리아 관계자는 “사업 스타일도, 취급하는 품목도 달랐던 만큼 조율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점차 하나의 조직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며 “하반기쯤부터는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본사에서도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 미국 본사 임원진들이 두세 달에 한 번씩 한국을 찾아 사업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오라가 한국을 아시아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다는 점도 사업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국의 다단계판매 시장은 치열한 곳이지만, 동시에 K-뷰티와 건강기능식품이 전 세계에서 높은 신뢰도를 구축하고 있는 중심지이기도 하다. 니오라는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을 발판 삼아 아시아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져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열린 행사에서 제프 올슨 회장과 앨런 국제 담당 총괄부사장은 “한국 시장을 거점으로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으로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두 기업의 합병 이후 열린 첫 번째 대규모 공식 행사로, 1,000명 이상의 참석자들이 함께하며 글로벌 확장 전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뉴유라이프, 교육이 곧 경쟁력 ‘리더십 유니버시티’ 정착 중
뉴유라이프코리아는 사업자들의 리더십과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뉴유라이프 리더십 유니버시티(N.L.U., 이하 리더십 유니버시티)’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뉴유라이프코리아에 합류한 권순규 영업이사가 도입했으며, 현재 체계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약 20년간 사업자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권순규 영업이사는 뉴유라이프에 입사한 이후 회사가 직접 주도하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 일환으로 맥도날드의 ‘햄버거 대학’처럼 사업자들의 리더십과 전문성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리더십 유니버시티’를 시작하게 됐다고.
리더십 유니버시티는 단순한 제품 교육을 넘어 리더십, 마케팅 전략, 조직 운영 등에 관한 심화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뉴유라이프 사업의 본질과 비전,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다루는 것은 물론, 직급 달성자 스피치 등 사업자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리더십 유니버시티는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되며, 사업자 간 교류와 소속감을 강화하는 다양한 활동도 함께한다.
권 영업이사는 “네트워크 마케팅은 얼핏 보면 판매 중심의 사업으로 보이지만, 결국에는 교육 사업”이라며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교육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뉴유라이프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사업자들이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것은 리더십 유니버시티다. 교육을 통해 사업 운영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파트너들과 소속감과 친밀감을 더욱 견고하게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권순규 영업이사는 “단기적인 매출 상승을 위한 이벤트도 필요하지만, 뉴유라이프는 50년, 100년 후에도 존재하는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그런 장기적인 비전을 실현하려면 사업자들이 단순한 판매자가 아니라, 학습과 성장을 통해 스스로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캘러리, 테헤란로 정면 돌파…“올해 매출 2배 성장 목표”
캘러리코리아는 강남으로 본사를 이전하며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지난 3월 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노벨빌딩 8층에서 본사 이전 기념식을 개최했으며, 이날 스티븐 존 플립스 최고경영자, Mr. 보고 최고운영책임자 등 본사 임원진들이 참석해 한국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본사 이전은 강남 지역의 높은 임대료와 업계의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탈강남’ 흐름을 거스르고 테헤란로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새롭게 이전한 본사는 강남의 중심지인 포스코사거리에 위치하며, 선릉역(2호선, 분당선)과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대폭 향상됐다.
박병훈 지사장은 본사 이전 이유에 대해 “캘러리 브랜드 파트너들에게 보다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했다”며 “오피스 접근성을 높이고, 비즈니스 편의성과 활용성을 개선해 사업자들이 보다 손쉽게 캘러리 비즈니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캘러리코리아는 지난 2023년 11월 알파호프 단일 제품으로 영업을 시작하면서 이 업체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아쿠아프로바이오틱스, 레쥬브, 솔트리오를 시작으로 올해에는 디보더마스크, 글로우를 순차적으로 출시했고,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면서 이러한 의심을 불식시키고 있다.
캘러리코리아는 2025년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으로 설정했다. 박 지사장은 “초기에는 알파호프 단일 제품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제품군이 6개로 늘었고, 사업 안정성과 브랜드 신뢰도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보다 분위기가 확실히 좋다”고 전했다.
에이뉴힐, ‘씨에이치다이렉트’로 대변신
사명 변경을 추진하는 기업들도 눈길을 끈다. 종근당건강이 지난 2019년 설립한 기업 에이뉴힐은 새로운 리더 사업자가 합류한 이후 씨에이치다이렉트로 회사 이름을 바꾸고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씨에이치다이렉트는 3월 1일부터 새로운 보상플랜을 시행했다. 신제품 라인업도 강화된다. 종근당건강에서 유통하는 제품과 기존 10여 개 정도의 자체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앞으로 독자적인 제품을 더욱 늘려나가면서 시장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새로운 사명 ‘씨에이치다이렉트’는 모회사 종근당건강의 영문 약자인 ‘CH(Chong Kun Dang Healthcare)’에서 비롯됐다.
씨에이치다이렉트 가경진 대표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과거를 계속 끌고 가기보다 새로운 보상플랜과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며 모든 것을 리셋하는 차원에서 회사 이름을 변경했다”며 “새로운 리더 사업자가 합류한 이후 조직이 재정비되면서 분위기가 점차 살아나고 있으며, 새로운 출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s://www.mknews.kr/?mid=view&no=41988&cate=A&page_size=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