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를 표현하는 말을 몇 가지 꼽아보라고 하면
저마다 여러 가지를 말하겠지만
메디나(구시가지), 질레바(전통 옷), 모스크라고 말하고 싶다.
메디나는 ‘도시’를 뜻하는 말인데,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올드 타운’을 가리킨다고 한다.
큰 도시의 중심부에 있는 메디나에는
아주 크고 복잡한 전통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이 시장에는 모로코 사람들이 다들 입고 있는
질레바(전통 의상)와 바부슈(전통 신발), 가죽 제품, 먹을거리 등을 만날 수 있는
말 그대로 쇼핑 천국이다.
메디나는 아랍인들이 기도하는 모스크나 성채, 왕궁, 문화재 같은
관광지와 가까워서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메디나를 둘러보다 보면 전통 건물과 카펫, 수공예품 등에서
꽤 멋진 디자인을 발견할 수 있다.
어쩐지 따라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다.
그러나 모로코 사람들은 사진을 찍으면 영혼을 빼앗긴다는 말을 믿고 있어서
사진찍기를 거부한다길래 찍고 싶은 장면은 많았으나 조심해야 했다.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시장의 상인들은 사진 촬영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 우리를 엄청 반가워하면서 복잡한 길 안내를 해주고
설명도 해주고 사진도 같이 찍자고 하더니 돈을 달라고 했다.
쩝!
세상에 공짜는 없다.
어쩐지 너무 친절하더라.
모로코에서 물건을 살 때는 흥정을 해야 한다.
상인들은 일단 높은 값을 부르고 점차 가격을 낮춘다.
손님이 등을 돌리고 가게를 나서려고 하면
새로운 물건을 보여주거나 앞을 가로막으며 흥정을 시도했다.
그런데 말이 없고 점잖은 상인은 적정 가격을 부르고 흥정도 하지 않으려 했고,
말이 많고 수다스러운 상인은 가격이 팍팍 낮아졌다.
물건 살 때마다 흥정해야 하니 좀 피곤했다.
이런 흥정이 점점 피곤하고
우리 돈으로는 크게 차이나지 않아서 그냥 사기도 했다.(1디르함=130~140원)
모로코는 아프리카 중에서는 부유하고 치안도 좋지만
복잡한 시장에서는 소매치기를 주의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 일행에겐 아무 일이 없었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곳을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지저분했다. 냄새는 안 나고...
테너리는 옥상 꼭대기에 있고, 그 아래에는 가죽제품을 파는 가게들이 있는 시장이다. 가죽제품은 역시나 비싼 편!
모로코의 대표적인 음식은 타진과 쿠스쿠스이다.
독특하게 생긴 도자기 그릇에 채소와 고기, 생선 등을 오랜 시간 푹 찐 음식인데,
싱겁지만 먹을만했다.
홉스라는 큰 빵은 어떤 음식을 주문해도 기본으로 나오는데,
다 먹지 못할만큼 많이 나오기도 했다.
우리로 치면 공기밥 추가 같은 개념이랄까.
우리 입맛에 맞지 않는 특이한 향신료 같은 건 없고 다 맛있고,
간식거리도 다양했다.
모로코에서 즐겨먹는 타진(위 사진)과 홉스(아래 사진)
양파 맛이 강한 샐러드와 닭요리, 닭요리가 가장 흔하다.
장거리 여행하려면 뭐든 잘 먹어야 하고,
낯선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다.
그런데 우리 일행 아이들은 습관처럼 음식을 남겼다.
여러 이유를 대면서 식당에선 음식을 남기고,
달달한 간식이나 라면을 먹으려고 했다.
주문할 때 음식의 양을 줄여도 남기는 건 마찬가지였고,
한국인 숙소와 한국식당에서 나온 괜찮은 한식마저 남겼다.
음식을 버리는 것에 대한 확실한 교육이 필요해 보였다.
하지만 여행의 일행일 뿐인 나는 아이들에게 어디까지 참견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문득 길거리에서 구걸하던 모로코 아이의 허기진 얼굴이 떠올랐다.
혹시 아이를 여행보내려고 생각하는 부모님이 이 글을 보신다면
식습관 교육을 확실히 시킨 뒤 여행을 결정했으면 좋겠다.
거리엔 길냥이가 아주 많고, 닭들이 시장통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개도 흔하다.
말과 당나귀도 흔히 볼 수 있다. 가스배달하는 말
16일 동안 모로코 전국 투어를 책임지고
운전과 숙소, 먹을거리를 챙기고, 아이들 배낭도 챙기고, 쇼핑도 도와주고,
그 뿐 아니라 톡방 사진올리기, 라이브톡 진행하기 등
수많은 일을 도맡고도 언제나 지치지 않는
강력한 파워맨 당당샘, 정말 수고가 많았소.